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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업]"또 세월호냐고? 공감에도 기한이 있나요"



사회 일반

    [뉴스업]"또 세월호냐고? 공감에도 기한이 있나요"

    • 2021-04-10 10:57

    4.16 그날, 어제처럼 생생히 기억하는 우리들
    진도 어민 등 시민 5명의 연대와 환대의 이야기
    세월호 지겹다? 정치적 이용만 당한 세월호 사건
    오세훈 시장에게 당부.."광화문 기억공간 남겨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 FM 98.1 (18:25~20:00)
    ■ 진행 : 김종대 (연세대 객원교수)
    ■ 대담 : 영화 <당신의 사월> 주현숙 감독,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4.16재단 운영위원장)


    ◇ 김종대> 세월이 오래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이 있죠. 4월이 지날 때마다 생생하게 떠오르는 기억. 바로 2014년 4월 16일에 일어난 사건, 세월호 참사입니다. 혹시 "또 세월호야?"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런 분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영화가 있습니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당신의 사월'. 주현숙 감독 그리고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님 함께 모셨습니다. 두 분 어서 오세요.

    ◆ 주현숙> 안녕하십니까?

    ◆ 박래군> 안녕하세요.

    ◇ 김종대> '당신의 사월' 은 어떤 영화인가. 우리 잘 모르시는 청취자분들을 위해서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주현숙> 2014년 4월 16일은 우리 모두가 참사의 현장을 지켜봤잖아요. 직간접적으로. 특히나 이렇게 언론을 통해서, 속보를 통해서 계속해서 지켜봤는데 그렇게 지켜봤던 시민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 김종대> 시민들.

    ◆ 주현숙> 그래서 카페 사장님, 학교 선생님, 학교에서 처음 그 소식을 들었던 학생. 그다음에 인권활동가분 그다음에 어민분. 이렇게 자기가 살고 있는 일상생활에서 그 소식을 처음 듣고 놀라고 그 참사의 소식들을 계속 꾸준히 따라가셨던 분들. 그런데 그분들이 이제, 참사가 벌어졌고 많은 분들이 유가족이 되시기도 하고 그다음에 지인을 잃기도 했는데 그 장면을 목격한 것이 스스로도 사실은 되게 큰 충격이었잖아요.

    ◇ 김종대> 그렇죠.

    ◆ 주현숙> 우리 모두가. 그래서 그런 말씀을 못 하시다가 이 영화 안에서 그날은 당신의 기억에서 무엇인가라고 하는 질문으로부터 시작해서 이야기를 하시는 그런 다큐멘터리예요.

    영화 ‘당신의 사월’ 스틸컷. 시네마달 제공.

     


    ◇ 김종대> 우리나라 국민들한테 가장 기억에 남는 날이라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그때는 나는 어디서 소식을 접했어, 이런 이야기들 많이 하시거든요. 우리 박래군 소장님, 그때 뭐 하셨어요?

    ◆ 박래군> 기억나죠. 그때 남영동 대공분실을 안내를 맡았었거든요. 안내 들어가기 전에 같이 모여서 점심을 먼저 먹고 들어가기로 했어요. 그래서 이제 무슨 배가 침몰하고 거기 학생들이 탔다는 소식을 듣고 되게 걱정을 하고 거기 갔는데 전원 구조됐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역시 조선강국이니까 우리나라가. 이 정도는 할 수 있구나라면서 굉장히 마음을 놓고 좋은 마음을 갖고 남영동 대공분실을 안내를 두 시간 동안 하고 나와서 봤는데 핸드폰을 켰는데 그게 오보라고 뜬 거예요. 그다음부터는 정말 어떻게 할지도 모르고 다른 데 일도 못 하겠고 이런 불안함 속에서 정말 목격자가 된 거죠. 생중계가 되니까 목격자가 된 그런 걸 기억을 하고 있죠.

    ◇ 김종대> 역시 생생하게 기억하시네요. 우리 주 감독님은 어디서 소식 들으셨어요?

