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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강준만 "윤석열 악마화로 尹 키운게 누구인가"

정치 일반

    [인터뷰]강준만 "윤석열 악마화로 尹 키운게 누구인가"

    정치판 싸움이 시민들 일상 속으로
    윤석열 악마화는 文 정부 최대 실수
    적폐수사엔 박수, 조국 수사엔 쿠데타?
    ‘너는 악 나는 선’ 10:0 선악구도 문제
    정의로운 사람들, 집단사고 함정 빠져
    새로운 시대정신은 “61년 체제 종언”
    반독재 투쟁 벗어나 협치·소통으로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우리 사회의 인물비평이라는 새로운 장을 연 인물이 있습니다. 정치인, 지식인, 이런 주요 인사들을 실명으로 비판하면서 우리 사회 비평 문화의 한 획을 그은 분이죠. 바로 전북대 강준만 명예교수입니다. 강준만 교수가 펴낸 "인물과 사상"이라는 간행물은 2000년대 참 이슈였는데요. 실명으로 인물 비평을 하다 보니까 안 좋은 소리도 많이 들어야 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7년을 이어온 그 작업이 중단됐다가 이번에 다시 "THE 인물과 사상"으로 부활했습니다. 전북대학교 강준만 명예교수 지금부터 직접 만나보죠. 강준만 교수님 안녕하세요.

    ◆ 강준만> 네, 안녕하세요. 강준만입니다.

    ◇ 김현정> 사실은 인물을 탐구해서 비평한다는 게 이게 보통 작업이 아닐 텐데 이 시점에 다시 시작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 강준만> 예전에 안 좋은 소리 많이 들었거든요. 그게 조금 한 맺힌 것도 있고요. 그런데 제가 예전하고 달라진 건 최근에 제가 개인적으로 절박하게 느끼는 게 소통이 안 되는 세상이 됐더라고요. 훨씬 더 심해진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습니까?

    ◆ 강준만> 그래서 저 나름대로 이제, 정년(퇴임) 하고 나서 내 나름대로 기여할 게 조금이라도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소통을 중심 키워드로 놓고 한번 이야기를 해보자. 그래서 예전처럼 무조건 때리고 까고 그런 게 아니고 ‘왜 이분은 말씀을 이렇게 하시지? 이거는 조금 소통이 아니지 않나요?’ 조금 그런 이의제기 한번 해 보고 싶은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전에도 사실은 지역주의라든지 이런 갈라짐은 있었어요. 진보와 보수로 갈라지고 지역으로 갈라지고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더 복잡다단하게 갈라지고 그 갈라짐 속에서 소통이 안 되고 그렇습니까?

    ◆ 강준만> 지금 말도 못 하죠. 그래서 정치 이야기를 할 수가 없어요.

    ◇ 김현정> 정치 얘기를 할 수가 없어요?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좀 이런 닫힌 구조가 있다’?

    ◆ 강준만> 닫혔죠. 닫혔는데 제가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저도 과거에 그랬었고 그러니까 비판을 어떻게 보느냐 하는 문제 설정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익숙해 있는 건 좀 거칠게 말하자면 비판을 너 죽어라. ‘너 잘 돼라 비판’은 비판으로 안 보시는 거예요. 우리가 내부적으로도 그렇잖아요. 당 내에서 어떤 인사가 ‘우리 당이 이러면 안 된다’라고 쓴소리를 하면 내부 고발성의 조금 고언을 하면 그게 아주 예외적인 것으로 취급받고 또 아주 조금 몰매를 맞기도 하고 지난 반세기 넘게 이끌어왔던 비판 문화는 ‘너 죽어라’ 그야말로 정치판의 이전투구를 사회 일반에서도 보통 사람들 유권자들까지 ‘너 죽어라’ 이거는 정말 아니지 않는가.

    그러면 한번 우리가 발상의 전환을 해서 ‘너 잘 돼라’로 한번 해보자. 그러면 좋은 점이 많거든요. 일단 내부적으로 같은 편, 내부에서 비판을 하면 가장 좋은 점이 악의적인 비판은 안 합니다. 잘 돼라는 취지니까. 그리고 비판이 정교해져요. (내부를) 잘 아니까요.

    ◇ 김현정> 그럼 각 정당마다 내부 비판이 더 많이 나와야 된다는 이야기고.

    ◆ 강준만> 그게 주류가 되고 상대 정당을 향해서 하는 ‘너 죽어라 비판’도 있을 수 있겠죠. 타격을 입히기 위한 비판. 그게 오히려 조금 비주류가 되는 그런 세상을 제가 이제 꿈꾸는 거죠.

