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캡처
TV조선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맛'이 결국 조작 연출이라는 불명예 끝에 막을 내렸다.
조작 논란 당사자였던 함소원과 '아내의 맛' 제작진은 지난 8일 시청자들에게 사과했다.
앞서 '아내의 맛'은 함소원 출연분을 두고 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중국 시가 별장이라고 소개된 곳이 알고 보니 에어비앤비 숙소였고, 시부모가 사준 집 역시 2017년부터 함소원 집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여기에 더해 시어머니가 중국에 사는 자신의 막냇동생과 전화 통화한 것처럼 나왔지만 그 상대가 함소원이었다는 대리 통화 의혹까지 불거졌다.
제작진은 공식 입장을 내고 "출연자의 재산이나 기타 사적인 영역에 대해서는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이기 때문에 제작진이 사실 여부를 100% 확인하기엔 여러 한계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면서도 "함소원씨와 관련된 일부 에피소드에 과장된 연출이 있었음을 뒤늦게 파악하게 됐다. 방송 프로그램의 가장 큰 덕목인 신뢰를 훼손한 점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와 함께 '아내의 맛' 시즌 종료 소식을 알렸다.
제작진은 "시청자 여러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아내의 맛'은 13일을 끝으로 시즌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동안 '아내의 맛'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작진은 더욱 신뢰 있는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정진하겠다"고 전했다.
제작진이 조작을 인정·사과하자 함소원 역시 SNS로 입장을 전했다.
함소원은 "맞다. 모두 다 사실"이라며 "저도 전부 다 세세히, 낱낱이 개인적인 부분들을 다 이야기하지 못했다. 과장된 연출 하에 촬영했다. 변명하지 않겠다. 잘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정과도 같은 '아내의 맛'에 누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자진 하차 의사를 밝혔고 그럼에도 오늘과 같은 결과에 이른 것에 대해 진심으로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다. 그간 '아내의 맛'을 통해 저희 부부를 지켜봐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재차 사과를 전했다.
'아내의 맛'의 이 같은 결말은 예견된 바였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서 조작 논란은 시청자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들의 무책임한 사후 대처가 더한 반발을 불렀다. TV조선과 함소원 모두 해명을 요구하는 시청자들 목소리를 피하기 급급했다.
TV조선은 이번 입장처럼 프로그램 제작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함소원의 개인 재산이라 알 수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함소원도 이를 따라가듯 악성 댓글이나 루머 피해만 호소할뿐 관련 사안을 함구했다.
사실상 이번 양측 입장도 조작을 인정한 부분에 대한 자세한 경위가 포함되지 않아 완전히 의문이 해소되지는 못한 모양새다.
함소원 조작 의혹만으로 '아내의 맛'이 좌초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아내의 맛'은 화제성을 앞세워 선정적·자극적 연출과 문제적 출연진을 선정해 왔다. 이를 통해 쌓여 간 시청자들 불만은 함소원 사건이 기폭제가 돼 폭발했다. 결국 스스로 '폐지'를 재촉한 셈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아내의 맛'은 이렇게 방송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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