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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윤석열 데뷔전에 쏟아진 혹평, 내심 반기는 범야권 잠룡들

국회/정당

    [영상]윤석열 데뷔전에 쏟아진 혹평, 내심 반기는 범야권 잠룡들

    대선 출정 尹, 총론은 좋은데 각론은 글쎄…당 안팎 우려
    尹 하락세, 홍준표‧유승민‧원희룡 등 당내 주자들에겐 호재로
    이준석, '버스 정시 출발론' 압박 공세…범야권 대선주자들 몸풀기

    대선출마 선언을 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국회기자실을 찾아 기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9일 첫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섰지만 대선주자로서 역량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경제‧외교‧복지 등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질의‧응답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이 기대 이하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라이벌인 범야권 잠룡들은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전날 본격 정치 행보를 시작한 윤 전 총장은 30일 첫 행보로 정치부 기자들이 상주하는 국회 소통관을 찾았다. 그는 개별 언론사 부스를 일일이 방문해 취재진들과 인사를 나눴다. 자연스럽게 인사가 끝난 후엔 기자들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씨가 X파일 내 자신이 '강남 유흥주점의 접객원 쥴리였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발언이 이날 오전 한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전날 윤 전 총장이 X파일에 대해 "출처 불명의 근거 없는 마타도어"라고 반박한 직후 김씨의 인터뷰 내용까지 보도되면서 부부 간 사전 교감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RELNEWS:right}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019년 7월 25일 검찰총장 임명장을 받기 위한 자리에 부인 김건희 씨와 함께 하는 모습.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부인 김씨의 인터뷰와 관련해 "아침부터 일찍 다른 행사장에 가느라 (못 봤다), 챙겨보겠다"고만 했다. 며칠 전까지 공보팀 소속이었던 이동훈 전 대변인의 금품수수 연루 의혹에 대해서도 "본인(이 대변인)의 신상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중 출석한 지난해 국정감사에선 일부 여당 의원들의 질의에 손으로 책상을 치며 답하는 등 윤 전 총장의 트레이드 마크인 '직설 화법'과는 다소 결이 달라졌다는 지적이다.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정책 관련 현안 질문에는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도마에 올랐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출마 연설문까지는 나름 윤 전 총장의 철학과 가치관이 반영되는 등 품질이 나쁘지 않았다"며 "결국 대통령이 되면 다뤄야 하는 경제나 외교 현안에 대해선 생각보다 준비가 미흡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정치 철학적'인 면에서 공감한다는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자회견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역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 드러나면서 야권을 대표할 대선주자로서 적합한 지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범야권 대선주자들은 윤 전 총장을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왼쪽부터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윤창원 기자

     

    범야권 내에서 윤 전 총장의 경쟁자로 꼽히는 국민의힘 소속 대선주자들도 윤 전 총장을 향해 견제구를 던졌다. 홍준표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이회창 전 총재가 야당 후보가 됐지만 자녀 병역 문제가 본선에서 터지는 바람에 10년 동안 두 번이나 정권을 내줬다"며 경선에서 철저한 검증을 강조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기자회견에서 '자유'에 방점을 둔 데 대해 "기존 보수처럼 자유만 강조하면 정의, 평등, 인권 등 보수가 지평을 넓혀야 할 부분에 소홀히 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과 함께 자신이 '검찰' 출신으로 분류된 것과 관련해 "검사 경력은 제 인생 중에서 한 무늬 정도라고 볼 수 있다. 수사력과 정치력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그동안 베일에 쌓였던 윤 전 총장이 첫 검증 단계에서부터 흔들리면서 당내 각 대선캠프 측은 내심 이같은 현상을 반기는 분위기다.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윤 전 총장이 흔들릴수록 결국 기존 정치권 인사들에게 대권 도전의 기회가 오지 않겠냐는 판단이다. 당내 한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는 통화에서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준비가 안됐다는 이야기가 당내에 많이 돌고 있다"고 했고, 또 다른 관계자는 "윤 전 총장도 결국 약 30년 동안 공직에 몸담은 공무원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대선주자인 황교안 전 대표는 이날 '초일류 정상국가'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데 이어 다음달 1일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안상수 전 의원도 같은날 국회에서 대권 도전을 선언할 예정이다. 지난 28일 감사원장 직에서 물러난 최재형 전 원장은 당분간 시간을 두며 대선출마 선언 시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이)어떤 세력과 함께 하겠다는 게 명확했기 때문에 야당이 안심할 수 있다"면서도 "저희는 공당으로 진행해야 하는 일정이 있기 때문에 특정 주자를 위해 경선 일정을 조정하기 어렵다"고 8월말 경선 일정 강행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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