    ◇ 김현정> 지지자들 안에서도 오히려 더 비판이 활성화되어야 되는데 지금은 오히려 서로 다 못 하게 막아버리잖아요?

    ◆ 강준만> 막아버리고요. 정말 이게 가슴 아픈 게 왜 우리가 정치로 인해서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 삶에서도 아예 싸우고 하는 게 이게 비일비재합니다.

    ◇ 김현정> ‘정치권의 이전투구가 일상으로까지 옮겨왔다’?

    ◆ 강준만> 그렇죠, 그대로 일상으로 옮겨왔고요. 이게 또 수요, 공급의 원리에 의해서 일상으로 옮겨왔기 때문에 이 공급 쪽에도 영향을 미쳐요.

    ◇ 김현정> 서로 역시너지를 내고 있네요.

    ◆ 강준만> 그렇죠. 정치인들도 눈치 보거든요. ‘열성지지자들의 생각은 이러하신데 내가 감히 여기에 반하는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실제로 그 열성지지자들의 대체적인 생각에 반하는 주장을 했다가 아주 된통 혼나신 분들이 많거든요. 그러면 도대체 정치가 이게 쇄신할 수 있는 길이 어디에서 찾을 수 있냐 이거죠. 문제가 심각하다는 겁니다.

    ◇ 김현정> 교수님이 인물비평, 특히 권력을 가진 쪽에 대한 비판을 과거부터 지금까지 쭉 하고 계시는데, 교수님도 그런 문자폭탄도 받아보시고 막 이러셨어요?

     


    ◆ 강준만> 제가 공론장에 뛰어들어서 말을 하겠다고 나선 사람 아닙니까?

    ◇ 김현정> 그렇죠.

    ◆ 강준만> 그러니까 이거는 최소한의 비용이죠, 제가 치러야 될. 그래서 저 개인에 대해서는 불만이 전혀 없는데 더 가혹한 어떤 비난, 욕설을 하셔도 다 좋은데 일반적인 보통 사람들, 시민들까지도 어떻게 한마디 한 게 언론에 이게 나가고 그러면 엄청난 보복과 악플과 아주 자영업 하는 분들은 장사를 못 할 정도, 그 상황이 되고 있단 말이죠. 이건 아니지 않은가. 한번 우리 다 같이 생각을 해보자. 제 취지는 그렇습니다.

    ◇ 김현정>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메시지가 그거더라고요. ‘증오와 혐오의 정치를 넘어야 된다’ 그런 메시지를 던지고 계시더라고요. 책 이름처럼 인물들에 대한 치밀한 탐구와 평가가 나오더라고요. 문재인 대통령부터 윤석열 전 총장, 추미애 전 장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윤호중 의원, 고민정 의원, 또 방송인 김어준 씨 등등 한 10명에 대한 인물 비평이 이번 호에는 실렸던데, 첫 호에서 10명은 어떤 기준으로 고르셨을까요?

    ◆ 강준만> 소통이죠. 자기편을 떠나서 정말로 소통을 하려고 하는 의지와 행동양식이 뒷받침되지 않은 발언에 대해서는 그거 아닌 것 같다. 상대편을 악마라고 예를 들어서 욕해버리면 그쪽하고는 소통을 포기하겠다는 뜻인가요? 이건 아니잖아요.

    ◇ 김현정> ‘구체적인 인물들의 사례로서 그 소통이 막히는 이유는 뭔지, 혹은 잘하고 있으면 잘하는 이유는 뭔지는 찾아보시겠다’ 그 말씀이시군요?

    ◆ 강준만> 그렇죠.

    ◇ 김현정> 그렇게 해서 그 사례로써 들 만한 인물 10명을 추리셨는데 이게 4.7 재보선 막 치르고 대선 시작되는 국면에서 나왔기 때문인지 여당이 왜 재보선에서 대패했는지에 대한 분석들도 나오고 있더라고요.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의 치명적인 실수의 하나로 ‘윤석열의 악마화를 지적하셨어요. 어떤 의미입니까?

    ◆ 강준만> 저는 정말 이 주제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아요. 그냥 입 밖까지 막 나옵니다. 지나가면 붙들고 말하고 싶어요.

    ◇ 김현정> 그 정도로 부글부글 끓으셨어요? 이 부분을?

