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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한일 약식회담, 밥 한 번 먹자 수준 아니었다"

국방/외교

    김준형 "한일 약식회담, 밥 한 번 먹자 수준 아니었다"

    약식정상회담 파토낸 日, 부러워서 심술
    日, 실용전략외교 아닌 기싸움외교로 실책
    계속 조건 거는 일본을 보며 미국도 당황
    日 태도, 우리에게 안 불리해.. 시간 필요
    한일 갈등, 결국 미국의 중재로 풀려야
    G7, 한미정상회담 성과의 확장다변화 계기
    G7 중국 견제 부담? 우리는 실리만 챙겨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

    G7 정상회의가 마무리됐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가 중국을 대놓고 배제했다. 중국은 트럼프 때보다 바이든이 더 하다 하면서 지금 대노하고 있다, 이런 뉴스들이 주로 들리는 가운데, 우리 눈에 띄는 또 하나의 포인트가 있습니다. 바로 일본 스가 총리의 태도입니다. 아직 두 정상은 한 번도 회동을 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 G7으로 모인 김에 약식 정상회담을 하자고 약속을 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일본이 일방적으로 취소를 했답니다. 심지어 시간, 장소까지 다 정해놓고 취소했다는 거, 뒷소문이 아니고요. 우리 당국자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본은 지금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얘기인지, 이게 사실이라면 일본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국립외교원 김준형 원장님과 얘기해 보죠. 원장님, 나와 계세요?

    ◆ 김준형>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안녕하세요. 일단 팩트부터 확인을 하고 싶은데 약식 정상회담이 약속됐던 게 맞습니까?

    ◆ 김준형> 네,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지금 일본 관방장관은 뭐라 그랬냐 하면, 약속 지켰다 일방 취소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사실이 아니다. 일정 등의 사정으로 한일정상회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이렇게 말을 했어요.

    ◆ 김준형> 그렇게 부인할 수 있는 이유가 그 분위기를 좀 보셔야 되는데, 정식회담이 있고 약식회담이 있습니다. 약식회담은 이제 옆에 웨이팅이나 홀딩룸이라고 합니다. 거기에서 대기를 하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은 약간 10분 정도 했거든요. 정식회담이면 아마 일본이 거절하고 나서 이렇게 부인하지 못할 겁니다. 그런데 약식회담은 그 옆에서 잠깐 만나서 환담하자는 식이었으니까 약속했던 걸 취소하고도 약속 안 했다고도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결례가 아니라는 뜻은 아니지만, 일본이 그렇게 부인하는 건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부인하는 것 같습니다. 거꾸로 얘기하면 그것은 사실이었다, 이렇게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동그라미 표시)이 12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주재한 만찬 자리에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만나 인사를 나누는 모습. 일본 ANN방송은 이 현장을 단독으로 촬영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김현정> 그 약식회담은 누가 어느 선에서 잡는 거예요?

    ◆ 김준형> 그건 전부터 잡을 수도 있고요. 시간은 마크롱 대통령도 10분 정도 만났기 때문에 깊은 얘기는 못하는 거거든요. 워낙에 말씀하신 것처럼 한일정상회담이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단 말이에요. 전화통화만 했기 때문에 사실 상견례 자체도 굉장히 중요하고 또 우리가 한일관계를 개선하려는 마음들이 있는데 일본이 사실상 이거를 거부한 것과 같은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아니, 저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지금 외교부 당국자 워딩이어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게 설마 문 대통령이 그 약속된 장소에서 기다리는데 일본이 안 나타났다는 얘기인 거예요. 아니면 가기 전에 그래도 취소는 된 거예요, 어떤 거예요?

    ◆ 김준형> 저도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일본이 취소한 것은 분명해 보이고요. 이거는 이게 결국 일본이 결례지만 놀랍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일본의 자세가 일관되게 이래 왔었거든요. 지금 반응도 자기들은 외교적 결례를 한 것이기 때문에 부인을 하지만 그 전에도 사실 한일 정상을 만나기 위해서는 조건을 계속 달았던 거거든요.

    ◇ 김현정> 달았었죠.

    ◆ 김준형> 자기들이 소위 말하는 세 가지 선결 조건을 항상 내세웠습니다. 1965년 그대로 받아라, 위안부 합의 그대로 받아라. 강제징용 뒤로 물려라, 이 세 가지, 이거는 완전히 굴복을 요구하는 굉장히 외교적 무례인 거죠. 우리 항복을 전제로 만나준다는 이런 거죠, 사실은.

     


    ◇ 김현정> 지금 청취자 질문도 많이 들어오는데 혹시 약속이라는 것이 우리 지나가다가 밥 한 번 먹자 하는 식으로.

    ◆ 김준형> 그거는 아니죠. 그거는 아닙니다. 분명히 아닙니다. 공식적인 것이고.

