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을 할인 판매하는 상점에 양곤 시민들이 몰려 계란을 고르는 모습. 자유아시아방송 캡처쿠데타 발발 이후 6개월 동안 물가 폭등으로 미얀마 시민들의 생활고가 가중되는 가운데, 주요 식품인 계란이라도 싸게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시민운동이 퍼지고 있다.
3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최근 미얀마 시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에 걸려 아픈 이들이나 궁핍한 이들에게 단백질이 풍부한 영양 식품으로 잘 알려진 계란을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월 1일 쿠데타 이후 미얀마 내 물가는 치솟았다.
지난 3월 세계식량계획(WFP)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얀마 북부 일부 지역에서는 쌀값이 최대 35%가량 상승했다. 식용유 평균 가격도 2월 이후 18% 올랐다.
시민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식품 중 하나인 계란도 예외는 아니어서 쿠데타 이후 가격이 3배가량 올랐다고 방송은 시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러자 뜻있는 시민들이 나섰다.
한 알에 200짯~300짯(약 140~210원) 까지 가격이 오른 계란을 5짯(약 4원) 안팎의 가격으로 판매하는 운동이 시골 마을은 물론 도시 곳곳까지 확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민들에게 계란을 할인 판매하는 모습. SNS 캡처최대 도시 양곤에서 의류 판매점을 하며 이 운동을 시작한 예 쪼씨는 방송에 "계란은 서민들에게 주요 식품"이라며 "시장에 갔을 때 계란 한 알에 250짯(약 180원)이나 하는 바람에 시민들이 겨우 2알만 사가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가진 것을 남들과 나눠야 할 때다. 더 불행한 이들을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북부 샨주의 라시오 지역에 살면서 이 운동에 참여한 린 뚜라씨도 "양곤에서 계란 한 알에 5짯에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이곳에서 비슷한 활동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할인된 가격으로 한 가구당 계란을 최대 10개까지 팔고 있다.
현지 SNS에는 한 알에 1짯~20짯의 '착한' 가격으로 계란을 판매하는 노점 앞에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는 모습도 올라왔다.
계란의 경우에서 보듯, 미얀마 시민들은 쿠데타 이후 물가가 너무 올랐다고 호소한다고 방송은 전했다.
계란을 할인 판매하는 상점 앞에 양곤 시민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는 모습. SNS 캡처양곤의 한 주부는 "예전에는 마늘 조금을 살 때 300짯(210원) 정도를 줬는데 지금은 700짯(약 500원)은 줘야 하고, 그것도 매번 있는 게 아니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 주부는 의약품의 경우에는 이런 현상이 더 심하다고 덧붙였다.
정치전문가인 아웅 뚜 녜인은 쿠데타 군사정권에 온전히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뚜 녜인은 "생필품의 운송과 배분이 비효율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가격이 통제 불능 상태로 오르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시민들이 공황 상태에 빠진 것도 또 다른 원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다 최근 접경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는 "홍수로 인해 국경 무역이 영향을 받고 있다. 홍수 사태가 계속되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인 만큼, 군정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