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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태 반성' 송영길의 정면돌파…당내 잡음 극복이 변수

국회/정당

    '조국 사태 반성' 송영길의 정면돌파…당내 잡음 극복이 변수

    "인맥으로 스펙쌓기는 청년에 좌절 주는 일"
    86세대 맏형으로 "민주화운동하며 공정 외친 우리…반성해야"
    부동산 정책…세제는 풀고, 공급은 늘리고, 비리는 엄정대응 강조
    경선연기론 논란에는 "당헌당규 있다"며 원칙 고수 내비쳐
    宋측 "민주당의 합리적 대응 가능성 보여준 것…중도행보로 정권 재창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4·7 재보궐 선거 참패의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 당심-민심 간 괴리 극복을 위해 취임 후 민심청취에 매진했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6일 그 결과를 보고했다.

    적지 않은 기간 당내 갈등의 씨앗이 됐던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해 직접 사과하는 한편, 국민의 최우선 관심사로 조사된 부동산 정책 보완을 통해 중도표심 회복 정면돌파를 선언했지만 남은 길은 여전히 험난해 보인다.

    이날 송 대표의 보고회 발언 중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조국 전 법무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 논란에 대한 사과였다.

    그는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지위의 인맥으로 서로 인턴을 시켜주고 품앗이하듯 스펙 쌓기를 해주는 것은 법률에 저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런 시스템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청년에게 좌절과 실망을 주는 일"이라며 "조 전 장관도 수차례 공개적으로 반성했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보고 반성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86세대의 맏형 격으로 평가받는 송 대표는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들이 과연 자기 문제와 자녀들의 문제에 그런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해 민주당의 주류가 된 세대이자 부모세대격인 86세대에 대한 2030세대의 분노를 공감하고 누그러뜨리는데 공을 들였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조국의 시간'이 판매되고 있다. 이한형 기자

     

    조국 사태가 발발한 지 벌써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민심을 회복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관건은 이런 송 대표의 사과에 대한 당내 친문 진영의 반발을 얼마나 잡음없이 수습하느냐 여부다.

    지난 전당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수위를 차지한 김용민 의원은 송 대표의 입장 표명 전부터 "민주당이 사과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또 다른 당 지도부 관계자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조 전 장관 가족과 관련한 재판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 대표가 나서서 사과를 하는 것은 좋지 않은 신호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권리당원 및 정책제안 게시판은 강성 당원들의 송 대표 비난 글로 도배됐다.

    "국민이 조국 때문에 좌절하냐", "윤석열 하극상에 정당성만 부여하고 있다", "조국을 지키자는 사람은 우매한 사람이냐"며 송 대표의 대표직 사퇴를 촉구했다.

    그럼에도 송 대표의 중도표심을 향한 행보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송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미 지난 재보선과 그간의 민심 청취를 통해 이 문제를 딛고 넘어가야만 대선에서 중도층에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이 자명해졌다"며 "특정인에 대한 잘못, 특정 집단의 잘못을 지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가치인 공정을 다시 회복하자는 차원의 반성인 만큼 더 이상 새로운 논란이 불거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과의 효과가 빛을 바라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적 성과가 뒷받침돼야 함을 알고 있는 송 대표는 부동산 정책 효과 극대화에 매진할 방침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 대국민 보고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그는 당내 정책 의원총회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던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 상향과 양도소득세 완화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종부세 기준 상향을 "부자 감세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저희 정부에서 부여한 (임대사업자) 특혜를 축소하거나 취소하면 여러 논란이 있지 않겠느냐" 등 작심발언을 쏟아내며 부동산 민심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 부동산 특위를 통해 자신이 인천시장 시절 시작했던 '누구나집'을 비롯한 추가 공급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지난 재보선에서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던 부동산 투기와 관련해서는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결과가 나오면 본인들 소명을 들어보고 미흡할 경우 수사기관에 이첩하겠다"며 당내 의혹자에 대한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대선 경선 관리와 관련해 가장 큰 관심사인 경선 연기여부에 대해선 "여러가지 의견을 대선기획단 출범을 통해 구체적으로 점검해 가겠다"면서도 "당헌·당규에 규정돼 있다"며 원칙론에 다소 무게를 뒀다.

    야권의 후보 선출 시기를 고려하는 것인 당헌·당규상 경선 시기 조정을 가능하게 한 '상당한 사유'로 볼 수 있는 것인지 여부, 경선 연기를 위해서는 후보들 간의 합의가 필수적인데 일부 후보가 적극 반대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또 한 차례 당헌·당규를 넘어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보다는 원칙 고수라는 기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에서다.

    송 대표 측 관계자는 "조국 사태 사과, 부동산 세제 완화와 공급 확대, 경선 원칙 강조, 이들은 민주당이 어떤 사안에도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송 대표의 중도적이고 원칙적인 행보가 계속된다면 정권 재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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