    ◆ 주현숙> 저도 그때 행사를 하나 담당하고 있어서, 이 행사가 잘되기를 다 신경을 쓰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막 TV에 속보가 계속 나오니까 저는 당연히 전원 구조될 거다라고 생각했어요. 어디 먼 바다도 아니고 말씀하신 것처럼 한국 경제 수준의 이런 나라에서 배가 계속 침몰될 거다라고는 생각을 못 했거든요. 그래서 저 TV 좀 꺼주세요 이런 거예요, 제가. 그런데 그다음 날부터 보니까 그렇지 않았던 거죠, 소식이. 그래서 오히려 더 내가 안일하게 생각했구나 죄책감도 들고 그랬었어요. 그런데 되게 신기했던 게 영화가 이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도 우리가 왜 지난 어제 점심에 뭘 먹었는지 사실 잘 기억이 안 나잖아요.

    ◇ 김종대> 그렇죠.

    ◆ 주현숙> 그런데 그날은 다들 또렷하게 기억하고 계시는 거예요.

    ◇ 김종대> 그렇군요. 미국 국민들 여론조사 해 보면 제일 기억에 남는 날이 케네디 대통령 암살당하던 그날이었다고. 그럼 대부분의 미국 국민들은 나 그때 뭐 하고 있었어, 이걸 대부분 이야기한다는 거예요.

    ◆ 주현숙> 그렇죠, 지켜봤으니까요.

    ◇ 김종대> 그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세월호 사건 아니었나. 그리고 저는 그때 팟캐스트 방송에 들어가고 있었는데 들어갈 때 전원 구조 소식을 보고 들어갔거든요. 마음 편하게 방송을 한 거죠. 얼마 후 보니까 이제 전혀 다른 양상이 나와서 유달리 충격이 컸습니다. 온 국민들이 그럴 겁니다. 그래서 당신의 사월은 평범한 시민들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해요. 그날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여기에 많은 시민들이 답하는데요. 어떤 분들이 나오십니까?

    ◆ 주현숙>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카페 사장님 그다음에 학교에서 그것을 지켜봤던 선생님. 그런데 선생님들 같은 경우에는 어쨌든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학생이셨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되게 가깝게 더 느끼셨던 거예요.

    ◇ 김종대> 선생님들이 특히.

    ◆ 주현숙> 왜냐하면 학생을 책임지는 사람이 부모나 뭐 가족들이라면 그 부모와 가족을 제외하고 더 많은 시간을 또 학교에서 같이 보내는 분들이 선생님이시니까 계속 치환하시는 거예요.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나라면 아이들을 구하러 다시 들어갈 수 있었을까라는 그런 고민들을 계속 하셨던 거예요. 그래서 선생님도 한 분 섭외해서 이야기 들었고요. 그다음에 당시 고등학교 학생이었던 분 이야기 들었고. 아무래도 이제 또래다 보니까 더 그 감정 이입이 더 잘, 그래서 더 기억에 오랫동안 남아 계셨던 분이었고요. 그다음에 아까 말씀드렸던 카페 사장님은 서촌의 그 청와대 앞에서 카페를 하시는 분이에요.

    아마 여러분 중에는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2016년 촛불집회 할 때 그 통로가 열렸잖아요, 조금조금씩. 거기에 카페 앞에 9년 만에 여기까지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거신 분이셨어요. 그래서 저분은 어떤 마음으로 저걸 거셨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리고 어쨌든 그 앞에서 유가족들이 많이 청와대에 대통령님을 만나고 싶다고 하면서 많이 거기 계셨기 때문에 그분이 바라본 또 유가족의 모습은 어땠을까라는 생각 때문에 그분 섭외해서 이야기 나눴고 그랬습니다.

    영화 '당신의 사월' 주현숙 감독 (사진=김종대의 뉴스업)

     


    ◇ 김종대> 9년 만에 청와대 앞까지 온 유족들에 대해서 플래카드를 건 그 카페 사장님. 무슨 이유로 그런 어떤 환영의 플래카드를 걸었을까요?

    ◆ 주현숙> 그분이 처음 기억이, 유족에 대한 처음 기억이... 그 사건이 일어난 당시 있잖아요. 당시 5월 8일에 이분들이 KBS의 보도국장님이 '교통사고'라는 표현을 하면서.

    ◇ 김종대> 부적절한 비유 논란이 있었죠.

