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인도의 코로나19 중환자 교민을 싣고 한국으로 이동 중인 에어앰뷸런스 내부. 플라잉닥터스 제공
해외에서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릴 경우 국내 이송에만도 막대한 비용이 드는 등 곤경에 처하는 사례가 앞으로는 다소나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3일 김부겸 국무총리 주재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해외 우리 국민 환자 이송‧보호체계 개선방안'을 심의, 확정했다.
이는 해외 체류 중에 응급 상황 발생시 현지의 높은 의료비나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 수준 때문에 국내 치료를 원해도 현실적 제약이 많은 사정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 2019년 미국 그랜드캐니언 여행 중에 추락 사고를 당한 한국 대학생이 10억원에 이르는 치료비와 2억원의 에어앰뷸런스(의료 항공기) 비용으로 큰 어려움을 겪은 게 대표적 사례다.
2018년에는 이송업체의 장비와 경험 부족으로 우리 국민 뇌손상 환자가 필리핀에서 국내로 이송 중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정부는 소관 부처가 불명확했던 해외 환자 이송‧보호 전반을 외교부가 총괄하고 보건복지부는 민간 이송지원업체 관리, 소방방재청은 응급의료상담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도록 했다.
복지부는 과대광고 등의 문제가 잠재해있고 현황 파악조차 쉽지 않은 이송지원업체 관리를 위해 법적 근거부터 마련하기로 했다.
사고나 질병 발생시 높은 의료비용을 줄이기 위한 여행자보험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 등이 나서 '현지 14일 입원 조건' 등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약관을 수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우리 국민의 여행자보험 가입률은 2019년 기준 11.9%로 영국(75%)이나 미국(34%)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현지 영사조력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의료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현재 시행중인 통역 지원도 전문화된 의료통역으로 보강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우리 국민이 많이 방문하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에 대해서는 상호협약을 통해 현지 공공 구급차를 우리 국민 환자 이송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