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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는 사기" 아이템 확률 공개에도 들끓는 유저들…넥슨, 진화 진땀

산업일반

    "이거는 사기" 아이템 확률 공개에도 들끓는 유저들…넥슨, 진화 진땀

    메이플스토리 유저들 "살 수 없는 아이템 판매는 사기" 법적 대응 준비중
    소비자단체들도 "확률형 아이템은 타 국가서 도박 판정…자율규제 역부족"
    게임사들 유·무료 혼합형 아이템 확률 공개에는 모두 '침묵'…업계 "눈 가리고 아웅"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 캡처

     

    게임 레벨 217. 엘리시움 서버 최상위 마법사 '플레임위자드'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유저 '세계'.

    10년 넘게 메이플스토리 게임을 해 온 그는 플레임위자드 캐릭터를 레벨업 하면서 캐시형 아이템에 2000만원이 넘는 돈을 썼다.

    캐릭터 레벨업을 위한 투자라고 생각했던 '현질'이 사기에 가깝다는 걸 알게 된 건 최근 넥슨이 공개한 큐브의 세부 확률 때문이었다.

    넥슨은 확률형 아이템 논란이 커지고 트럭 시위가 이어지자 지난 5일 메이플스토리의 캐시형 아이템인 '큐브'의 확률을 공개했다.

    넥슨은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와 '몬스터 방어율 무시' 잠재능력 옵션은 3개 중 최대 2개까지만 설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스 사냥이나 아이템 획득 밸런스 기준을 초과하는 걸 방지한다는 이유였다.

    넥슨의 확률 공개에 확률형 아이템의 문제를 제기해 온 유저들의 불만은 폭발했다.

    그동안 유저들은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잠재능력 3개를 갖추는 이른바 '보보보' 옵션 3개를 갖기 위해 거액을 투자해 왔던 것.

    하지만 넥슨의 공지대로 옵션 3개를 모으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기' 논란이 거세졌다.

    일부 유저들은 법적 대응까지 준비중이다. 살 수 없는 아이템을 판매한 점을 두고 '사기' 혐의를 적용하기 위해 법무법인측의 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메이플스토리 유저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나올 수 없는 아이템을 구하려고 유저들에게 계속 돈을 쓰게 만든 것 아니냐"며 "유저들을 속이고 살 수 없는 아이템을 판매한 건 명백한 사기"라고 말했다.

    넥슨. 연합뉴스

     

    ◇일파만파 커지는 확률형 아이템 규제 목소리 "정부가 게임업계 규제해야"

    확률형 아이템은 2000년대 들어 모바일 게임이 활성화되면서 게임사의 주요 수익 모델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확률형 아이템이 사행성 논란에 사기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YMCA와 한국소비자연맹 등 11개 단체가 모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 16일 성명서를 내고 정부가 게임업계를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넥슨은 확률형 아이템으로 지난 2019년에만 영엽이익 1조 111억원의 막대한 이익을 냈다. 그 해 넥슨의 영업이익률은 38%로, 게임산업이 속한 정보통신업 영업이익률인 6.7%의 5배 수치다.

    협의회는 "유럽 일부 국가에서 이미 도박 판정을 받은 확률형 아이템이 국내에서는 자율 규제 미명 아래 정보 공개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게임업계를 더 이상 자율 규제 속에 내버려둘 게 아니라 법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여 소비자의 권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회에 발의돼 있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 표시 의무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법 개정안을 처리하라고 강조했다.

    확률형 아이템 문제의 물꼬를 튼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이용자와 게임업계 소통을 토대로 게임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역시 공개된 확률을 감시할 수 있는 '확률조작 국민감시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지난 17일 열린 '게임 확률형 아이템, 원인 분석과 대안을 고민한다'는 정책 토론회에서 "방송사에 시청자 위원회가 있는 것처럼 규모가 있는 게임사는 방송국의 시청자위원회같은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리니지와 메이플소토리, 던전앤파이터, 마비노기, 모두의 마블 5개 게임이 확률형 아이템을 조작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 조치했다.

    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 캡처

     

    ◇넥슨, 유저 간담회는 불참하면서 자체 간담회에는 유저 10명만 '초대'

    확률형 아이템 공분이 일면서 유료로 판매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한 넥슨은 다음달 11일 유저들을 초대해 자체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게임 커뮤니티 인원 3명과 랭킹 순으로 7명씩 총 10명을 초청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14일 유저들이 주최한 메이플스토리 간담회에는 넥슨측 인사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 넥슨이 주최하는 간담회가 문제해결을 위한 '진정성'이 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메이플스토리 유저는 "유저가 연 간담회에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고 자신들이 주최한 간담회에는 딱 10명만 골라 초대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며 "유저들과 소통하려는 의지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확률 공개가 유료 아이템뿐 아니라 유료와 무료가 혼합된 확률형까지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료와 무료 아이템을 합성해 완성하는 아이템이 대다수인 만큼 넥슨이 발표한 유료 아이템 확률 공개는 '반쪽짜리' 대책이라는 지적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 아이템 대부분이 혼합형 아이템인 만큼 넥슨의 유료 아이템 확률 공개는 눈 가리고 아웅식"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넥슨은 "유료 확률형 상품을 먼저 공개한 뒤 유·무료 혼합형은 공개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공개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엔씨소프트도 "넥슨이 공개한 유료 확률형 아이템 확률 공개는 이미 공개하고 있는 사안"이라면서도 유·무료 혼합형 공개에 대해서는 "이용자의 의견과 업계 논의 사항을 수렴해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을 아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일본은 자율규제, 중국은 국가 규제에 의해 확률형 아이템이 규제되고 있는 추세"라며 "게임법 개정안의 조기 입법화를 통해 논란을 수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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