    ◆ 주현숙> 그렇죠. 그때 유족들이 올라오셨거든요. 아이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올라오셨는데 KBS 사장님을 만나려고 했는데 못 만나고 이제 청와대 앞으로 온 거예요. 그런데 그 소식을 듣고 이분이 따뜻한 물이나 아니면 라면이라도 준비해야지라는 마음에 동네 사람들이랑 준비를 한 거죠. 그런데 그 영정사진을 들고 오시는 모습을 보고 너무 충격을 먹으신 거예요. 그 모습 자체가 그날이 또 하필 5월 8일이었고 그 모습이 마치 유령 같았다라는 말씀을 하신 거예요. 너무 슬픈 모습이니까요. 그래서 자기 마음속에 그 모습이 콕 박히신 거죠.

    ◇ 김종대> 어버이날이네요, 또. 사실 그처럼 또 슬픈 행렬이 어디 있겠어요?

    ◆ 주현숙> 맞아요, 맞아요.

    ◆ 박래군> 저도 유가족을 그때 처음 만났거든요.

    ◇ 김종대> 그렇습니까?

    ◆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원회를 만들기 위한 논의들을 계속 하는 중에 갑자기 가족들이 올라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KBS로 와봤더니 이분들이 농성을 해봤어요, 아무런 준비가 없었는데 그날따라 5월 8일임에도 불구하고 되게 추웠어요. 그래서 그냥 단체들마다 다 연락을 해서 깔판 있으면 가져와라, 모포 있으면 가져와라, 뭐 따뜻한 물 있으면 가지고 와라 그랬거든요. 그러면서 그분들이 저쪽으로, 청와대 쪽으로 이동을 하시면서 그걸 또 쭉 따라가면서 같이 있었거든요. 이제 그다음 날 하룻밤을 거기서 새우고 그런데 그 소식을 듣고 시민들이 많이 오고 거기 주변에서 밥도 갖다주고 그래서 하는데 기억에 남는 건 뭐냐 하면 그 자리에 처음으로 생존 학생들이 왔어요.

    ◇ 김종대> 생존 학생, 단원고 학생.

    22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7주기 “4월 16일의 기억·약속·책임”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국화와 손피켓을 들고 있다. 황진환 기자

     


    ◆ 박래군> 그런데 그 생존 학생을 맞는 유가족들의 반응이 엇갈렸어요. 이제라도 살아와서 고맙다라는 유가족도 있었고 어떤 애들은 보기 싫다는 거죠. 쟤네들은 우리 애들은 죽었는데 쟤네들만 살아왔고 그러니까. 이런데 그때도 생존 학생 대표가 정말 우리만 살아와서 죄송합니다 그러는데 너무 진짜 힘들었죠.

    ◇ 김종대> 저도 목이 메이네요. 그때 청와대로 행진이 아마 유가족들하고 정치 권력이 나름대로 첨예하게 긴장으로 가는 상징적인 시점이 아니었나, 이렇게 기억이 되네요.

    ◆ 주현숙> 맞아요.

    ◇ 김종대> 참 그때가 저도 새록새록 정말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리고 또 다른 분들 이야기도 나와요. 사고 직후에 바다에 나갔던 어민들. 그 현장을 가장 처음 목격하신 어민도 나오신다고요?

    ◆ 주현숙> 어떻게 보면 어민분들 같은 경우에는 그러니까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지역에 있는 어민들이 자기 생업을 포기하고 그 현장에 이제 투입되고 혹은 자발적으로도 그 공간에 가셨던 분들인데요. 그분들 중의 한 분인데 사고 해역에서 한 15일 정도 지나고 나서 선체에서 유실된 학생을 수습하신 분이에요. 그래서 이분을 인터뷰할 때는 사실 되게 감사했던 게 처음에는 그때 얘기를 못 하겠다, 왜냐하면 이분은 그 모습을 보시고 또 수습도 하셨고 이런 상황이니까. 그런데 이제 나중에 한번 여쭤보니까 얘기를 해 주셨어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영화 안에는. 그러니까 저희 영화가 될 수 있으면 보는 사람이 너무 슬프지 않게 만들려고 그 시간을 우리가 어떻게 돌아왔는지, 지내왔는지를 보여드리려고 되게 덤덤하게 해서 편집을 했어요. 그런데 인터뷰 내용은 어쨌든 저는 다 들었거든요. 그런데 그 인터뷰 내내 한 번도 시신, 시체라는 말씀을 안 하시는 거예요.

