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소재 종교단체 영생교 승리제단과 오정동 학원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 53명이 발생한 가운데 10일 오전 경기 부천시 승리제단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황진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를 일으킨 경기 부천시 영생교 승리제단 측이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한 가운데, 해당 홈페이지 하단에는 '우한 폐렴 안 걸리는 방법'이라는 게시물이 동시에 눈길을 끌고 있다.
문제의 게시물은 지난해 2월 올라온 글로 코로나19 감염을 피하는 방법이 소개돼있다.
해당 글을 보면 "중요한 오염원은 인간이다. 인간의 생각의 물질이 공기 속으로 퍼져 만물을 오염시킨다"며 "인간이 뿜어내는 삿된(나쁜) 기운으로 말미암아 강력한 치사율을 가진 바이러스가 반드시 발생한다"고 적혀있다.
이어 "인간의 생각도 일종의 에너지다. 인간에게서 방출되는 생각의 에너지는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가고 만물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나쁜 생각을 하면 만물을 약화시키며, 좋은 생각을 하면 만물을 강하게 한다"고도 썼다.
즉 인간의 생각만으로도 만물을 오염시킬 수 있으며, 생각 에너지가 공기를 통해 퍼져 나가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이다.
또 홈페이지에 말기암 환자의 개 구충제 복용 관련 건강정보 등을 올리기도 했다.
부천시 소재 종교단체 영생교 승리제단과 오정동 학원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 53명이 발생한 가운데 10일 오전 경기 부천시 승리제단 문이 굳게 닫혀있다. 황진환 기자
그러면서도 승리제단 측은 지난해 4월부터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모임을 자제한다는 공지문을 여러 차례 게재한 바 있다.
승리제단은 10일 공지문을 통해 "본 제단 기숙사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국민 여러분과 방역에 수고하는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치게 된 점 대단히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방역당국의 자가격리 및 확산 방지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빠른 시일 내에 더 이상 바이러스가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승리제단 관련 코로나 확진자는 지속적으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승리제단과 보습학원 관련 누적 확진자는 9일 확진된 53명을 포함해 10일 기준 96명으로 늘었다.
승리제단 시설 이용자는 모두 139명으로 파악됐으며, 이 중 신도는 기숙사 입소자 37명을 포함해 104명이다. 부천시는 9일 승리제단 시설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