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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복지 공약' 신경전 과열…현금 나눠주기 경쟁될라

국회/정당

    서울시장 '복지 공약' 신경전 과열…현금 나눠주기 경쟁될라

    나경원, 1억원대 결혼·출산지원 공약에 여야 구분없이 전방위 설전
    박영선, 소상공인지원·서울사랑상품권 각 1조, 우상호 소상공인 재난지원금 100만원
    오신환 자영업 손실보상 500만원, 조은희 분기별 손실 100만원, 오세훈 스마트워치
    안철수, 손주수당 최대 40만원까지 현금성 복지공약 난무
    여야 관계자들 "현 시대에 필요한 공약들…비방보단 철저검증과 차별화에 힘 줘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들. 왼쪽부터 민주당 박영선 후보, 국민의힘 나경원 오세훈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재정 투입규모가 큰 각종 공약 대결의 장이 되고 있다.

    자신의 정책이 최선이라는 후보들 간의 날선 신경전에 재원 마련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면서 유권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선심성 공약 논란을 확산시킨 것은 국민의힘 나경원 예비후보가 내놓은 1억원대 결혼·출산 지원 공약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에 입주한 청년이 결혼(4500만원)에 이어 출산(4500만원)까지 할 경우 대출이자를 서울시가 대납해 최해 1억1700만원에 이르는 현금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 골자다.

    나 예비후보는 이에 그치지 않고 만 0~5세에게 월 20만원의 양육수당과 최저생계비가 보장되지 않는 20만 가구를 지원하는 '서울형 기본소득' 또한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자 여야 가릴 것 없이 다수의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이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예비후보는 "돈을 준다고 출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들이 적재적소의 복지는 선호하지만 근거 없는 복지까지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박 예비후보와 경쟁 중인 민주당 우상호 예비후보도 "혼인과 출생이 낮아진 것은 당사자에게 돌봄과 육아 책임을 오롯이 몰아버렸기 때문"이라며 현금 살포성 출산율 제고책은 이미 실패한 정책이라고 선을 그었다.

    나 예비후보에 대한 비판은 같은 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오신환 예비후보는 "반값 아파트 입주 자체가 이미 하나의 혜택"이라며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황당하고 뜯어보면 이상한 측면이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같은 당 오세훈 예비후보도 "나 후보가 실무를 잘 모르니까 그런 현실성 없는 공약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에 나 예비후보는 퍼주기식 복지정책은 현 여권이 더 많았다며 박 예비후보를 향해 "달나라 시장이 되려는 것이냐"고 맞대응한 데 이어 같은 당 경쟁자들을 향해서도 ""최고의 전문가 그룹에서 내실 있는 연구와 검토로 마련한 공약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지 않고 왜곡된 공세를 편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나 예비후보의 공약을 중심으로 전방위 설전이 펼쳐졌지만 다른 후보들 또한 적지 않은 재원이 필요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코로나19 피해 극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 특별지원 1조원 편성과 서울사랑상품권 1조원 발행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우 예비후보도 현재 입법이 준비되고 있는 손실보상제와 별도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게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일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야권 후보들도 모두 현금성 복지 공약을 앞 다퉈 내놓고 있다.

    나 예비후보를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표에 빗대 '나경영'이라고 말했던 오신환 예비후보는 코로나19로 영업손실을 입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최대 500만원의 손실보상 방안을 제시했다.

    아울러 월 소득이 1인 최저생계비보다 적은 청년들에게 매월 최대 54만5000원을 지원하는 '청년소득플러스' 정책도 공약했다.

    조은희 예비후보는 분기별로 영업손실을 100만원까지 보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건강관리를 돕겠다며 전 시민 스마트워치 지급을 공약했다.

    무소속 금태섭 후보와의 1차 단일화에서 승리할 경우 국민의힘 후보와 2차 단일화에 나서게 되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손주를 돌볼 경우 1인당 20만원, 쌍둥이나 두 아이의 경우에는 최대 40만원까지 지급하는 손주돌봄수당을 공약으로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양극화 해소와 민생경제 활성화, 고령화 등 각종 난제 해결을 위해 과감하면서도 대동소이한 공약이 여야 후보 모두에게서 나오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상대 후보 공약에 대한 여야 후보들의 비판이 계속되면서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손실보상제 관련 입법과 코로나19 4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4월 보궐선거 안에 처리하기 위해 속도를 높이고 있어 선거용 전략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과거 문재인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복지, 보건 관련 예산을 대거 늘리자 "포퓰리즘"이라며 예산안 처리를 강하게 반대했던 이력이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 피해 지원과 복지 정책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라며 "다만 모든 후보가 공약 제시에 나선 만큼 이에 대한 비난보다는 내 공약의 비교우위가 무엇인지에 방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정부·여당이든 서울시장 후보든 현금성 복지공약을 선거용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공약 제시에 앞서 재원 마련이 가능한지, 효과가 충분한지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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