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이슈에 너무 많이 끌려다녔어요. 남은 기간 정책 구상에 집중해도 모자랍니다."
최근 청와대 안에서는 이전과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이른바 '서초동 이슈'는 대놓고 멀리하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 사태, 검찰 문제 등에 지나치게 국정 에너지를 소모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강해졌고, 참모들에게도 이를 주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크리스마스날 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 효력을 중지시키는 법원의 결정이 나오자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이 분수령이 됐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 때부터 이어져온 검찰과 정권의 대립 구도와 여론전이 정권의 성공에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을 우리 정권의 검찰총장이라고 감싼 것도 더이상 검찰과 소모적인 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민정수석실 개편 요구도 청와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검찰 출신의 신현수 민정수석이 임명된 이후 산하 비서관들은 아직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태다.
이중 조국 라인의 핵심인 이광철 민정비서관의 거취에 가장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선임행정관부터 시작해 민정비서관에 오른 그는 조국 사태와 추미애-윤석열 갈등 구도 등을 가까이서 목도하고 관여했다. 본인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연합뉴스
지난해 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등이 국회를 통과하자 이 비서관은 "조국 전 민정수석과 가족분들이 멸문지화 수준의 고통을 겪었다"며 직접 조 전 장관을 감싸기도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전임인 김종호 민정수석이 임명 5개월만에 경질성으로 물러난 직후 이광철 비서관을 비롯해 민정라인 교체도 한차례 검토됐던 것으로 안다"며 "새 수석이 온 만큼 지금이라도 인적 개편이 이뤄지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김영식 법무비서관의 경우에는 본인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교체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김명수 대법원장 라인'으로 통하는 김 비서관은 윤 총장 징계 관련 법원 결정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론이 일었다.
비서관들에 대한 교체 여부는 민정라인의 향후 정체성과도 연동된다.
과거처럼 검찰과 대립하기보다 갈등을 관리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민정라인의 방향 전환과 맞물려 강경한 성향의 비서관들이 교체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