    ◇ 김종대> 못 하시는 거죠.

    ◆ 주현숙> 안 하시는 거예요. 못 하실 수도 있고 안 하신 건데. 학생, 조카 그다음에 이름을 부르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그게 되게 감사했어요. 그래서 우리가 보통 어떤 죽음에 대해서 그 죽음으로만 그 사람을 기억하는 건 저는 너무 슬픈 일이다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 학생들이 보냈던 어떤 시간들 하나하나 구체적인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면서 이야기하면 사실은 그 무게가 더 커지잖아요. 그래서 되게 감사했어요, 그 인터뷰 할 때.

    ◇ 김종대> 그 어민이 아마 이옥영 씨 같은데요.

    ◆ 주현숙> 맞습니다.

    ◇ 김종대> 그분께는 이후에도 수도 없이 또 기억을 되살리셨을 거고 지금에 와서는 그 사건에 대해서 뭐라고 이야기를 하십니까?

    ◆ 주현숙> 그런데 잘했다고 이야기하세요. 자기가 그렇게 잘 수습을 해서 잘했다 그러고 더 많은 분들을 수습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렇게 말씀하시고요. 그리고 그 학생의 부모님이랑 의형제 맺으셔서 잘 지내세요. 그래서 영화 안에서도 유가족이 한 번도 말씀을 안 하시는데 그 두 분이서는 이렇게 약간 앉아서 농담 따먹기도 하시면서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저는 서로 우리가 의지하면서 살아야 된다라는 생각이 되게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 메시지를 좀 담고 싶었는데 마침 그 두 분이 앉으셔서 이렇게 웃으시면서 농담을 하시는 모습을 봤는데 그 모습이 너무 좋고. 그다음에 또 그런 말씀도 해 주셨어요, 그 어부분은. 자기가 그렇게 수습을 하고 났더니 이전에는 바다가 무서웠는데 이제는 바다가 안 무섭다.

    ◇ 김종대> 이제 안 무서워졌다고요.

    ◆ 주현숙> 그 조카가 나를 지켜주는 것 같다, 이렇게. 학생이 나를 지켜주는 것 같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 박래군> 그 동거차도 어민들이 되게 감사한 게요. 사실은 세월호 참사가 나면서 엄청 피해를 입었어요. 거기서 양식하고 이러던 분들인데 거기 바로 그 현장에서 했으니까 자기네들 생업에도 엄청 지장이 된 거죠. 그리고 나중에 국가로부터 제대로 된 피해 보상도 못 받았으니까 어떻게 보면 세월호 유가족한테 원망도 갈 텐데 동거차도 주민들이 그러지를 않고요. 그 뒤에도 거기 감시초소 만들고 그럴 때마다 굉장히 환대해 주시고 뭐 이러는 모습들을 보고 이옥영 씨도 특히 그러시고.

    ◇ 김종대> 참 감사한 일인데요.

    ◆ 박래군> 고맙죠.

    ◇ 김종대> 그 재난 속에서도 무언가 새로운 관계가 맺어지고 서로의 어떤 연대와 어떤 공감의 관계가 끊임없이 이렇게 형성되는. 그런 장면이 좀 뜻밖이네요.

    ◆ 주현숙> 저는 그런 게 되게 좋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외면하거나 힘들다고 이렇게 좀 그러시지 마시고 오히려 이렇게 들여다 보시면 그렇게 나눌 것들이 많다라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 김종대> 영화 당신의 사월 만드신 지금 주현숙 감독과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또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님도 함께하고 계십니다. 세월호와 관련된 이야기 나오면 우리 사회의 이게 아주 갈등적인 이슈로 부각이 돼서 또 세월호냐, 이제는 지겹다, 다 해결된 거 아니냐. 돈 뭐 받아내려고 하는 거 아니냐, 별의별 공격들이 많았고 또 정치권의 갈등으로 이어졌어요. 이런 어떤 뭐랄까 어떤 왜곡된 시선 또 비난에 대한 두 분의 답변이 뭘까 참 궁금합니다. 주 감독님?

