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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행 깬 윤석열, 조기 입당 가능성…국힘 당권 구도 변수되나

국회/정당

    잠행 깬 윤석열, 조기 입당 가능성…국힘 당권 구도 변수되나

    윤석열, 잠행 깨고 정진석·권성동 등 野 현역의원 접촉
    대선 스케줄, 이준석 '자강론' 맞서 나경원‧주호영 공세
    당 대표 선출 직후 윤석열 영입 움직임 급물살 예상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한형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을 열흘 가량 앞둔 가운데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현역 의원들과 연쇄 회동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고 있다. 차기 잠룡들의 이해관계가 걸린 대선 스케줄을 두고 당권 주자들 간 공방이 이어지면서 윤 전 총장의 움직임이 당 대표 경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잠행 깬 윤석열, 국민의힘에 손 내미나…대선 스케줄 공방 치열


    지난 3월 검찰총장 직을 사퇴한 윤 전 총장이 최근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을 잇따라 만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윤 전 총장은 총장 직 사퇴 후 노동 및 경제 전문가 등을 만나 조언을 들으며 이른바 '대선 공부'에 매진해왔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의 향후 대선 행보를 두고 제3지대 세력화 등 각종 설이 난무했지만, 야당 의원들과 직접 회동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사실상 국민의힘 입당설에 무게가 실린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외가인 강원도 강릉에서 권성동 의원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엔 정진석 의원과 단 둘이 만났고, 최근엔 당내 경제전문가로 꼽히는 초선 윤희숙 의원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4일 장제원 의원과 통화에서 대선 도전의 결심이 섰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직‧간접적으로 윤 전 총장이 접촉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만 4명인 점을 감안하면, 아직 알려지지 않은 비공개 회동이 상당수라는 게 중론이다. 윤 전 총장이 정치권 인사들과 본격 공개 행보에 나서면서 당 대표 경선이 진행 중인 국민의힘에선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스케줄이 도마에 올랐다.

    신진 돌풍의 주인공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대선후보 경선을 당내 일정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은 윤 전 총장 등 외부 인사 영입을 위해 당내 스케줄을 고집해선 안 된다고 받아쳤다. '자강론'을 주장하는 이 전 최고위원을 향해 경쟁 후보들은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이 전 최고위원이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등 계파 논쟁을 꺼내들기도 했다.

    ◇ 윤석열 공개 행보, 당권 구도에 파장…정치적 확대 해석 경계도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이 지난 29일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이 현역 의원들과 교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 대표 경선이 진행 중인 국민의힘 내에선 정치적 포석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정치 입문을 앞두고 현역 정치인과 접촉한 사실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윤 전 총장의 향후 행보를 읽을 수 있는 단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윤 전 총장 측은 정치적인 해석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1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의원들을 만난 건 사실이지만 다른 정치적 의도는 없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위원장을 역임한 비박계 권 의원과의 회동이 처음으로 언론에 알려진 점과 역시 비박계로 분류되는 장 의원과의 통화 등을 근거로 당권 경쟁에 우회적으로 모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 대표 후보로 뛰고 있는 주 의원이 탈당파 겸 비박계로 권 의원, 장 의원과 가까운 관계이기 때문이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 전 최고위원이 대선 스케줄과 관련해 외부 인사들에 대한 고려 없이 당내 경선 진행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의혹에 근거로 작용한다.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될 경우, 윤 전 총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홍준표 전 대표 등 외부에 있는 야권 대선 주자들의 입당 전에 경선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유 전 의원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만약 당대표가 되면 최대 피해자는 유 전 의원"이라며 "(대선 경선) 룰에 있어서 예를 들어 조금만 유 전 의원이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이준석이 (유 전 의원과 친분 등) 그것 때문에 그랬다' 이렇게 할 테니까 오히려 제가 방어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지 않냐"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의 행보와 관련된 정치적 파장을 두고 당내 의견은 엇갈린다. 당내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회동이 비박계든 뭐든 특정 계파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건 아닌 것 같다"면서도 "당원들 사이에서 이 전 최고위원 배후에서 유승민계가 당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TK 지역 한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이 당 대표가 된다고 해도 유 전 의원을 위해 막무가내로 뭔가를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영남 당원들도 유승민계인 이 전 최고위원을 뽑는 전략적 투표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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