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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면엔]루이뷔통이 왜 롤에서 나와?…NFT 열풍, 메타버스에 있다

기업/산업

    [e면엔]루이뷔통이 왜 롤에서 나와?…NFT 열풍, 메타버스에 있다

    NFT가 앞당긴 디지털자산 시대② "디지털상 모든 재화에 가치 부여"
    트위터 창업자 트위터 한줄 33억, 영화 감독의 1년간 방귀 소리가 50만원에 판매
    게임&명품 '콜라보' 캐릭터에 입혀 가상공간서 뽐내…NFT로 진품·유일성 인증가능
    지난달 NFT 거래량, 작년 한해 거래량 뛰어넘어…비트코인 이을 새로운 투자처?

    루이뷔통과 LoL의 콜라보, 키아나가 루이뷔통 옷을 착용한 모습. 라이엇게임즈 제공

     

    글 싣는 순서
    ①[e면엔]785억원짜리 JPG 파일 한 장을 보고 계십니다
    ②[e면엔]루이뷔통이 왜 롤에서 나와?…NFT 열풍, 메타버스에 있다
    (계속)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매일: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 그림이 한화로 약 785억원에 낙찰되면서 미술계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4월 1일자 [e면엔]785억원짜리 JPG 파일 한 장을 보고 계십니다]

    거액에 팔린 것은 'NFT'(대체 불가 토큰·Non Fungible Tokens)라는 방식으로 '디지털 진품'임을 공인받았기 때문입니다. NFT는 예술 작품과 구매자의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이를 '디지털 자산'으로 바꾸는 '암호화 기술'을 뜻합니다.

    비플(Beeple)이라는 디지털 아티스트가 만든 이 작품은 100달러에 경매를 시작, 11일(현지시간) 6930만 달러에 최종 낙찰됐다. 연합뉴스

     

    거래 기록이 자동 저장되고, 위·변조도 불가능해 '디지털 콘텐츠의 공인인증서'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진품 보증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그림 등 예술작품과 애니메이션, 음악, 비디오 게임 아이템 등 거래에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손에 잡히지도 않는 디지털 작품이지만 이것을 산 사람들은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반 고흐의 그림이나 사용했던 피아노 등은 사고팔 수도 있고 크리스티 경매에서 천문학적 금액에 거래되기도 하는데, 왜 '디지털'로 존재하는 재화(지적재산권)는 사고팔 수 없을까란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할 방법까지 생겼습니다. 복제·위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에 소장 기록까지 공개되니까요. 이를 바탕으로 이미 생성된 온라인 이미지나 영상, 음원 등을 디지털 재화에 적용해 "지식재산권을 서로 투명하게 사고팔 수 있게 하자"는 거죠.

    업계에서는 NFT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합니다. 인터넷 다음의 시대라 꼽히는 '메타버스'(Metaverse) 시대에서 거래, 유통 수단으로 경제 시스템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실제 현실과 디지털 세상이 이어지는 메타버스에서는 아바타 옷, 아바타룸 인테리어, 게임 아이템 및 소품 등이 단지 PC나 모바일 속에 저장된 아이템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NFT가 일상화가 되면 사용자들은 자신들만의 아이디어로 디지털 상품을 직접, 더 많이 만들고, 더 많이 거래할 것이기 때문이죠. 마치 현실 공간에서 한정판 제품을 만들고 구매하듯 NFT로 유일성이 증명된, 내 소유권이 명시된다면 이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더 증가할 것입니다.

    ◇루이비통, 네가 왜 롤에서 나와?…명품&게임 콜라보↑ "NFT가 진품 인증 수단될 것"

    예를 들어볼게요. 요즘엔 게임들이 명품과 콜라보를 추진하는데요, 게임이 단순히 오락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소비를 창출하는 공간으로 진화하는 추셉니다. 배너 광고에서부터 게임 내 아이템에 이르기까지 게임을 브랜드 홍보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럭셔리 브랜드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여기서 거래하는 수단이 가상화폐입니다.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머지않아 유일성이 증명된 NFT로도 거래될 것으로 보는 거죠.

    우리가 실제 세상에선 명품을 사긴 힘들지만, 그보다 저렴한 가격에 명품을 사서 내 캐릭터를 돋보이도록 꾸미는 겁니다.

    더구나 지금은 팬데믹으로 비싼 실물 명품을 사더라도, 외출도 꺼리고,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니, 들고 나가서 뽐낼 수도 없지요. 하지만 인스타그램 등 SNS에선 얼마든지 명품을 입은 내 캐릭터를 자랑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NFT로 이것은 '진품, 세계에 단 하나뿐인 명품'을 인증할 수 있는 있고요.

    아무리 그래도 도대체 누가 이런 걸 살까 싶겠지만, 사람들은 이미 호응하고 있습니다. 라이엇게임즈는 2019년 9월 '루이비통'과 손잡고 LoL(리그 오브 레전드)버추얼 의상 개발에 들어갔는데요, 당시 제작된 의류,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 총 47종의 한정판 아이템은 지난해 10월 유럽에서 출시된 지 1시간도 안 돼 매진됐다고 합니다.

    2k 제공

     

    시계 브랜드 티쏘(Tissot)는 농구게임 NBA 2K20에서 실제가 아닌 가상시계를 판매했습니다. 이제 명품이 리얼이 아닌 컨셉과 이미지만으로 파는 가상 판매 시대가 열린 거죠.