    ◆ 강준만> 네, 왜 그러냐 하면 이렇게 싸울 일이 아니라는 거죠. 무슨 말이냐 하면 선악 이분법에 근거해서 ‘나는 이쪽 편, 너는 저쪽 편’ 그리고 10 대 0의 선악으로 규정을 해버립니다. 10 대 0인데, 제 주장은 10 대 0인 경우는 우리의 일상적 삶 안에서는 거의 없다는 거죠. 대체적으로 보면 우리가 일상적 삶에서 어떤 사람하고 갈등을 빚더라도 40 대 60, 또는 30 대 70, 또는 20 대 80. 쌍방 간에 어떤 누가 더 결함이, 흠이 많고 그런 정도인 거지 이거를 어떻게 10 대 0으로 봅니까? 그런데 여태까지 지난 한 20, 30년간 쭉 이루어져 온 것을 보면 10 대 0의 전쟁으로 지금 치러져 왔지 않습니까? 10 대 0이 아니죠.

    ◇ 김현정> ‘나는 완전무결하고 저쪽만 10의 잘못을 했다라고 상정을 하고 가버리기 시작하면 소통이 막혀버린다’는 말씀이시군요?

    ◆ 강준만> 소통이 막혀버리고요. 자기 정치적 주장이 거의 종교처럼 돼버립니다. 즉, 윤석열 전 총장이 문제가 있었고 잘못이 있었다, 이거예요. 저도 일정 부분 동의를 해요. 그 조국 전 법무부장관 지지하는 분들의 그 감정을 저도 상당 부분 공유하거든요. 거기까지는 좋은데 이분이 맞아야 할 매 정도의 상응하는 매를 때리고 있느냐. 제가 볼 때는 공명심이었어요.

    ◇ 김현정> 윤석열 전 총장의 조국 전 장관 수사, 그 부분 말씀이신가요?

    ◆ 강준만> 그렇죠. 생각을 해 보세요. 문 정권 출범 하고 2년간 적폐청산 수사를 서울지검장으로서 맹렬하게 해서 박수를 받았잖아요. 그때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누구였습니까?

    ◇ 김현정> 조국 수석이었죠.

    ◆ 강준만> 조국 수석이었던 그 2년간 검찰의 거친 수사로 인해서 자살한 사람이 4명이 나왔어요. 그때 우리 진보 진영 쪽에서 단 한 번이라도 ‘수사가 너무 거칠다,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 특수부 문제 있다. 검찰 개혁해야 된다’ 그 목소리가 나왔었냐 이거예요. 한 번도 안 나오고 뜨거운 박수를 쳤단 말이에요. 그러다가 조국 법무부장관 내정되고서 흔히 하는 말로 8.27 쿠데타라고 그러세요. 그분들은. 그거 나오고 나서 180도로 돌변해버린 거예요.

    ◇ 김현정> ‘윤석열 총장은 조국 전 장관 수사를 전에 하던 대로 계속 하던 것뿐인데, 그거를 바라보는 태도가 바뀌어버렸다’?

    ◆ 강준만> 바뀌어버렸죠.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거예요. 대통령이 임명하려고 하는 감히 조국을 이렇게 거칠게 수사를 해? 그러면 그거를 ‘아,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고 저분의 공명심을 너무 키워놨구나’ 거기서 이렇게 출발을 했으면 절대로 이 문제가 이렇게, 오늘날 이렇게까지 문 정부에게 치명적인 타격은 안 됐을 거라는 거예요.

    그런데 그때 많은 분들이 그거를 쿠데타로 규정을 했거든요. 정치인들만 그런 게 아니에요. 진보 진영에 언론에 나오는 담론들 한번 보세요. 다 쿠데타라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거는 제가 볼 때는 누워서 침 뱉기예요. 문 정부를 겨냥한 쿠데타였다? 그게 말이 되나요? 왜 말이 안 되냐면 2년간 뜨거운 지지를 보낸 데다가 실제로 조국 장관에 대한 수사를 들어가고 나서도 여권 내부에서 여전히 윤 총장을 지지했던 분들이 있었단 말이죠. 지금 그거 가지고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윤 총장도 국회 나가서 그런 말을 했잖아요. ‘대통령이 지지를 하셨다’

    그러면 쿠데타라고 판단을 했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그만 두게 했었어야죠. 그때 즉시요. 아니, 불러서 ‘정말 고맙다. 고마운데 우리 정권 철학하고는 안 맞는 것 같다’ 사정하다시피 부드럽게 그분의 명예를 살려주면서 물러나게 했으면 그래도 안 물러났을까요? 그 기회를 다 놓쳐버리고 대통령께서는 방관하셨단 말이죠. 1년 넘게. 소위 추미애, 윤석열 갈등을. 그러면 정작 이 문 정부 지지하고 윤석열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대통령의 리더십을 문제 삼았어야죠. 그러나 감히 대통령 리더십을 비판할 수는 없으니까, 이번에 우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내신 책 저 꼼꼼히 다 읽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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