    ◆ 주현숙> 저희 사실은 이번에 개봉하면서 별점 테러를 받았어요. 포털에서. 그런데 이제 예매를 해서 보신 분들은 별점이 되게 높은, 9점, 이렇게 만점에 가까운데 1점 테러가 쫙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영화를 안 보시고 이제 지겹다, 왜 우려먹냐,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도 대단하다, 여전히 7년이 다가오는데 여전히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계시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우리 사회가 그동안 어떻게 대해 왔는가라는 생각이 되게 많이 들었어요. 생명에 대한 이야기인데, 생존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리고 인권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거를 되게 정치적인 진영의 이야기로 우리가 그동안 다뤄온 게 아닐까라는 반성도 들고 여러 가지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종대> 박래군 소장님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 박래군> 그게 초반에는 같이 다 울어주고 정치인들도 여기다가 노란 리본 달고 그랬었잖아요. 그런데 그해 2014년 6월달에 6월 초에 지방자치선거가 있었어요.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과 달리 그때 당시 지금의 야당 쪽이 승리를 했거든요. 그러고 나서 유가족들을 공격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돈이나 더 받으려고 하는 떼쓰는 이런 걸로 만들어가더니 이제 쫙 퍼지면서 일베 쪽에서 아주 직접적으로 공격이 들어오는 거죠. 그러면서 그때 보면 세월호 가족들이 광화문에서 단식하고 있었잖아요. 김영오 씨 그때 단식할 때 와서 피자 먹고 치킨 먹고 이런 폭식투쟁, 폭식테러도 하고 그리고 이랬던 것들이 확산이 돼가고, 혐오가 확산이 돼가고 이렇게 됐던 거고. 그러면서 사실 이게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고 보거든요. 이런 부분에서 분명하게 그건 안 된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어줘야 되는데 이걸 또 악용하면서 이렇게 해 왔던 그런 과정들이 있잖아요. 박근혜 정권 때 내내 그랬으니까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고 이러니까 실제 세월호 참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또 유가족들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뭐를 하는지도 잘 몰라요, 관심도 없어요. 정치화된 이거 속에.

    ◇ 김종대> 또 정치권의 막말에 많이 인용되는 게 세월호거든요. 작년 총선에서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박래군 소장님께서는 그 와중에 많은 재판을 받으셨어요. 최근에 무죄 판결도 하나 받으셨더라고요. 어떤 사연입니까?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사진=김종대의 뉴스업)

     


    ◆ 박래군> 한참 포털에 검색어를 제 이름을 치면 꼭 연관 검색어가 마약이 나왔었거든요. 그래서 박근혜 대통령이 마약 했던 소리가 있는데 보톡스 했다는 소리도 있고 했는데 압수수색을 해서 확인해 보자라는 걸 기자회견에서 얘기를 했는데 그때 당시에 그럴 만한 사연이 있었거든요.

    ◇ 김종대> 여러 가지 썰들이 있었어요.

    ◆ 박래군> 황교안 국무총리가 되자마자 4.16연대랑 우리 집이랑 사무실이랑 해서 압수수색 들어오고 그랬거든요. 되게 화가 났어요. 그런 상태에서 기자회견 하면서 그 얘기를 했는데 그걸 가지고 명예훼손 걸었던 부분이 무죄가 난 거죠. 다른 혐의는 유죄로 확정을 하고 그 혐의만 무죄로 난 거죠.

    ◇ 김종대> 그렇군요. 어쨌든지 간에 세월호 사건이 이렇게 정치 권력과의 싸움으로 가다 보니까 우리 박래군 소장님한테까지도 그런 일들이 생긴 것 같아요.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가 그동안에 많은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세월호 특수단에 수사 의뢰한 거 대부분 무혐의 처리됐거든요. 이거 어떻게 봐야 됩니까?

    ◆ 박래군> 그러니까 2건만 불구속 기소를 했어요.

    ◇ 김종대> 13건 중에서.

