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 8회초 1사 2루에서 오승환이 투런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그동안 한국 야구 대표팀에게는 '약속의 8회'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었다.
이승엽은 마쓰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결승타를 쳤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펼쳐진 첫 한일전에서 결승포를 쳤다. 또 이승엽은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일본을 무너뜨리는 대포의 주인공이었다.
공교롭게도 '약속의 8회'의 희생양은 주로 라이벌 일본이었다.
하지만 2020 도쿄올림픽에서의 8회는 악몽 뿐이었다.
한국은 7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 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7회까지 6대5로 앞섰다.
1회에 홈런 2방을 맞고 흔들렸지만 김경문호는 불펜을 총동원해 추가 실점을 줄였고 5회말 대거 4점을 뽑아 6대5 역전에 성공했다.
문제는 8회였다.
믿음직한 조상우 카드를 소진한 김경문 감독은 마무리 오승환을 8회초 수비 때 등판시켰다.
하지만 오승환은 ⅓이닝 4피안타(1홈런) 1볼넷 5실점을 기록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한국은 8회초에만 5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한국은 도미니카 공화국에 6대10으로 졌다.
한국은 이번 대회 최대 분수령이었던 제1차 준결승 한일전에서도 8회에 무너졌다.
2대2 팽팽하던 균형은 일본의 8회말 공격에서 깨졌다. 고우석이 병살 기회에서 결정적인 수비 실수를 한 게 빌미가 됐다. 한국은 3점을 내줬고 결국 2대5로 졌다.
한국은 한일전을 시작으로 미국, 도미니카 공화국에 연패를 당했다.
베이징올림픽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은 완전히 꺾였다. 6개국밖에 참가하지 않은 도쿄올림픽에서 3위 안에도 들지 못하면서 '노메달'로 귀국길에 올라야 하는 신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