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은 16일 "ITC(미국 국제무역회) 결정 후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실체를 제시하지 못한 투자계획 발표에 이어 사실 관계까지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SK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는 오히려 미국사회의 거부감만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SK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투자결정 공시도 없이 5조원 규모를 신규로 투자한다는 발표에 이어 조지아주(州) 출신의 상원의원에게 서한을 보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공장 인수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언론보도를 거론하며, "이는 언론이 분석하는 바와 같이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영향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2일 오는 2025년까지 70GWh 규모의 추가 생산능력을 갖추기 위해 미국 공장을 신설할 것이며, 이를 위해 5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 측의 신규 미국 투자 계획이 나오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ITC 결정에 대한 거부권(비토)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의 분석이 제기됐다.
이보다 앞서 ITC는 지난달 10일 SK이노베이션에 대해 '미국 수입‧판매 금지 10년' 결정을 내렸고, 이에 대한 최종 결정문을 지난 5일 공개했다.
SK 측이 지적하는 바는 LG가 조지아주 출신 미국의 모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신에서 ITC 결정에 따라 SK가 미국내 영업이 불가능해지자, 이를 LG가 인수할 수도 있다는 서한을 보냈다는 것이다.
이 서한의 근거가 'LG의 협상 제안을 SK가 거부하고 있다'는 거짓에 근거한다는 것이 SK이노베이션의 입장이다.
때문에 SK 측은 "LG에너지솔루션의 이 같은 발표는 오히려 그간 시장에서 분석된 바와 같이 결국 이번 소송의 목적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시장에서 축출하고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는 데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SK 측은 "LG가 미국이든 어디든 더 많은 투자를 하려고 하는 것은 그 회사의 결정인 바, SK가 관여할 바가 아니다"라면서도 "실체도 제시하지 못한 투자를 발표하는 실제 목적이 경쟁 기업의 사업을 방해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는데 있다는 것은 미국 사회도 이미 잘 알고 있으므로 이는 오히려 미국 사회의 거부감만 증폭시킬 것"이라며 질타를 가했다.
SK 측은 "LG가 조지아주 출신의 상원의원에게 사실관계를 왜곡한 서한을 보내 SK를 비난한 것은 조지아 주와 SK간의 진실한 협력 관계를 이간질하는 행위"라며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SK측이 협상에 미온적이고 협상장에 나오지 않는다'는 거짓말까지 하면서 미국내 이해관계자들에게 SK이노베이션을 매도하는 행위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ITC 결정 직후인 지난 3월 5일 양측 협상관계자가 접촉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SK 측은 "LG 측이 동의한다면 협상 경과 모두를 공개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