    ◆ 박래군> 17건 중에서 2건만 불구속 기소를 했는데 하나는 해경 지휘부가 지휘를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 불구속 기소를 해서 재판이 진행 중에 있고요. 그다음에 진상규명 방해했던 청와대 비서실장이라든지 당시에 해수부 장관, 차관 이런 사람들 9명을 불구속 기소한 건 재판 중에 있습니다. 또 한 건은 뭐냐 하면 DVR이 조작됐다라고 하는 이런 부분들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했잖아요. 그건 특수본으로 넘어갈 거 이렇게 좀 있고요. 그런데 검찰 특별수사단에서 수사를 제대로 한 건지 아니면 의도를 가지고 이걸 진상 규명을 막으려고 또 관계자들에 대한 면죄부를 주려고 작정을 하고 한 건지 할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이런 책임자들한테 질문을 해서 그 사람들이 답하는 걸 그대로 인용해서 종결을 해 버려요, 대부분 무혐의 난 사건들이. 그러니까 해경이 책임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해명하라고 그러면 수사를 해야 되는데 불러서 조사하고 거기 답변한 걸로 그대로 종결, 이런 식으로 해버린 게 대다수이거든요.

    심지어는 기무사 사찰한 부분은 그게 지금 재판 중에 있거든요? 그거에도 무혐의라고 했어요. 이런 식으로 아주 불성실하게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짜맞추기 수사를 한 거 아니냐. 우병우 씨가 검찰 수사에 외압을 했다느니 이런 것도 그냥 서면으로 받고 끝내버린다든지 이렇게 되니까 검찰 특별수사단의 수사 결과는 사실 신뢰할 수 없는 거죠.

    ◇ 김종대> 유가족들 그냥 매년 가슴에 못이 박히고 있습니다.

    ◆ 박래군> 지난번에 검찰 특별수사단의 수사 결과에 분노한 저기들이 다시 또 청와대 앞에서 그 겨울에 삭발도 하면서 또...

    22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열린 ‘세월호참사 7주기 “4월 16일의 기억·약속·책임”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국화와 손피켓을 들고 있다. 황진환 기자

     


    ◇ 김종대> 맞습니다. 그 눈 내리는데. 아주 거기서도 눈 다 맞으시면서 추운 겨울 지내시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 촛불집회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 집회죠. 세월호 유족들이 100만 군중 시위 앞에 맨 앞자리에 계세요. 또 총리 공관으로 행진하실 때도 맨 앞에서 행진을 하시거든요. 그 촛불광장과 세월호, 어떤 유의미성이 있는 겁니까?

    ◆ 주현숙> 사실 그러니까 아까도 말씀 잘 해 주셨는데요. 초기에 워낙에 애도하는 마음 이런 것들을, 분노했던 마음들을 워낙에 억눌러 놓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의 5월달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이제 그만하면 됐다. 언론에서 그랬었기 때문에. 그런데 사실 그만할 수가 없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어떻게 왜 그렇게 침몰됐는지 왜 아무도 구하지 않았는지 답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요. 그러니까 사람들 마음속에는 어쨌든 다들 슬픔, 충격이 있는데. 계속 정권 내내 이렇게 좀 억눌러왔던 것들이 사실은 서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을 잊지 않았다는 거를 그 당시에 확인하는 시간이 아니었나, 서로의 존재를. 너도 기억하고 있구나, 나도 기억하고 있어라는 시간이지 않았나, 저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김종대> 우리나라 국민들 전체하고 이런 어떤 참사를 같이 기억한다라는 점에서 맨 앞자리에 앉아 계시고 끝까지 안 가시더라고요.

    ◆ 주현숙> 그럼요.

    ◇ 김종대> 그 긴 집회를 다 지키고 계시더라고요.

    ◆ 박래군> 촛불집회 잘 보시면 정 가운데 100만 군중이 모인 그 한가운데에 유가족들 농성 텐트가 있어요. 이순신 장군 그 상 앞에.

    ◇ 김종대> 맞습니다.

    ◆ 박래군> 그런데 그게 되게 상징적인데요. 촛불이 만들어질 때까지 어떤 거점 역할을 했어요. 유가족들이 농성하고 이런 것들이. 그러면서 그게 촛불에서도 중심적인 역할들을 하고 그랬었고요. 촛불 때 보면 오후 7시에 촛불을 다 같이 끄고, 1분 동안 끄고 그리고 이제 그때까지 돌아오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호명하면서 다시 불을 켜고 행진에 나서고 그랬었거든요. 그만큼 그때 촛불 과정에서도 굉장히 중심적인 이슈였고 그랬었던 거죠.

    ◇ 김종대> 또 4.16 합창단 있지 않습니까? 연단에도 여러 차례 올라오셨는데. 전 국민들에게 엄청난 애절하고도 호소와 메시지를 가장 잘 전해 주신.

