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표정. 이인 기자
올해 설 연휴 제주에는 14만 3000명의 관광객과 귀성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방역당국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제주 관광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조치로 예약률이 올라가지 않고 있다며 예상보다 적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현재 제주도관광협회가 올해 설 연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한 관광객과 귀성객은 모두 14만 3000명이다.
설 연휴 전날인 10일 3만 6000명이 제주에 오고 11일은 3만 5000명, 12일 2만 6000명, 13일 2만명, 14일 2만 6000명이 각각 제주를 방문한다는 것이다.
14만명 넘게 제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부와 제주도는 이동 자제를 호소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제주도만 해도 설 연휴 14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코로나19 3차 유행이 끝나지 않은 만큼 설 연휴 이동과 여행을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제주를 진정으로 아낀다면 설 연휴 제주여행은 잠시 미뤄달라며 부득이하게 제주를 방문할 경우 입도 전 3일 이내 코로나 진단검사를 받은 뒤 제주에 올 것을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오는 14일까지를 특별방역 집중관리기간으로 정하고 △이동 자제 권고와 입도객 대상 방역 강화 △전자출입명부 의무화 △중점·일반 관리시설 28개 업종에 대한 소관 부서별 집중 방역 등의 제주형 특별 방역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제주올레길. 제주올레 제공
그렇다면 설 연휴 제주지역 숙박업소와 렌터카, 골프장 등의 예약률은 어떨까?
9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숙박업소의 경우 제주시내권과 멀리 떨어진 5성급 호텔과 단독 펜션은 전체 객실을 기준으로 60~70% 수준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체 객실의 2/3만 받을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만실인 셈이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사람들이 몰리지 않거나 비교적 방역이 잘 된 숙소를 찾는 관광객 심리때문이다.
반대로 시내권 5성급 호텔은 평균 40~50%의 예약률을 보이고 있고 3,4성급 호텔은 20~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제주지역 숙박업소의 예약률도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렌터카와 골프장의 예약률은 70% 안팎을 보이고 있다고 제주도관광협회는 밝혔다.
제주 관광업계는 특히 올해 설 연휴의 항공기와 숙박업소 예약률이 예년과 다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제주관광협회 양성우 종합관광안내센터장은 "보름 전 항공기와 배편의 예약률, 지난해 추석 관광객 추이 등을 반영해 올해 설 연휴 관광객과 귀성객 숫자를 14만 3000명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양 센터장은 "보통 명절 연휴가 다가올 수록 항공기 예약률이 급상승하는데 올해는 보름 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가 설 연휴까지 유지되고 여행과 귀성 자제 호소가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제주 관광업계 한 종사자도 "올해 예상 관광객이 지난해 설 연휴 21만 1848명보다 32.5% 감소한 것이고 이마저도 여러 상황들을 종합하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