    ◇ 김현정> 공식적인 것이고. 그러면 약식회담의 이런 건 문서로 남겨놓거나 원래 이렇지는 않아요?

    ◆ 김준형> 글쎄요. 그렇지는... 회담을 하면 회담 자체는 당연히...

    ◇ 김현정> 약속, 약속에 대한 서약 같은 거. 문서 같은 건 안 남겨 놓습니까?

    ◆ 김준형> 네. 그런 거는 아닌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밥 한번 먹자, 이런 식의 서로가.

    ◆ 김준형> 그거는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는 말씀.

    ◆ 김준형> 부딪히면서 잡은 게 아니라, 약식회담이라도 약속한 거죠.

    ◇ 김현정> 약속된 거다, 밥 한번 먹자, 이쪽하고 저쪽이 이렇게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건 무례한 결례입니다. 외교적으로 심각한 결례를 행한 건데, 그럼 왜 그랬는가, 이건 어떻게 보세요?

    ◆ 김준형> 지금 사실 보면 미국 쪽에서도 한미일, 한일, 한미, 다 만나길 원하거든요. 중국 때문에. 한일이 사이가 나쁜 게 미국의 대중 전략에 있어서 상당히 부담이 되거든요. 그래서 지금까지의 3자 안보실장이 워싱턴에서 만난다든지. 또 미국의 자세는 한미일이 모이고 친하자, 한일이 문제를 해결해라, 그렇게 얘기하면 일본은 항상 거부를 했고요. 우리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이게 사실 2015년에 우리가 일본과의 회담에 과거사를 연결해서 위안부 등 조건을 걸었던 부분에 대해서 미국도 비난을 하고 일본도 비난을 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정반대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만나서 한일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하는데, 일본은 조건을 겁니다. 그런데 그 조건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의 완전한 항복을 전제로 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이게 보시면 일본이 지금 사실상 바이든 정부가 일본에게 굉장히 우호적이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2015년의 일도 있고 그다음에 중국에 대해서 일본의 협조에 대해서 미국이 상당히 좋아하는데, 오히려 지금은 일본이 이것을 연계시켜서 계속 조건을 거니까 미국이 오히려 당황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왜 그러는 거예요, 일본은?

    ◆ 김준형> 일본은 그런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심술도 나는 것 같고요. 한국이 계속 부각이 되고.

    ◇ 김현정> 심술이요?

    ◆ 김준형> 네, 그런데 심술뿐만 아니라, G7에서 한국이 중심이 되면서 일본의 분위기가 한국을 이참에 확실하게 본때를 보여주지 않으면 차후에 힘들다, 그다음에 국내적인 우익 정권이 가지고 있는 국내적인 여론에 대한 반응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제가 전략적으로 생각하면 일본 입장에서 생각하면 오히려 자기에게 우호적인 바이든 정부가 등장했을 때 회담을 하면서 자기들의 이익을 사실상 챙기는 실용적 전략으로 나가지 않고 굉장히 기싸움을 하고 한국을 이참에 다음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 확실히 본때를 보여주자는 식으로 사실상 잘못된 전략으로 가고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렇네요.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마주치기는 했어요. 여기에 대해서도 한일 간의 시각 차가 있습니다. 우리 청와대는 우연히 만났다, 이렇게 표현하고 일본에서는 문 대통령이 찾아와서 인사를 했다, 이렇게 밝히고 있고 이것도 일종의 기싸움 같은 느낌이 드네요.

    ◆ 김준형> 그게 어떤 다른 룸으로 간 것도 아니고 그 룸이 크지도 않은데 그걸 찾아가고 찾아옵니까? 그리고 대인배처럼 지나가면서 인사를 먼저 하는 것이고 뭐가 가서 찾아가서 조아리는 것처럼 마치 그런 분위기로 만들어 가는 것 자체가 일본이 굉장히 편협하게 외교를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렇죠. 지금 우리 한국이 이번 G7에 공식 초청받아서 가고 뭔가 위상이 높아지는 데 대해서 일본이 상당히 불편한 거죠?

    ◆ 김준형> 네, 그 불편에 대한 심술이 있고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전반적으로 지금 그 전에 아베 정부가 강제징용 문제에서 끌려가지 않고 한국에게 확실하게 다짐을 받아야겠다는 게 너무 강해서 실질적으로 외교적인 실수를 좀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한일관계가 좀처럼 개선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이게 지금 몇 년을 끌고 있는 거고 우리 정부는 이제는 뭔가 풀어보겠다는 의지가 확실히 보이거든요.

