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엄용훈 사무국장, 정지영 조직위원장, 신철 집행위원장, 김영덕 수석 프로그래머.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장르 영화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25번째 개막을 앞두고 오직 부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주요 포인트를 공개했다.
나홍진 감독의 제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호러 영화 '랑종'부터 '킹덤'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를 비롯한 유명 영화 창작자들의 마스터 클래스, BIFAN의 시그니처를 꿈꾸는 '괴담 프로젝트'와 'VR(가상현실) 영화'까지 다양한 상영작과 프로그램이 올여름 장르 영화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15일 오전에 열린 BIFAN 기자회견에는 정지영 조직위원장, 신철 집행위원장, 김영덕 남종석 모은영 박진형 김종민 프로그래머, 엄용훈 사무국장이 참석해 오는 7월 8일 개막하는 BIFAN에서 눈여겨봐야 할 지점들을 소개했다.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신철 집행위원장은 "지난 2년 코로나19와 알고리즘이라 이야기하는 컴퓨터 코드 등 보이지 않는 요소에 우리는 큰 영향을 받았다"며 "관객도 변하고 있고, 영화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변해왔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도 그 영향을 없어지지 않고 영화계와 인류에 큰 영향을 줄 것 같기에 올해는 그러한 변화에 관해서 이야기하는 장을 마련해보려 한다. 새로운 제언을 BIFAN에서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 47개국 258편 출품작 중 월드 프리미어 '97편'…나홍진 제작 '랑종' 최초 공개올해로 25회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는 주류에서 비켜난 수상한 장르 영화의 재능들을 열렬히 지지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 '이상해도 괜찮아'(Stay Strange)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이번 BIFAN에서는 장편 95편, 단편 114편, XR 49편 등 47개국에서 온 258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이 중 97편은 월드 프리미어라는 점도 눈에 띈다.
BIFAN을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개막작 '만 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어'(감독 구파도)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로 인기가 높은 구파도 감독이 한국 제작사와 손잡고 만든 영화다. 번개에 맞아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 샤오룬이 생전에 연인이었던 샤오미와 우연히 마주치면서 겪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나홍진 감독 제작·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연출 '랑종'. ㈜쇼박스 제공
특히 신철 집행위원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은 나홍진 감독 이 제작하고 태국 영화 '셔터'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한 '랑종'을 세계 최초 공개하게 됐다는 점이다. 대단히 자랑스럽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국 산골 마을,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피에 관한 세 달간의 기록을 그린 '랑종'은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선보이는 새로운 프로젝트이자 첫 제작 작품이다. 특히 나홍진 감독이 기획과 제작은 물론 직접 시나리오 원안을 집필했으며 '셔터'로 태국 호러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피막'으로 태국 역대 흥행 1위를 기록한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은다.
또한 이번 BIFAN에서는 지난 5월 11일 갑작스럽게 타계한 고 이춘연 영화인회의 이사장이자 제작사 씨네2000 대표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춘연 대표가 제작했던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더 테러 라이브'를 상영하며 '영화인들의 맏형'으로 불리는 한국 영화계 큰 별을 기릴 예정이다.
BIFAN 인기 프로그램인 '월드 판타스틱 레드' '월드 판타스틱 블루' '금지구역' '패밀리존' '스트레인지 오마쥬' 등에서는 이번에도 전 세계 장르 영화의 폭넓은 스펙트럼과 전통적인 장르영화 바깥의 독특하고 독창적인 작품을 만끽할 수 있다.
나홍진 감독.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 나홍진·김은희·김동현·에릭 오 등을 만나는 마스터 클래스영화제를 찾는 영화 팬들을 설레게 하는 건 새롭고 다양한 작품만이 아니다. 영화 창작자와의 만남과 그들과의 대화 또한 영화제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BIFAN이 지난해 유네스코 창의도시 부천시와 손잡고 출발시킨 괴담 프로젝트 '괴담 캠퍼스' 괴담 기획개발 캠프 프로그램 중 하나로 '곡성' 나홍진 감독, 김동현 메리크리스마스 영화사업부 본부장,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를 초청했다.
올해 '부천 초이스: 장편' 부문 심사위원기도 한 '아메리칸 히스토리 X' '레이크 오브 파이어' 등을 연출한 토니 케이 감독 역시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영화인들과 만날 예정이다.
여기에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감독 에릭 오의 특별전에서는 올해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던 '오페라'를 비롯해 이번 BIFAN을 통해 2D 버전과 VR 버전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나무' 등 9편의 작품이 공개된다. 이와 함께 에릭 오 감독의 마스터 클래스를 만날 수 있다.
비욘드 리얼리티 선정작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 오직 부천에서…비욘드 리얼리티, 그리고 괴담 프로젝트올해도 BIFAN에서는 XR(확장현실) 부문 비욘드 리얼리티와 괴담 프로젝트를 마련해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올해로 여섯 번째 전시를 맞는 비욘드 리얼리티는 다른 세계로 이어지는 관문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한다. 가상현실 애니메이션의 대표적인 스튜디오인 바오밥 스튜디오의 주요 초기작부터 최신작까지 감상할 수 있는 '바오밥 스튜디오 특별전'을 비롯해 칸영화제 XR, 뉴이미지영화제 등이 참여한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XR3의 전시 협력 파트너로서 영화제 기간 중 관객에 선보일 예정이다.
김종민 프로그래머는 "형식적으로 새로운 부분이 많아서 많은 관객과 창작자가 보고 많은 영감을 얻어 가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다"고 전했다.
부천의 시그니처를 꿈꾸는 괴담 캠퍼스는 시즌 2를 맞이했다. 괴담의 발굴과 수집, 괴담 단편 제작지원으로 시작한 괴담 아카이브 사업이 괴담 프로젝트 시즌 1이라면 올해는 창작지원사업을 대폭 강화했다. 시즌 1의 단편 제작지원작 역시 올해 영화제를 통해 공개한다.
김영덕 프로그래머는 "부천이 가진 창의성, 상상력에 기반한 콘텐츠야말로 우리의 가장 큰 자원이라는 생각에서 괴담 프로젝트를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며 "올해 트레일러나 전체적인 이미지 콘셉트와 전략 역시 '괴담'이란 주제로 해봤다"고 말했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성과를 내고 있는 게 선댄스 랩(Sundance Lab)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을 비롯해 굉장히 많은 뛰어난 영화작가들이 선댄스 랩을 거쳤다"며 "부천에서 괴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뛰어난 작가들을 발굴해 교육하고 서포트 해 작가들이 탄생하는 부천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오는 7월 8일부터 18일까지 부천시청 어울마당, CGV소풍, 판타스틱 큐브, 부천아트벙커B39는 물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웨이브에서 즐길 수 있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포스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