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이 아무 힘이 없는 마네킹에 근육 옷감을 부착해 마네킹의 근력을 보조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근육 옷감의 힘으로 마네킹이 일어서서 버틸 수 있고 무거운 물건을 들고 버틸 수 있다. 이처럼 근육 옷감을 사람 몸에 부착해 쉽게 근력을 보조받을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택배 노동부터 돌봄노동, 건설노동 등 일상적인 작업부터 재활훈련까지 필요에 따라 가볍고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근육 옷감 직조 기술이 나왔다.
실제 옷감처럼 부드럽고 가볍게 만든 근육 옷감을 힘이 필요한 신체 부위 옷에 부착하면 간단하게 근력을 보조받을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첨단생산장비연구부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박철훈 책임연구원이 얇고 가벼운 근육옷 감을 직조하고 이를 이용해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착용자의 근력을 향상해주는 웨어러블 로봇은 아이언맨 슈트처럼 딱딱한 외골격형과 스파이더맨 슈트처럼 부드러운 의복형으로 나뉜다.
연구팀은 스파이더맨의 슈트처럼 가볍고 부드러우며 근육처럼 스스로 힘을 낼 수 있는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을 만들기 위한 근육 옷감을 직조했다.
먼저 머리카락 1/2보다 가는 40㎛ 굵기의 형상기억합금을 스프링 형태의 실로 만들어 옷감을 짜듯 만들었다. 실제 옷감처럼 자르거나 접을 수 있고 힘이 필요한 신체 부위에 붙이기만 하면 쉽게 근력을 보조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형상기억합금으로 만든 이 근육 옷감의 무게는 6.6g으로 종이컵 하나 정도에 불과하다.
근육이 움직일 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듯이 이 옷감도 머리카락보다 가는 형상기억합금에 전류가 흐르면 근육처럼 수축하며 힘을 낸다. 이때 힘은 자체 질량의 1천500배에 달하는 10㎏을 들어 올릴 수 있는 정도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리나 팔의 근육 위치에 근육 옷감을 부착하고 앉았다 일어서기, 계단 오르기, 무거운 짐 들기 등의 동작을 보조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평소 사용하던 근력의 50% 만으로도 같은 동작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형상기억합금을 스프링 실 형태로 만들어 근육옷감으로 직조하는 데 성공한 만큼 기존 직조기를 이용한 대량생산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향후 직조 근육 옷감을 적용한 근력 보조 의복형 웨어러블 로봇의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직조용 형상기억합금 스프링 실의 굵기를 지금보다 더 가늘게 만드는 등 성능을 향상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직조 근육 옷감. 실처럼 가는 스프링 형태의 형상기억합금을 옷감제작과 동일한 방법으로 직조해 가볍고 부드럽지만, 자체 무게의 1천500 배를 들어올릴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박철훈 책임연구원은 "택배, 돌봄노동 등 다양한 근로자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웨어러블 로봇 분야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재활훈련이 가능한 착용형 재활기기, 마사지기기 같은 헬스케어 분야까지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직조 기술을 적용하면 웨어러블 로봇 제조공정 경제성을 수백~수천만 원대에서 양산 가능한 수준까지 개선할 수 있는 만큼 로봇산업부터 섬유, 패션산업까지 다양한 신산업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