    ◆ 박래군> 그 합창단이 맨 처음에는 연단에 올라가서 노래를 잘 못했어요. 울음이 나니까. 그런데 그다음부터는 잘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감동을 주고.

    ◇ 김종대> 아니, 굉장히 숭고하다는 느낌이 들고 그때 많은 사람 울었어요.

    ◆ 박래군> 그렇죠.

    ◇ 김종대>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번에 서울시장이 바뀌었거든요. 이 기억의 공간 광화문광장. 앞으로 이거 어떻게 돼야 될까요? 좀 걱정도 되는데요?

    ◆ 박래군> 그게 2014년에 가족들이 7월달부터 거기서 자리를 잡고 하면서 시민들하고 만나서 소통하던 자리거든요. 굉장히 소중한 자리입니다. 그래서 여기 기억관 거기는 되게 작은 공간이지만 거기 광화문에서 시민들이 와서 유가족들도 만나고 또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듣기도 하고 그러면서 또 특히 청소년들이 많이 와요. 청소년들이 오는데 청소년들이 오면 자기는 4.16세대라고 얘기를 해요. 세월호 세대라고. 초등학생들까지도 세월호 세대라고 얘기하고 와서 같이 얘기도 하고 하는 아주 그런 소중한 자리거든요. 그래서 세월호 참사를 이전의 참사처럼 그냥 묻어버리고 잊어버리고 이렇게 한 게 아니라 계속 기억해 가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만들 수 있는 그런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이 기억관이 유지가 됐으면 좋겠어요. 오세훈 시장에게 꼭 부탁드립니다. 이거 치울 생각하지 마시고 광화문광장이 공사가 끝나면 어떻게든지 계속 유지해서 시민들이 계속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자리로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 김종대> 계속 기억의 공간은 남아 있어야 된다. 새로운 서울시장한테 호소의 말씀이 있으셨습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좀 마무리할까 하는데요. 우리 국민들에게 2014년 4월 16일을 기억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또 어떤 마음으로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끝으로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먼저 주 감독님부터.

    ◆ 주현숙> 제가 언론 배급 시사회 때도 그런 말씀을 드렸는데 제가 야욕이 있어요. 숨겨놓은 큰 마음인데요, 또 욕심인데요. 세월호 참사를 지켜봤던 모든 분들이 사실은 내가 이 사건의 피해자이고 당사자구나라고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이 영화를 통해서. 그렇게 되면 사실 어떤 거에 피해를 당하면 이거 똑바로 해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잖아요. 그러니까 이 영화를 보고 아, 이거는 내가 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 뭔가 얘기할 수 있어. 이거 관련해서는 유가족만 목소리를 높이는 게 아니라 우리 모두 목소리를 높일 수 있어라고 한번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게 저의 야욕이에요.

    ◇ 김종대> 그것이 이 영화가 노리는 야욕이다 이거죠?

    ◆ 주현숙> 맞습니다.

    ◇ 김종대> 알겠습니다. 아주 큰 야욕이십니다. 박래군 선생님.

    ◆ 박래군> 저는 세월호 참사가 우리가 잃어가고 있던 공감의 힘, 공감력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보거든요. 그거는 계속 확장되고 성장해 가야 될 이런 거지 이게 공감을 어느 때까지 어느 때는 갑자기 공감 안 해버리고 이런 거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아픈 사람들, 힘든 사람들, 고통받는 사람들이 저게 내 얘기처럼 같이 느끼고 그런 속에서 연대해 가는 힘들이 생기고 그래야 우리가 더불어 사는 세상이 될 거 아닙니까? 나만 잘 사는 각자도생의 세계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그런 사회로 가는 데서 서로 전부 다가 기억하는 게 좋을 것 같고. 그래서 당신의 사월이 그걸 다시 일깨워주는 영화인 것 같아서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종대> 그렇군요. 경쟁으로 얼룩진 각자도생의 세계에서 더불어 같이 잘 사는 세계로 가는 그 기억의 중심이 바로 세월호 사건이다, 참사다 이런 어떤 강조를 해 주셨습니다. 오늘 여기까기 듣겠습니다. 영화 당신의 사월 주현숙 감독과 박래군 소장 만나봤습니다.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 박래군> 고맙습니다.

    ◆ 주현숙>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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