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 재개 움직임에 일부 야당 지지자들이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반면 일부 여당 지지자들은 오히려 반색했다.
지난 21대 총선 참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났던 황 전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력이지만 저부터 일어나겠다. 용기를 내겠다"며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공분을 나누고 희망의 불씨를 지키겠다"고 썼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해 4월 14일 서울 종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서울 보신각 앞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
그러면서 "지금은 백의종군으로 홀로 외롭게 시작하지만, 제 진심이 통해 국민과 함께 늑대를 내쫓을 수 있기를 바라고 바란다"며 "이번 4·7 재보선이 마지막 기회다. 여기서 실패하면 이 정권의 폭정은 내년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황 전 대표의 정계복귀를 암시하는 페이스북 글에 일부 야당 지지자들은 '기회주의자'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국민의힘 지지자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솔직히 황교안씨 좀 기회주의자 같다. 절망의 나락에 빠져있을 때 그냥 문 닫아 걸고 숨더니 지금 서울시장, 부산시장 등 희망의 빛이 보이니까 힘을 보태겠다니"라며 "안 하는 것보단 좋지만 솔직히 너무 기회주의자 같아 많이 실망스럽고 부담스럽다"고 비판했다.
황 전 대표의 복귀소식을 비판하는 일베회원(왼쪽), 황 전 대표의 복귀글에 부정적인 글이 줄지어 달리고 있다. 일베 홈페이지 캡처·황교안 페이스북 캡처
한 야당 측 지지자는 황 전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 새삼스럽게 하지마시고 조용히 침잠하시고 계셨으면 (좋겠다)"며 "하나로 모아도 어려운데 또 나와 판을 소란스럽게 하시려나. 버스는 떠났다"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누리꾼도 "헛소리 말고 그냥 집에 계셔라"며 "백의종군도 하지마라. 미력조차 없다. 국민 속으로 들어오지 마라"고 일갈했다.
이밖에 "무책임한 도피로 판을 깔아줬다", "그냥 가만히 계셔라", "당신이 할 이야기는 아니다" 등의 비판적 반응도 나왔다. 심지어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 일베 회원도 "총선 폭망시키더니 이번엔 윤석열 망치러 나오나. 느낌이 별로"라고 덧붙였다.
여당 측 지지자들로 보이는 누리꾼들이 황 전 대표의 복귀를 환영하는 모습(왼쪽), 황 전 대표의 복귀 소식을 기사로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 페이스북 캡처·네이버 뉴스 댓글 캡처
정반대로 여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오히려 황 전 대표의 '컴백'을 반기는 목소리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로 보이는 한 누리꾼은 "환영한다. 저들은 더 망가질 것"이라며 "눈에는 나쁘지만 그 정도는 참을 수 있다. 헛발질이 기대된다"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문재인 대통령의 박수치는 사진을 첨부하며 "아이고 감사해라 여러분 박수"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외에 "고맙다. 국민의힘 또 망하겠다", "천군만마인데? 타이밍도 좋다", "X맨 등장", "어서 나와 민주당 지지율 올려달라" 등의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