    소비자뿐만 아니라, 명품브랜드도 이득입니다. 실제 제품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브랜드를 이용한 온라인 저작권, 라이센싱으로 큰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입을 수 없지만, 세상에 단 하나뿐인 AR 옷·미국 부동산, 음악 등도 NFT로 거래

    또다른 예로는 디지털로만 존재하는 여성 AR 드레스가 있습니다. 블록체인상의 디지털 전용 AR 옷인데요. 패크리컨트(Fabricant)라는 업체의 무지개빛(Iridescence) 드레스는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스마트폰 렌즈로 봐야만 입을 수 있는 AR 옷입니다.

    가격은 9500달러, 한화로 1075만 원 정도입니다. 한 벌을 사서 돌아가며 빌려 입을 수도 없습니다. 이 옷은 구매자 키와 체형 등에 딱 맞게 제작된 세상에서 단 한벌 뿐인 AR 드레스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비추더라도 이 옷은 맞지 않을 것입니다.

    블록 체인 기반 세계 최초의 디지털 전용 드레스, 9500만 달러. "추적 가능하고 거래 가능하며 수집 가능한 디지털 예술"이라고 소개한다. 패브리컨트 홈페이지 캡처

     

    그러나 만질 수도 없고, 가질 수도 없는, 벌거벗은 임금님 책에나 나올 법한 1천만 원짜리 옷입니다. "이 옷을 누가 사?"라며 혀를 쯧쯧 차고 계실지도 몰라요.

    그런데 생각해보자구요. 우리가 맛집을 가고, 좋은 곳에 여행가고, 명품 사면 뭘 하죠?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립니다. 어쩌면 SNS에서 과시하기 위해 좋은 데를 가고 명품을 사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입어봤자 내 주변 사람들밖에 못 보지만 SNS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볼 수 있으니까요.

    어찌 됐든 요즘 트렌드는, 자신이 중요한 것, 멋진 것을 소유했다면 '사람들은 알리고 싶어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이 옷을 가지고 촬영할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온라인상에서 자신의 트렌디함과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옷을 소유했다는 것을 뽐내고 싶다는 소비자층에겐 매력적인 상품이 될 것입니다.

    옷뿐만 아니라, NFT로 미국 부동산을 사기도 합니다. 국내에서도 집이나 건물을 사는 절차는 증명해야 할 서류도 많고 절차도 복잡한데요, 계약서를 NFT에 올려 PDF화가 가능합니다.

    또 집 한 채를 다 사지 않고 지분을 투자해서 살 수도 있는데요, 이렇게 NFT로 사면, (탈중앙화 가상자산 거래소 유니스왑(Uniswap)에 토큰 올린 뒤 간단한 KYC거쳐 토큰 소유) 매달 월세받듯 지분만큼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부동산은 누구나 사고 싶은 것이지만, 10억, 20억씩 하는 것을 돈을 모아 사려면 힘듭니다. 하지만 이를 쪼개서 10만원, 100만원 단위로 파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부담이 줄어듭니다. 보유한 현금이나 대출금이 적더라도 부동산 거래에 참여하는 기회가 되는 거고요.

    음악 파일에도 NFT를 적용해서, NFT를 구매하고 증명해야만 음악을 듣는 시대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음악 애호가들이 LP판을 모으고 집에서 혼자 듣는 것처럼 NFT로 인해 음반과 같은 디지털 작품 소장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타코벨, 타코 이미지로 NFT 발행, 전량 매진…"디지털상 모든 재화에 가치 부여"

    똑똑한 기업은 트렌드에 항상 주목합니다. 멕시코 레스토랑 체인이자 얌브랜드 자회사인 '타코벨(Taco Bell)'은 최근 NFT 열풍을 타고 타코를 테마로 한 NFT를 지난달 8일(현지시간) 발행했습니다.

    타코벨은 지난 3월 8일 타코를 테마로 하는 5종류의 NFT 25개를 레어러블(Rarible) 플랫폼에 발행, 30분 만에 전량 매진 기록을 세웠다. 타코벨 제공

     

    타코벨은 지난 8일 타코를 테마로 하는 5종류의 NFT 25개를 레어러블(Rarible) 플랫폼에 발행해 30분 만에 전량 매진 기록을 세웠는데요, 거래 시작가는 0.001ETH(약 1.8달러)로 경매가 진행되며 최고 0.2WETH(약 700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타코벨 측은 "우리의 타코는 이제 당신의 심장과 위장과 디지털 지갑에서 살 것"이라며 "판매 수입은 모두 타코벨 재단의 라이브 마스(Live Mas) 장학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Jack Dorsey)의 첫 트윗은 최근 밸류어블스 바이 센트(Valuables by Cent)라는 트윗 거래 시장에 매물로 등장해 무려 250만 달러에 달하는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이 사이트는 잭 도시 외에도 여러 유명인사의 트윗을 경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NFT 활용 대상이 음원, 미술 작품 등을 생산하는 아티스트들부터 트위터 등 SNS 플랫폼에서 요식업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디지털에 존재하는 모든 재화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고 이에 호응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모습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희소성과 진정성을 가능케 했습니다. 심지어 미국 영화감독 알렉스 라미레즈 말리스는 자신과 친구 4명의 방귀 소리를 1년간 모아 만든 '마스터 컬렉션'을 NFT 경매에서 434달러(49만원)가량에 판매했습니다.

    NFT가 하나의 대중 문화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NFT 시장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디크립트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한 달 동안의 거래량이 지난해 총 거래량(2억 5천만 달러)를 넘었습니다.

    NFT가 "비트코인을 이을 새로운 투자처다", "디지털 자산의 다음 개척지"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내일은 마지막으로 NFT에 대한 위험성과 한계 및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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