그래픽=고경민 기자
지난해 연말 중국 랴오닝성 성도 셴양에서 코로나19 소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해 지난달까지 30여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소규모 집단 감염의 책임을 뒤집어 쓴 1호 감염자는 한국에서 돌아온 67세 조선족 여성인 인(尹) 씨였는데 지난달 30일 사망했다.
인 씨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 받은 뒤 지난 1월 12일 이후 여러 차례에 걸친 핵산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 사인은 복막염으로 인한 패혈성 쇼크사였다.
인씨 아들은 어머니 장례식을 치른 뒤 셴양시민들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어머니에 대한 비난을 이제는 멈춰 달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인 씨가 한국에서 감염돼 돌아와 셴양시민들에게 옮겼다는 당국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인 씨는 지난해 9월 18일 한국으로 가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다 11월 29일에 가족과 함께 돌아와 14일의 격리를 마쳤다.
격리가 끝나는 12월 13일에 질병 관리 요원과 지역사회근무자에게 자택 격리를 해야 하는지 물었지만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된다는 답변을 얻었다.
인 씨는 집으로 돌아와 활발하게 돌아다녔고 몸이 안 좋아 4개 병원을 전전한 끝에 열흘이나 지난 23일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인 씨는 중국에 돌아올 때 며느리, 손주와 같은 비행기를 탔고 격리도 내내 같이 했다. 집에 돌아와서도 함께 생활하다 18일에야 떨어졌다.
인 씨가 한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면 며느리와 손주의 감염 가능성이 높지만 이들에 대한 15 차례의 핵산검사는 모두 음성이었다. 반면 인 씨 남편은 코로나에 걸렸다.
인 씨가 며느리 등과 떨어진 18일 이후에 어디선가 코로나에 감염됐던가 남편을 통해 옮았을 가능성도 있다. 인 씨 아들은 어머니의 감염원은 어디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어머니에 대한 비난을 멈춰 달라는 아들의 호소 글. 중국 인터넷매체 왕이 캡처
인씨 아들은 인터넷에서 어머니가 병원을 4곳이나 돌아다녔다는 비난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감기인줄 알고 동네 진료소에 갔다가 낫지 않아 병원으로 갔지만 진료 능력이 없다고 해 큰 병원으로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큰 병원에서도 필요한 방역조치도 안했고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것이라는 의심도 하지 않았다며 어떤 병에 걸렸는지 밝혀내는 것은 의사 책임 아니냐고 반박했다.
중국 위생당국은 인 씨가 21명을 감염시켰다고 발표했지만 셴양 소규모 집단감염의 1호가 아닌 해외유입사례로 분류한다. 션양의 코로나가 중국에서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