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최근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와 만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자리를 비운 사이 국민의힘에 기습 입당한 데 이어 당 행사에 두 차례나 불참하면서 생긴 '마이웨이 논란'이 당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친(親) 윤석열' 그룹으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6일 "우리 당 대선후보 경선의 주인공은 후보들이지 당 지도부가 아니다"라며 "우리 후보들은 푸른 등을 반짝이며 바다를 헤엄치는 고등어처럼 싱싱하게 삶의 현장으로 뛰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당이 후보들을 불러 행사를 열기보다는 자율에 맡겨 외부로 더 많이 뛰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 의원은
"멸치와 고등어, 돌고래는 생장 조건이 다르다"며
"우리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다.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다 한데 모아서 식상한 그림을 만들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곧장 비판이 쏟아졌다. 박진 의원은 "당이 마련한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대선후보이기 전에 당원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라며 "당원의 의무는 다하지 않은 채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철근 당대표실 정무실장도 "경선 버스 출발에 앞서 당대표는 버스 출발을 알리고, 붐업도 하고,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외람되지만, 의원님의 친구이고 유력 후보인 분의 메시지 관리에 주력하라"고 말했다. 최근 계속해 말 사고를 일으키고 있는 윤 전 총장을 직격한 것이다.
이준석 대표도 정진석 의원을 향해 "적반하장"이라고 반발했다. 이 대표는 "정작 후보들이 주목받지 못하면 '대표는 후보 안 띄우고 뭐하나'라고 할 분들이 지금 와서는 '대표만 보이고 후보가 안 보인다'고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고민해서 메시지를 내고, 공약을 내면서 달려 나가면 그 후보에게 이목이 쏠리는 것인데 공약 없고, 정책 없고, 메시지 없는 것이 3無 선거가 아니다"라며 제대로 된 정책으로 승부하지 않는 것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을 대표로 선출한)전당대회때 룰 관련해서 이야기 한마디도 안 하고, 당에서 오라는 이벤트 하나도 안 빠지고 다 가고 해도 선거 치르는데 아무 문제 없었다"며 윤석열 측의 독자 행보를 거듭 비판했다.
지난달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격려 방문하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이 대표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서도
"지금 (어떤) 캠프를 보면 메시지에 주력하는 것보다 사람들을 불러 모아서 출석부 쓰는 것에 주력하는 사람이 보인다"라며 "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그렇게 해서 뭘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윤석열 캠프를 비판하기도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준석 대표와 윤 전 총장 간의 기싸움에 우려를 표했다. 김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정치라는 것이 내심의 의사와 달리 외부적으로 표현된 것을 가지고 객관적으로 인식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그런 점을 후보자들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