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용수 할머니, 마크 램지어 교수. 윤창원 기자·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하버드대 마크 램지어 로스쿨 교수를 무시하자고 주장했다. 램지어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을 작성해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이 할머니는 17일 하버드대 아시아태평양 법대 학생회(APALSA)가 연 온라인 세미나에서 "하버드대 학생은 램지어 교수가 하는 말을 무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그 교수가 잘한 거라고 생각한다"며 "위안부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이 문제를 확실히 해달라고 일깨워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장기적으로 위안부 문제 해결에 도움된다고 내다본 셈이다.
그는 이어 "하버드 학생들이 위안부 피해 문제를 신경쓰고 열심히 하고 있는지를 잘 안다"며 "하늘에 있는 할머니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울먹였다.
APALSA 페이스북 캡처
이 할머니는 또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필요성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ICJ에 가서 이 문제를 완벽하게 따져보는 것은 내 마지막 소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설득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할머니는 향후에도 일본과의 교류를 계속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양국간 원수 지는 나라는 아니다"라며 "한 학생이라도, 한 사람이라도 위안부 피해 문제에 대해 (일본이) 왜 위안부를 만들었고 어디서 만들었는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 친하게 지내면서 이런 올바른 역사를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NEWS:right}
APALSA 페이스북 캡처
이날 온라인 세미나에는 마이크 혼다 전 연방 하원의원, 위안부정의연대(CWJC) 공동의장인 릴리안 싱과 줄리 탕 전 미 법원 판사, 김현정 ICJ 회부 추진위원회 대변인 등이 함께 참석해 램지어 교수를 비판했다.
혼다 전 의원은 램지어 교수가 일본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의 후원을 받는 석좌교수직으로 임용됐다는 사실을 겨냥하며 "우리가 할 일은 그 교수직에 대한 자금 지원을 끊고 하버드대가 미쓰비시로부터 돈을 받지 않도록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싱 전 판사는 "램지어 교수와 같은 사람들이 일본을 위한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탕 전 판사도 "일본의 로비는 강력하다"며 "수백만달러를 갖고 있으며 정부와 비정부 단체들까지 동원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