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도쿄 하루미지역 선수촌. 대한민국 선수단이 머무는 공간에 걸린 현수막.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도쿄올림픽 선수촌 아파트 한국 선수단 거주층에 내걸린 '이순신 장군' 현수막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요청으로 철거된다. IOC는 대신 일본측의 욱일기 응원에 대해서도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불허하는 올림픽 헌장을 적용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 선수단은 선수촌에 입촌한 뒤 외벽에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라는 한글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선조에게 올린 장계 담긴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아직도 제게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라는 구절을 차용해 올림픽에 임하는 각오를 다진 것이다.
하지만 일본 언론이 현수막이 걸린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보도하고 극우 세력이 욱일기를 대동하고 강력하게 항의하자 IOC가 현수막 철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체육회는 17일 "IOC 관계자가 전날 대한민국 선수단 사무실을 방문해 현수막 철거를 요청했고, 서신으로도 '현수막에 인용된 문구는 전투에 참여하는 장군을 연상할 수 있기에 IOC 헌장 50조 위반으로 철거해야 한다'며 재차 요구했다"고 밝혔다.
2020도쿄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앞둔 16일 도쿄 신주쿠구 도쿄올림픽스타디움 앞이 한산하다. 도쿄=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IOC 올림픽 헌장 50조는 경기장 등 어떤 장소에서건 올림픽 기간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불허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체육회는 경기장 내 욱일기 응원에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며 맞섰다. 결국 IOC가 모든 올림픽 경기장에서 욱일기 사용도 올림픽 헌장 50조를 적용해 판단키로 약속하면서 체육회는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철거하는데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