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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이젠 눈감아줘야"…NYT 기고문에 미국인들 반응은

미국/중남미

    "북핵 이젠 눈감아줘야"…NYT 기고문에 미국인들 반응은

    핵심요약

    제목: 북한 핵무기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
    미국인들 이틀 사이 260여개 댓글 달아
    "부시, 北을 악의축으로 지목한 결과"
    "6.25때 미군이 북한인구 20% 죽여"
    "할아버지 김일성의 꿈이 핵 보유국"
    "北 핵강국 인정해주는 것이 회유책"

    뉴욕타임즈 홈페이지 캡처뉴욕타임즈 홈페이지 캡처
    미국 뉴욕타임스가 핵 비확산 전문가인 미들베리 국제연구소(MIIS) 제프리 루이스 교수의 기고문을 지난 13일(현지시간) 게재했다.
     
    '북한 핵무기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는 제목의 글이다.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미국의 30년 노력이 설득력이 없었다는 현실을 직시하고 한반도 전쟁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법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미국 생각할 수 없는(unthinkable)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아래와 같은 논리를 폈다.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그 국가들이 핵무기를 휘두르지 않는 한 그것을 감수하기로 결정했다. (중략) 인도가 1998년 한해에만 수차례 핵실험을 할 때 까지도 미국은 눈감았다. 미국은 인도와 다른 분야에서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그 핵실험들에 눈을 감아주는 실용적 모습을 보였다. (중략) 트럼프 행정부가 3년 전에 (북핵 문제에) 이 접근법을 취했다면, 우리는 오늘날 완전 다른 곳에 있게 됐을지 모른다. 북한이 무장 해제는 안했겠지만 우리는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다른 조치들을 모색했을 수도 있고, 북한으로부터 좋은 행동을 약속받았을 수도 있고, 더욱이 북한에 제재 완화와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북한으로부터는 군축 움직임을 확보했을 수도 있다. 이것은 이상과는 거리가 멀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무기를 비축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바람직하다."
     
    15일 현재 루이스 교수의 글에는 260개 가량의 댓글이 달려 있다. 댓글에 나타난 위치 정보상 대부분 미국인들이 쓴 댓글이다.

    뉴욕타임스가 모든 댓글을 사전 승인한 뒤 게재하고, 댓글 창도 한시적으로 열어놓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고 할 만하다.  

    북핵 문제에 대해 타성적 관념에 빠져있는 미국인들이 이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루이스 교수의 글이 그가 스스로 표현한 것처럼 '생각할 수 없는' 제안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인들은 북핵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어떻게 보는지 댓글 가운데 일부를 소개한다.
     
    연합뉴스연합뉴스
    ▶JK(The OP)
    북핵 문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전에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지목한 직접적인 결과임을 잊지 말자. 이란과 북한이 얼마 지나지 않아 핵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나 섬뜩한 일인가.
     
    ▶ Phil(LA)
    '악의 축'을 기억하는가? 조지 부시는 3개 나라를 그 무시무시한 이름의 그룹에 집어넣었고, 그 중 가장 약한 나라를 즉각 침략했다. 나머지 두 나라 가운데 한 곳은 현재 핵보유국이고 다른 한 나라는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다. '악(evil)'이라고 지목한 이유는 그 두 나라를 괴롭혀서 화해로 이끌어내 위해서였던가? 그랬다면, 그 반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했던 것인가?

    ▶ Holmes(샌프란시스코)
    우리 모두는 왜 북한 사람들이 미국을 싫어하는지 상황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한국전쟁 동안 미국은 북한 전역의 도시, 마을, 촌락을 폭격하고 불태웠다. "공군에게는 그 것이 가장 쉬운 선택이었다. B-29는 아무런 저항에 부딪히지 않았으니까. 그 당시 폭격은 오래 지속됐고, 여유로웠고, 무자비했다. 미국 지도자들조차도 그렇게 평가했다. 한국전쟁 당시 전략 공군 사령관이었던 커티스 르메이 장군(공군 대장)은 1984년 공군 역사편찬 관리에게 '3년 정도의 기간 동안 우리는 (북한) 인구의 20%를 죽였다'고 말했다." 딘 러스크 전 국무장관은 미국이 "북한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 서있는 모든 벽돌"을 폭격했다고 말했다(워싱턴포스트 2015년 3월 24일 기사)
     연합뉴스연합뉴스
    ▶ Mark McIntyre(LA)
    나는 마지못해 현실을 직시해야 할 때라는 것에 동의한다. 북한은 누가 좋든 싫든 세계 핵클럽 회원이다. 김정은은 북한 체제의 초석인 핵과 미사일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할아버지 김일성의 꿈은 핵보유국이 되는 것이었다. 지금 나아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고 거기서부터 협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식시키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남북한간의 포괄적인 안보 협정을 마련하라. 그렇다면 제재 완화는 북한의 행동과 협력에 바탕을 둘 수 있다. 현재의 자세는 아무 소용이 없고, 위험하며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다.

    ▶ RI(코네티컷)
    북한을 핵 강국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회유책이 될 수 있다.

    ▶ Zack(노스캐롤라이나)
    북한은 공격받지 않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1950년대 이후 북한이 다른 나라를 공격한 횟수(0)에 대비해 미국이 다른 나라를 공격한 횟수를 모두 세어볼까?

    참고로 루이스 교수의 기고문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김정은은 좀 더 유연한 미국의 태도에서 기회를 엿볼 수도 있다. 그는 핵무기가 자신을 표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알 만큼 충분히 똑똑하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기꺼이 관계를 맺었고 결국 바이든 대통령과도 기꺼이 관계를 맺을 것이다. 북한의 핵클럽 가입을 못 본채 하는 것은 쓰라릴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기본적으로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 미국 관료들은 김정은이 폭탄을 잇따라서 만들 때 '김 위원장의 핵 프로그램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우리의 손실을 줄이고 현실을 직시하며 한반도의 전쟁 위험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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