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북핵 협상을 총괄하는 성 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북미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평가되는 가운데 한미 북핵수석대표들이 21일 서울에서 만난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유연한 태도를 취해온 미국이 어떤 대북 메시지를 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만나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양측은 지난 3월 역시 서울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서 만났고 이후 유선협의도 가졌다. 이번 만남은 김 대표가 임명된 이후 첫 대면협의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더욱 커졌다.
특히 북한이 사흘 전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비교적 유연한 입장을 나타낸 터여서 관심이 더 집중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당시 "대화에도 대결에도 준비돼있어야 한다"고 했다. 표현이 비교적 절제돼있고 식량난을 언급한 점 등으로 볼 때 대결보다는 대화에 방점이 찍혔다는 분석이 많다.
노규덕 한반도본부장(오른쪽)이 지난 3월 19일 서울 외교부를 방문한 성 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과 면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일부는 19일 배포한 분석자료에서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하면서 이전보다는 자제되고 유연한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평가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도 "'대결 준비' 이외에는 거친 표현이나 강경한 언사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북미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북한이 다시 공을 넘긴 가운데 한미 북핵수석 협의 결과가 현 교착국면을 흔들 작은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앞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한미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합의 존중 등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여기에 북한이 명시적 화답은 아니지만 열린 자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미국 측 반응 여하에 따라 대화 동력이 살아날 수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의 어려운 방역상황과 식량난 등을 고려해 미국이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지원, 인도적 식량 지원과 영유아에 대한 유제품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면 북미대화 재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