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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사의 자유 옥죄던 '노조 아님' 통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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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사의 자유 옥죄던 '노조 아님' 통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이명박근혜' 시절 전교조·전공노에 '법외노조' 통보
    지난해 大法 "행정부가 시행령으로 법외노조 통보하면 안돼" 무효 판결
    '해고·퇴직자도 노조 가입 가능' ILO 핵심협약도 비준
    결국 시행령에서 '법외노조' 통보 제도 삭제키로

    고용노동부. 연합뉴스

     

    정부가 자의적으로 사실상 노조를 해산시킬 수 있는 압박 수단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노조 아님(법외노조)' 통보 제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고용노동부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에 발맞춰 지난해 12월 개정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에 따라 하위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또 이를 계기로 대법원 판결로 사실상 사문화된 '법외노조' 통보 제도가 사라지는 등 시급한 제도 개선을 위한 시행령 개정도 함께 추진한다.

    기존의 노조법 시행령 제9조 2항에는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은 노동조합에 설립신고서 반려사유가 발생하면 행정관청이 30일 기간 동안 시정을 요구하고, 기간 안에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합법 노조'가 아니라고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 '법외노조' 통보가 이뤄진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이다.

    이명박 정권 시절인 2009년 전공노가 법외노조 처분을 받았고, 전교조는 2013년 박근혜 정권 시절 법외노조로 통보받았다.

    두 노조 모두 해직공무원,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했는데, 정부는 노조법 2조 4항의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 상태라며 '합법노조가 아님'이라고 통보한 것이다.

    반면 전공노, 전교조로서는 노조 활동 도중 정부의 탄압으로 어쩔 수 없이 해고된 조합원을 노조에서 외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누구나 자유롭게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조합원의 자격은 노조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반발해왔다.

    '법외노조' 통보를 받으면 해당 노조들은 단체교섭, 쟁의행위와 같은 법에 정한 노조로서의 핵심 권리들을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 이 때문에 '법외노조' 통보 제도를 정부가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는 노조의 꼬투리를 잡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9월 대법원은 해당 시행령 조항이 노조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데도 명확한 법적 근거나 위임 없이 행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법외노조 통보 제도를 규정했다며 전교조에 내려진 '법외노조' 통보는 물론, 근거가 된 시행령 자체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또 한국은 ILO 핵심협약 중 '결사의 자유'(제87호) 협약을 비준을 앞두고, 노조가 조합원의 가입범위를 자체 규약으로 자유롭게 정하도록 노조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도 해당 시행령에서 '노조 아님' 통보와 관련된 내용을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설립신고서의 반려사유가 발생한 노조에게 행정관청이 30일 안에 시정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조문은 그대로 남았다.

    노동부 관계자는 "처벌 조항이 없어 강제력은 없다"면서도 "노조 스스로 결격사유 여부를 몰라서 시정하지 않은 경우 정부가 자율적인 시정 기회를 주기 위해 시정 요구 근거 조항을 남겨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상태에서 결격사유가 있는 노조에 관한 대처방안은 현행 법 체계에서 찾기 어렵다"며 "노동조합 설립신고제에 기반한 관련 법·제도를 정비하도록 사회적 대화 등을 통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그동안 단체교섭 제도 운영과정에서 제기됐던 제도 보완사항도 이번 시행령 개정에 반영됐다.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사용자가 과반수 노조에 해당하는 노조를 공고해야 하는데, 이를 어겨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던 점을 개선해 노조가 노동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관련 사유에 명시했다.

    또 노조법 제32조가 개정돼 그동안 2년이었던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3년까지 확대되면서, 2년으로 유지된 교섭대표노조의 지위 유지기간과 분리해서 다룰 수 있도록 관련 내용도 정비됐다.

    아울러 교섭창구를 단일화할 때와 마찬가지로, 개별교섭을 할 때에도 1년 동안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어느 노조라도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해 신설노조의 교섭권을 강화했다.

    노동부는 다음 달 26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갖고 노사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노동부는 지난해 개정된 노조법에 대한 설명자료를 배포한다.

    해당 설명자료에는 노조법 개정의 역사,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과 노조법 개정배경, 약 3년에 걸친 추진경과, 법 개정의 의미, 조문별 개정 포인트, 자주 묻는 질문·답변 등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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