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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껑충' 세금도 '덜컥'…다주택자 집 내놓을까 '글쎄'

경제 일반

    공시가격 '껑충' 세금도 '덜컥'…다주택자 집 내놓을까 '글쎄'

    공동주택 공시가격 2007년 이후 가장 큰 상승 예정
    일부 고가 아파트, 다주택자는 '억대' 보유세

    이한형 기자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9.08%가량 상승해 아파트 보유자의 세금 계산서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을 따라 세 부담 상승이 가시화하면서 시장 매물이 출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시세 상승'이 전제된 상황인 만큼 '버티기' 심리의 무게가 클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16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공개해 소유자와 지자체 등 의견을 청취한 뒤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2007년 이후 가장 큰 상승률…"시세 상승이 주효"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9.08%로, 지난 2007년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지역별로는 이른바 '천도론'이 불거졌던 세종이 70.68%로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경기가 23.96%, 대전이 20.57%, 서울이 19.91%, 부산이 19.67%로 그 뒤를 이었다.

    국토부 윤성원 제1차관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이행 중이지만, 현실화율은 아직 70.2%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공시가격 상승세의 원인에 대해 "대부분 지난해 시세가 많이 오른 데서 비롯한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 내에서도 최고치를 기록한 동네는 34.66%를 기록한 노원구였다. 그 뒤를 성북구(28.1%), 강동구(27.25%), 동대문구(26.81%), 도봉구(26.19%)가 이었다.

    국토부 김형석 토지정책관 역시 이에 대해 "시세 변동이 반영되다보니 지난해에는 강남3구 대비 노원구 등의 시세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점이 공시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박종민 기자

     

    ◇고가 아파트 세 부담 상승도 눈앞에

    지난해 단행된 각종 증세 조치와 이러한 공시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의 세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의 모의 분석(장기보유‧고령자 공제는 미적용)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76㎡)의 공시가격은 지난해 13억 9천만 원에서 올해 15억 5천만 원으로 오른다.

    이에 따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합한 보유세 역시 지난해 561만 6천 원에서 올해 845만 6천 원으로 오른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114㎡)의 경우 공시가격이 21억 7천만 원에서 25억 1천만 원으로, 보유세는 1425만 원에서 2167만 원으로 나란히 오른다.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 84㎡는 공시가격이 지난해 25억 7천만 원에서 올해 27억 4천만 원으로 오르면서 보유세 역시 2030만 원에서 2851만 원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추정에 따라 이러한 평형대의 은마아파트와 도곡렉슬을 동시에 보유한 2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4997만 원에서 내년 1억 2089만 원으로 급등할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아크로리버파크까지 3주택을 보유한 경우라면 보유세는 1억 198만 원에서 2억 5072만 원으로 껑충 솟는다.

    신한은행 우병탁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이 계산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어진 강남구 청담동의 더펜트하우스 청담(407.71㎡)의 경우 올해 처음 내야 하는 보유세가 무려 4억 953만 원으로 추산된다.

    ◇"시세 상승서 비롯된 공시가격 상승…'버티기' 가능성 높아"

    이러한 세 부담에 따라 시장에 매물이 출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공시가격 상승이 시세 상승 자체에 기반을 둔 만큼, 보유자들의 '버티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세종대 부동산학과 임재만 교수는 "현실화율이 지난해보다 1.2%p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공시가격 상승은 상당 부분 시세 상승에서 기인한 것"이라며 "소득에 비하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가격 상승세를 보면 기다려볼 법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나 이번에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고가주택 보유자의 경우 '버티기'를 할 세력이 있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장선거에 이어 내년 대통령선거 등을 앞두고 정책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또 다른 변수로 꼽았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 역시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시장에서는 세금이 많이 부과되더라도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며 "일부 고가주택이나 다주택자의 매물이 나올 순 있겠지만, 의미 있는 매물 출현은 집값 상승세가 완연히 멈추는 모양새가 먼저 있어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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