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형 기자
경찰의 노조 격인 직장협의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두고 실적 압박을 그만하라는 입장을 처음으로 냈다.
경기북부경찰청 직장협의회연대 류창민 대표는 지난달 30일 오후 9시 17분 'AZ(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관련 경기북부청직협연대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경찰 내부망에 올렸다.
류 대표는 입장문에서 "경찰로서 주어진 소중한 기회지만, 여러 가지 차마 밝히기 힘든 사유로(ex 가임기, 임산부, 기저질환 등) 직원들이 접종 고민을 하고 있다"며 "지휘부에서는 'No Show(예약 부도)' 언급을 하며 접종예약자에 대해 일괄적으로 예약에 대한 책임을 저버리지 말라며 접종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북부청장께서는 서한문에서 직원들이 이해해줘서 고맙다고 하셨지만,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며 "폐쇄적인 조직에서 상관에게 접종 관련 고민을 털어놓을 수 없는 환경이기에 인권 보호 측면에서 세심한 배려가 뒷받침돼야 직원들은 정말 이해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대표는 경기북부경찰청에 △가임기, 임산부, 기저질환 등 남녀불문 개인 고충에 대한 세심한 배려 △부서별 단체대화방 등에 접종률 등 순위 표시, 실적 압박 금지 △건강권을 위한 자율선택이 보장 등을 부탁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이에 대해 "임산부와 기저질환자 등은 의사와 상담해 접종 여부를 개인이 결정하고 있다"며 "정부의 사회필수요원 우선 접종 취지를 살리기 위해 예약 관련 통계를 취합하기는 했으나, 접종 관련해서는 통계를 취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일산서부경찰서 소속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50대 A 경위는 지난달 30일 AZ 백신을 1차 접종한 다음 날 호흡곤란 증상으로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호전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AZ 백신을 맞은 뒤 두통을 호소하던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50대 여성 경찰관은 지난 2일 의식을 잃은 뒤 뇌출혈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다.
이들은 기저질환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당국은 이들의 백신 접종과 증상의 연관성 여부를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