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 기자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을 오는 26일까지 철거해달라고 통보해 세월호 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는 8일 "지난 7월 5일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과 관련된 협의를 요청하는 자리에서 일방적으로 21~25일 세월호 기억공간 내부의 사진, 물품 등에 대한 철수 요청과 26일 세월호 기억공간을 철거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7월 서울시로부터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를 위해 단계별 공사진행 계획으로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이전에 관해 논의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서울시에 재구조화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이전 할 수 있으나, 공사 완료 후에는 광화문 광장에 다시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서울시와 현재까지 7차례 면담과정에서 전 서울시장의 광화문 광장에 대한 철학과 세월호 가족과 시민들에게 약속한 내용이었던 세월호 기억공간은 시민들의 것임을 전달하고 대안을 마련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며 "그럼에도 서울시는 세월호 기억공간 존치와 관련하여 협의기구를 제안하였으나 어렵다는 회신을 보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협의회는 "서울시는 일방적으로 철거를 통보하는 자리에서 시민들이 철거를 반대해도 진행예정이며,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식수 혹은 표지석 설치는 협의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세월호 가족들은 표지석이나 식수를 원하는 것이 아니며,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은 시민들의 것임에도, 지금 서울시의 일방적인 철거 통보는 세월호 지우기라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사 기간 중에는 임시 이전할 수 있으며, 완공 후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취지에 맞게 위치는 충분히 협의할 수 있다"며 "서울시는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은 전혀 검토하지 않았으며, 서울시장의 면담 또한 추진하지 않은 것에 유감"이라고 입장을 내놓았다.
이를 접한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화났다'는 이모티콘을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서울시는 관계자는 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2019년 4월에 만들어진 광화문 기억공간은 광화문광장 조성때까지 임시적으로 이용하는 임시 시설이었다"며 "광화문광장 공사가 시작되면 (기억공간이) 폐쇄된다는 것을 (가족 측에) 사전 공표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가족들의 입장은 서운하겠지만, 조성 후에도 (기억공간을 설치하는 것은) 광화문광장이 보행광장으로 조성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