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한·미 외교·국방 장관 회의(2+2회의)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한미간에 진행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조건들을 충족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미래연합사령부의 작전수행능력 검증이 늦춰지면서 이미 불가능해졌다고 평가되는 현 정부 내 전환은 물론, 전환 시기 도출 또한 사실상 어려워졌다.
오스틴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개최된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전작권 전환이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COTP)이란 2014년 한미 국방당국이 합의한 3가지 조건 사항이다. △한미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확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초기 필수대응능력 구비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와 지역 안보환경으로 구성돼 있다.
전환을 위해 한미 국방당국은 주한미군사령관이 사령관을 맡는 한미연합사령부 체제를 한국군이 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 체제로 바꾸기 위한 검증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 평가는 기본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까지 3단계 평가로 구성돼 있으며, 2019년 IOC 검증을 끝내고 지난해 FOC 검증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미연합훈련. 연합뉴스
지난 8일부터 열린 한미연합 지휘소훈련(CCPT)에서도 FOC 검증은 예행연습만 시행됐을 뿐 제대로 실행되지 못했다. 한국 정부는 올해 FOC 검증을 마치고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등에서 논의를 거쳐 임기 내 전환 시기를 정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연합사 작전능력 검증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COTP의 첫 번째 조건인 '한미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확보'부터가 충족되지 못한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 군은 즉각전투대비(Fight Tonight) 태세를 유지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한국군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령부 체제로 전환하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으로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을 충족하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이 과정을 통해 동맹이 강화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왼쪽).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양국 장관들은 공동 노력으로 전작권 전환 노력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을 평가했다"며 "전작권 전환을 위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회견 직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전작권 전환 조건을 꼼꼼하게 충족해 나가면서 노력을 함께해 나가면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평가한다"며 "재임 기간 중 (전작권 전환에 대한) 성과를 거두겠다고 한 것은 조건 충족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검증평가라든가 그 이후 단계를 내실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오스틴 장관의 말과 함께 검증 시점 등에 대한 구체적 언급 없이 '노력을 강화하겠다'고만 밝힌 서 장관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결국 코로나19 상황으로 이번 정부 내 전환 자체는 물론이고 전환 시기를 설정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