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윤미향 재판, 또 공전…'안성 쉼터' 감정가 설왕설래



법조

    윤미향 재판, 또 공전…'안성 쉼터' 감정가 설왕설래

    3차 공준기일서도 쟁점 정리 못해…"금액 특정 안되면 곤란"
    檢 "시세 측정 어려워…추정가로 판단할 수밖에 없어"
    기부금품법 위반 관련 "계산기 두드려봐도 수지 안 맞아"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 윤창원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이사장을 지낼 당시 후원금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의 재판에서 검찰과 윤 의원 측이 '안성 쉼터'의 감정가 문제 등을 두고 격돌했다. 지난해 11월 말 첫 재판 이후 벌써 석 달이 흘렀지만, 본격 심리에 들어가지 못하고 겉돌고 있다. 기소 시점부터 따지면 5개월 공전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문병찬 부장판사)는 24일 사기·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기부금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의원의 3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원칙적으로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는 준비기일인 만큼 윤 의원은 이날도 법정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검찰과 윤 의원 측은 경기 안성 소재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안성 쉼터)의 감정가를 놓고 충돌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이 지정 기부한 10억원으로 안성 쉼터를 7억 5천만원에 사들였다가 지난해 4월 4억 2천만원에 되팔아 정의연에 재산상 손해를 안긴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는다.

    먼저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안성 쉼터의 감정가가 '불상'이라 적시된 점을 들어 "쟁점 중 재산상 손해 부분이 문제인 것 같다. 공소장에 보면 시세차익이 약 4억 상당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불상'이라고 해서 의문이 있다"며 "부동산은 가격을 특정하는 것이 원칙인데 가격을 산정할 수 없는 특별한 이유를 제시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그러자 검찰은 "부동산이고 외딴 데 떨어져 주변에 비슷한 규모의 건물이 없어 가격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세는 다른 주변 감정가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추정했다"며 "(여기에) 조경비가 추가되는데, 이 역시 얼마를 들여서 조경했는지에 대한 객관적 자료가 없다 보니 추정가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감정을 거쳤어야 하는 게 원칙이고 상식적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부동산이란 게 물론 개개마다 가격이 다 다르고 특성이 있겠지만 민사사건을 할 때도 마찬가지인데 여기서(형사재판에서) 특정이 안된다 하면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 측 변호인 역시 "조경(비용)뿐 아니라 따져야 할 항목이 여러 가지인데 (가격을) 특정할 수 없고 안해도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특히 형법에 있어 대표적으로 특경법(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같은 경우 금액에 따라 적용되는 혐의가 다른데 (피고인의) 방어권이 행사되려면 검찰이 인정하는 최소 피해액이 특정돼야 한다. 최소 얼마 이상의 피해를 끼쳤다고 특정을 해야 그것을 기초로 감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의원 측은 전날 열람·등사한 증거 일부를 토대로 검찰이 제시한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 관련 금액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1천만원 이상 모집해 기부금품법을 위반했다는 것이 핵심인데, 도대체 이 돈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라며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해당 내용이 있다면서 (열람·등사를) 전면 거부하다, 이번에 허용해줘 저희가 확인해봤더니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증거로 제출될 게 아니라 공소장에 반영됐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계좌 거래내역, 각종 회의록이나 임원명부를 토대로 확인했다. 이 부분이 어떻게 계산됐는지 모르겠다고 하시면, 저희가 따로 정리해 제출하도록 하겠다"고 맞받았다.

    수사보고서의 공개 여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검찰은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서 (증거로) 제시하지 않기로 판단했다"며 "수사는 결론을 정해두고 가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작성된 보고서라, (수사)결과와 다를 수 있어 혼동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윤 의원 측 변호인은 "수사기관에서 작성된 공적 문서는 저희도 봐야 하고, 정리가 필요하다면 기소 단계에서 모든 수사기록은 완결, 정리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제출할 수 없다고 하는 건 납득할 수 없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면 공판이 본격화되기 전에 (피고인이) 알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네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다음달 29일에 열기로 했다. 이날 재판에선 증거 인부 등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