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임기가 오는 8일 끝나게 된다. 대권·당권 분리를 규정하고 있는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라 내년 3월 9일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1년 전까지 당대표직을 내려놔야하기 때문이다.
인지도와 지지율에 비해 낮은 조직력을 극복하기 위해 선택한 6개월 시한부 당대표직 수행은 이 대표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 모두를 가져왔다.
이 대표 측은 6개월여 대표임기의 최대 성과를 개혁입법의 완수로 꼽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등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 개혁, 5·18특별법 등 과거사법, 공정경제 3법에 이어 최근 상생연대 3법까지 지난해 연말부터 2월 임시국회까지 이어진 입법에 대한 평가가 고스란히 이 대표의 몫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정에 관한 특별법,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등 각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한 해법 또한 마련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예산안 처리가 마무리된 12월부터 2월까지 매월 임시국회를 열며 입법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여기에 정부의 재정건전성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당정협의를 통해 4차 재난지원금의 지원 규모를 기존보다 키운 것도 어느 정도 이 대표의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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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윤창원 기자
이런 성과들이 이 대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표는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리얼미터가 전국 유권자 253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2~26일 실시해 지난 1일 발표한 대권주자 여론조사 결과 이 대표의 지지율은 15.5%로 나타났다.(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1.9%p)
23.6%를 기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전히 1위를 달렸지만 반년이상 꾸준히 떨어지던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고 지난 1월 13.6%에서 1.9%p가 올랐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한동안 이 대표를 외면했던 호남의 지지율이 21.2%에서 27.8%로, 부산·울산·경남의 지지율이 12.5%에서 16.6%로 각각 오른 점에 대해 이 대표 측은 고무됐다.
이 대표 측 핵심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12월부터 통과시켰던 법안들의 효과가 2월이 지나고 나서야 빛을 발하는 느낌"이라며 "호남에서 뚜렷한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3~4월을 지나면 지지율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이 대표 개인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 아니라는 분석도 당내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해 총선을 통해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누가 당 대표가 됐더라도 적지 않은 입법 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 대표가 처리에 나선 법안들이 모두 문재인 정부의 개혁과제이거나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의 호평하고 있는 법안들일 뿐 이 대표가 화두를 이끌던 법안은 없기 때문에 지금 누리고 있는 지지율 반등이 전체 여권에 대한 지지율 상승의 부수적인 효과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둉료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당내 지지세력 확보에 대해서는 다소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평소 성격처럼 다수의 현안을 꼼꼼히 챙기면서 다양한 특위, TF, 추진단 등을 당내 기구로 설치해 여러 의원들에게 두루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 주요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이 대표와 함께 일을 해본 사람은 이 대표가 얼마나 열심히 일에 매진하는지 잘 알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는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스킨십 측면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한 중진의원은 "이 대표의 측근인사를 통해 정책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지만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며 "대화도, 차 한 잔도 나누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 논란'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충정에서 비롯된 발언이었지만 당심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논란이 섣불리 불거진 탓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왔다.
이 대표 측은 사면론 논란이 이 대표를 한 번 더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고, 대표 임기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대선 국면이 펼쳐지게 되면 기존보다 미래지향적인 이슈들을 중심으로 한 현안들이 각 대선주자 사이에서 다뤄지게 될 것인 만큼 충분히 극복 가능한 리스크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