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5일 기준금리를 다시 연 0.5%로 동결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내수 부진을 반영해 금리를 동결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과 5월 각각 0.5%포인트, 0.25%포인트 내린 이후 동결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 작년 7월 이후 이번이 일곱 번째 동결이다.
최근 수출과 투자 중심으로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소비와 고용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아 완화적 통화정책을 바꾸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3일 "아직은 실물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는 정책기조를 서둘러 조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통계청 발표를 보면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지난 2월 0.8% 줄었다. 7개월 만에 최대폭 감소다.
3월 취업자는 1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우리 경제의 중추인 제조업 일자리는 여전히 줄고 있다. 지난달 실업급여를 받은 사람도 75만 9천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은 또 현재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와 농축산물 가격 상승 여파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5% 오르며 1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은 그러나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 아래에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데다 백신도입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도 기준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백신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오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정부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고 집단면역 조기 달성도 어려워 상당기간 금리를 올리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교보증권 백윤민 수석연구원은 "코로나 집단면역 형성시기가 최소한 연말에서 내년이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올해는 금리정책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로 인해 경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 한은의 진단이다. 앞으로 코로나 확산세가 잡히고 안정적인 성장흐름이 나타날 때까지 통화정책 완화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