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코로나19가 급속히 퍼지고 백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청와대를 향해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야당에서 기모란 방역기획관 경질론이 제기됐지만, 청와대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인사 실패에 따른 김외숙 인사수석의 경질론을 차단했던 것처럼 청와대가 내부 방어막을 치는 사이에 민심은 더욱 악화되는 형국이다.
"가교 역할일 뿐 콘트롤타워 아냐" 기모란 옹호 나선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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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위기에 따른 기모란 방역기획관의 책임론이 제기되자 청와대는 기 기획관을 적극 옹호했다.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14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청와대와 질병청의 갈등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기획관은 콘트롤타워가 아닌 청와대와 정부기구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기 기획관을 경질해야 한다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서도 "그 말씀을 아프게 듣고 있지만, 지금은 국민과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는 기 기획관의 경질은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기 기획관이 모든 책임을 질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기 기획관은 상당히 객관적으로 방역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면서 책임론을 차단했다.
문제는, 급속도로 악화된 코로나 상황에 대해 문 대통령이 "송구하다"며 사과를 했음에도 누구하나 책임지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 기획관이 아니라면 방역의 콘트롤타워는 누구인지, 불과 몇주 전만 해도 낙관론을 펼쳤던 정부가 상황을 오판했던 것은 아닌지 국민들의 의구심은 깊어지고 있다.
대통령 사과에도 경질론은 차단…'연대책임론'은 사실상 무책임 지적
수보회의 참석한 김외숙 인사수석. 연합뉴스 정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청와대는 참모진의 책임론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다.
김외숙 인사수석의 책임론이 야권 뿐 아니라 여권에서 제기됐을 때도 청와대는 김 수석은 인사를 추천하는 역할만 할 뿐이며, 결국 모두의 책임이라는 '연대 책임론'을 내세웠다.
청와대가 참모진 경질론을 외면하는 이유는 국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에서 참모진 교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부분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질론을 잠재울 만한 성의있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기에 국민들의 답답함은 커지고 있다.
"그 사람은 책임질 업무를 하지 않았다"는 식의 청와대의 세부 해명이 와닿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통상적으로 인사조치는 잘잘못을 따진다기 보다 '국정을 쇄신한다'는 측면에서 상징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연대책임론'이 국민 눈에 '무책임'으로 비치지 않기 위해서는, 쇄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여전히 높은 지지율에 의존해 현실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것 같다"며 "책임론을 마냥 피할 것이 아니라 질책할 것은 공개적으로 질책하고, 앞으로 어떻게 잘 해나가겠다는 답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