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나선 홍영표(오른쪽부터 기호순), 송영길, 우원식 후보. 윤창원 기자
대선 주자와 함께 호흡을 맞춰 정권 재창출에 도전하는 중책을 맡게 될 더불어민주당의 당대표 경선판이 막바지까지 치열한 선거전으로 뜨겁다.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 대상 온라인 투표는 29일 마감됐지만 국민과 일반당원 여론조사, 재외국민대의원 이메일투표, ARS 등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주관하는 후보자 합동연설회나 TV토론회 등의 행사가 모두 마무리되면서 공개 장소에서의 맞대결을 펼칠 수 없게 되자, 후보들은 언론 인터뷰와 전화 통화, 화상회의 등을 통해 자신을 알리거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단결과 쉼없는 개혁을 강조해온 홍영표 후보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공정의 기치를 다시 세우겠다며 단호함을 강조하고 있다.
홍 후보는 민주당의 지난 재보선 참패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부동산 투기 논란에 대응하기 위해, 당대표가 된다면 투기 관련자를 관용 없이 징계할 뜻을 밝혔다.
그는 "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 국민들이 '저 사람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투기꾼이다'라고 하면 당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10명이든 20명이든 출당을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문자폭탄 등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강성 지지층의 행위에 대해서는 단결을 우선시하며 경청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당원이 400만명이나 되기 때문에 중요한 국정 현안이나, 입법, 정책에 대해서 이견이 많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민주적인 토론과 논의의 과정을 거쳐서 이견을 해소하고 하나의 의견으로 만들어 내느냐는 것이 용광로 정치"라고 말했다.
송영길 후보도 재보선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내로남불을 꼽았지만 해법은 달랐다.
송 후보는 "밖에서 아무리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더라도 그것을 다 외부 탓, 언론 탓으로 돌리고 우리 내부의 변화를 잘 하는데 부족했다"고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인정하며 "민심의 아픈 소리가 당내 토론에 반영되도록 해야 교정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친문·비문 등 당내 계파 논란이 일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계파가 없는 자신이 당 대표가 되는 것이 당내 공정의 기치를 세우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계파가 없다고 하더라도 당 내에는 민평련(경제민주화와평화통일을위한국민연대), 지금은 민주주의4.0이 된 부엉이모임이 있고, 그 조직은 자기 조직의 구성원을 대부분 지지하고 있다"며 "계파가 없는 제가 당선돼야 민주당이 아직도 기회가 평등하고, 과정이 공정하고, 결과가 정의로울 수 있는 당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영표(왼쪽부터), 송영길, 우원식 후보. 연합뉴스
이에 우원식 후보는 송 후보의 '계파 찬스' 주장에 대해 "쓸데없는 소리, 별 의미 없는 얘기"라고 일축하며 당 쇄신과 정권 재창출의 길은 민생에 달려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재보선 패배가 민생을 챙기지 못한 탓이라며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부터 이어져온 정책기조와 민생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후보는 "민주와 평화, 여기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말한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말한 골고루 잘 사는 나라와 균형 발전이라는 두 개의 기둥을 더한 네 개의 기둥을 합쳐 민생 기둥이라고 한다"며 "민생으로 정면 돌파하는 것이 민심에 가까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열성 당원들의 문자폭탄에 대해서는 "문자폭탄도 의견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문제를 삼을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표현방식이 너무 과도하다. 욕설은 적절하지 않다"며 내부 분열의 구실이 돼서는 안된다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오는 5월 2일 전당대회를 열고 신임 당대표와 5인의 최고위원을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