    ◆ 김준형> 누가 봐도 한국은 얘기를 하자고, 만나자고 얘기를 하는 건데 일본은 그런 어려운 조건을 한국에 그냥 항복을 전제하는 조건을 내세운다는 것은 한국에 외교적으로 결코 불리하지 않습니다. 물론 한일관계를 개선해야 되지만 우리가 그렇게까지 굴욕적으로 할 필요는 없는 거거든요. 사실 시간이 좀 필요해 보이고요. 그러나 우리 정부는 한일관계는 개선돼야 된다라고 하는 입장이 있으니까 미국이 중재를 하는 것이 제일 맞다고 보고요. 일본이 그런 부분에서 이러한 전제조건들을 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김준형 국립외교원장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이번 G7 정상회의 어떻게 평가하세요?

    ◆ 김준형> 아니, 지금 조금 전에 말씀하신 것처럼 굉장히 타이밍도 좋고요. 왜냐하면 한미정상회담에서 사실상 우리가 글로벌 협력 파트너로서의 어떤 역할을 인정받았고 우리의 그런 잠재력이 인정받았는데 바로 G7에서 이게 한미 일변도가 아니라 사실 글로벌하게 하려면 지금 유럽하고도 사실 다변화를 해야 되고요. 우리가 보면 가치적인 측면, 인권이나 민주주의나 자유무역에서 상당히 모델 국가가 되는 것이고 실력이 있단 말이에요. 백신 생산능력이나 제조업이나 반도체나 이런 부분에서 그냥 당위적인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한국이 지금의 타이밍에 많은 나라들이 실질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외교의 한 기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부분은 좀 걸리더라고요. 이번에 G7이 대놓고 중국을 배제해버렸잖아요. 심지어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껄끄러워하는 걸 다 집어넣었더라고요. 인권문제며 뭐며. 그런데 거기에 우리가 초청 자격이지만 거기에 우리도 합승을 했기 때문에 이거 미국하고 중국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이거를 풀어가야 되는가 좀 애매해진 측면도 있는 것 같아요.

    ◆ 김준형>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사실상 본국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 그런 대중국 성명에 우리가 사인을 한 국가가 아니거든요. 오히려 거기에서 빠지면서 그러나 열린 사회와 경제라는 부분에서 보편적인 가치를 얘기한 것은 지난번에 한미정상회담 때 중국을 적시하지 않고 했던 부분에서 우리가 사실은 실리는 다 챙겼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 김현정> 우리는 실리를 다 챙겼다.

    ◆ 김준형> 오히려 G7 국가가 지금 오늘 나토와 바이든 대통령이 만나면서 대중 견제는 확실해지고 있지만 사실 이들 국가도 중국을 아주 적대하는 데 대해서는 부담을 가지고 있거든요. 이거를 거꾸로 해석하면 그런 부담을 가진 국가와 우리가 연대를 하면 훨씬 더 나중에 완충시킬 수도 있고 또 중국의 압박을 분산시킬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저는 이 기회에 유럽과 다른 국가들, 프랑스나 독일이나 호주나 이런 국가들 소위 말하는 2열에 있는 국가들이 사실 연대를 해서 미중을 완충시키고 사실 그것을 압박을 분산하는 그런 전략도 생각해 볼 때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미국, 그러니까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보다 더 하다 맞습니까? 중국에 대해서. 중국에서는 그런 평이 나오던데.

    ◆ 김준형> 뭐냐 하면 트럼프는 굉장히 즉흥적이었고 감정적이었고 일방적이었지 않습니까? 그런데 바이든 정부는 지금 편을 모으고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편을 모아요?

    ◆ 김준형> 아시아도 편을 모으고. 그러니까 전방위적으로 소위 말하면 동맹국가 파트너국가를 모아서 압박을 하니까 그리고 계속 정당성 있는 가치들을 내세우니까 지금은 훨씬 더 부담스러울 수는 있죠.

    ◇ 김현정> 인권이니 이런 것들을 얘기하니까.

    ◆ 김준형> 그런데 또 약점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것들이 시간이 걸립니다. 예를 들면 트럼프는 바로 때렸거든요.

    ◇ 김현정> 바로 때렸죠.

    ◆ 김준형> 관세 25% 때린다든지. 그런데 바이든 정부는 다른 국가와 정당성을 확보하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사실 중국도 저렇게 자기 변호를 하고 비판을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게 또 시간이 가는데도 중국이 변하지 않을 경우에 이게 오히려 또 역풍이 될 수 있는 측면도 될 수 있습니다.

    ◇ 김현정> 미국하고 중국 관계는 계속 쭉 이렇게 가는 겁니까?

    ◆ 김준형> 구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소위 말하는 전체 판도 1,2위 국가가 누가 이기고 결과에 상관 없이 상당 기간을 엎치락뒤치락 하는 게 전체 국제질서의 판도를 흔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구조적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알겠습니다. 이번 G7 전체적인 평가, 그리고 일본 스가 총리의 태도까지 분석해봤습니다. 김준형 원장님, 고맙습니다.

    ◆ 김준형>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국립외교원 김준형 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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