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김종천 과천시장 주민소환 투표가 진행된 문원동 제2투표소 모습. 박창주 기자
경기도 과천에 대한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에 반발하며 김종천 과천시장을 상대로 추진된 주민소환투표가 무산됐다.
30일 과천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김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본투표를 진행한 결과 당일 투표율이 8.44%로 우편·사전투표율을 합친 총 투표율 21.66%를 기록해 개표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이로써 직무에 복귀하게 된 김 시장은 이튿날 오전 10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소환투표 결과 등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개표를 위해서는 과천선관위에서 확정한 유권자인 5만 7286명의 3분의 1(최종 투표율 33.3%)에 해당하는 1만 9096명 이상이 투표를 했어야 했다.
휴일인 토요일을 포함한 지난 25~26일 치러진 사전투표에서는 7180명이 투표해 12.5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주민소환은 지난해 8월 정부가 정부과천청사 앞 8만 9천여㎡ 유휴부지에 4천세대 공공주택을 짓기로 하면서 촉발됐다. 정부계획을 막는 데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종천 경기도 과천시장이 지난 22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박창주 기자
하지만 김 시장은 같은 정당 소속 시장임에도 시민들의 요구를 받들어 정부와 여당 설득에 절대 소극적이지 않았다고 맞서 왔다.
이후 정부가 이달 4일 과천시 제안을 수용해 청사 유휴지 주택계획을 철회하고 기존 과천지구 등지에 4300호를 추가 건설하는 대안을 발표했지만, 주민소환 추진위원회는 과천에 어떠한 주택 추가 공급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주민소환 운동을 전개했다.
앞서 과천시에서는 지난 2011년 시장 소환이 추진된 전례가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주민소환이 두 차례나 추진된 건 전국에서 과천이 유일하다.
여인국 당시 과천시장은 무주택 서민을 위한 보금자리주택 지정을 수용했다는 이유로 소환 심판대에 올랐다. 그때도 공공성을 지닌 정부정책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
여 전 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는 김 시장과 달리 사전투표 없이 하루만 진행됐다. 유권자 5만 5096명 중 9820명(17.8%)이 투표하는 데 그쳤다.
2007년 주민소환제도가 도입된 뒤 2011년까지 과천시장을 비롯해 제주지사, 경기 하남시장, 강원 삼척시장, 전남 구례군수 등 지자체장 5명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진행됐지만 투표율 미달로 모두 부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