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총격사건 수사중인 체로키 경찰서의 제이 베이커. WSB-TV 캡처
애틀랜타 총격범의 범행 동기를 설명하면서 총격범에 동정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했던 경찰관이 과거 인종차별성 행태를 보인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언론매체 '데일리 비스트'는 18일(현지시간) 애틀랜타 총격범 로버트 애런 롱(21)의 범행 동기에 대해 전날 브리핑했던 체로키 카운티 경찰서의 제이 베이커 대변인을 저격하는 기사를 실었다.
그는 전날 초기 수사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저격범 롱에 대해 "그는 매우 치쳐있었고 밧줄의 끝을 잡고 있었다. 어제는 그에게 정말 안 좋은 날(bad day)이었다"고 발표했다.
"롱이 성중독 증세에 시달린 것 같다. 그래서 그 장소(마사지 업소들)를 유혹으로 봤고, 그 유혹을 제거하려고 범행을 일으킨 것 같다"는 말도 베이커의 입에서 나왔다.
이번 범죄가 인종 혐오범죄가 아니라 성중독자의 이상행동 범죄일 가능성이 높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긴 발표였다.
그런데 베이커가 지난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인종 차별성 표현을 올린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그리고 베이커의 형인 토니 베이커는 이번 사건이 일어난 조지아주 대법원의 대법관으로 재직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데일리 비스트에 따르면 경찰관 베이커는 지난해 미국에 코로나19로 팬데믹이 선포된 직후인 3월 20일 인스타그램에 'Covid 19 IMPORTED VIRUS FROM CHY-NA'라는 글귀가 인쇄된 티셔츠 사진을 게재했다.
제이 베이커의 인스타그램
문제의 글귀는 '중국에서 수입된 코로나19'라는 의미다.
여기서 중국이라는 단어도 'CHINA'로 정확히 쓰지 않고 'CHY-NA'라고 조롱하듯 썼다.
글을 쓰는 공간에는 "떨어지기 전에 주문하라"는 글을 별도로 올렸다.
해당 보도는 다른 미국 유력 언론사들이 인용하면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
공영라디오 NPR은 이날 자사 홈페이지 머릿기사로 '애틀랜타 총격범에게 안좋은 날이었다고 말한 경찰관이 비판에 직면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고 베이커의 인종주의적 이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정치인들도 베이커에 비판을 가했다.
캘리포니아 연방하원 테드 리우 의원도 베이커와 관련된 보도를 인용하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아시안 희생자들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공정히 진행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기 어렵다"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한편, 아시안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는 '스탑 AAPI'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보고된 아시안 혐오 범죄만 3800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