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남편과 장을 보러 온 정모(55)씨가 카트에 우유, 요거트, 과자, 포도, 부탄가스를 담았다.
'삑, 삑'
점원이 바코드를 찍자 '0'으로 시작했던 금액이 순식간에 '50000'까지 불어났다.
'나도 모르는 새 다른걸 담았니' 정씨는 영수증을 확인하고 또 확인했지만, 카트에는 정씨가 담은 물건뿐이었다.
한 판에 만 원 가까이 하는 계란까지 샀으면 7만원이 넘었을 걸 생각해니 아찔했다.
"4식구라서 일주일에 적어도 2번은 장 보고 마트에 1+1행사가 많아 자주 오는데 몇 개 사지도 않았는데 6만원 나온 걸 보고 너무 놀랐다"며 "다음부터는 인터넷 초저가로 검색해서 사야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 장기화에 폭염까지 더해지면서 밥상물가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수박 평균 소매가격은 2만 533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2% 올랐다.
10개 들이 배 가격도 지난해 3만 5502원에서 올해 5만 3206원으로 50% 가까이 치솟았다.
밥상 물가 상승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폭염'이다. 강한 햇빛에 약한 엽채류가 폭염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1kg 시금치 가격은 올해 2만 213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66.7% 상승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박같은 과일은 날씨가 너무 더울 경우 수분이 부족해 안이 비어있는 이른바 '박수박' 비품이 발생한다"며 "열에 약한 엽채류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축산물 가격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1년째 이어지면서 닭고기 가격은 1kg 기준 지난해보다 12.9% 상승한 5626원으로 올랐다. 계란도 특란 기준 계란 한 판(30개)의 가격은 7108원으로 지난해보다 38.1% 오르며 올해 1월부터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재발하면서 발생하면서 이동제한명령으로 돼지고기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정부, 추석물가대책 조기 발표하기로…유통가도 '초저가' 행사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경우 역대 최악의 추석 물가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이미 올해 2분기 우리나라 식품 물가 상승률은 10년 만에 최고치인 7.3%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OECD 전체 평균(1.6%)의 4.5배에 달하는 수준으로, 38개 회원국 가운데 터키(18.0%)와 호주(10.6%)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폭염과 태풍 등 기상 여건 악화에 코로나19 확산,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 리스크가 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부는 추석물가대책을 이달 중 조기에 발표하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물가안정대책에는 최근 급등한 농축수산물 대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도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추석 과일 선물세트 '얼리버드' 혜택을 강화해 대표 과일 선물세트 4종(사과/배/샤인머스켓+메론/곶감)을 '리미티드 딜' 상품으로 선정하고, 총 3만세트를 한정 수량으로 시세 대비 최대 30% 저렴하게 판매한다.
SSG닷컴 쓱장날 행사. SSG닷컴 제공 SSG닷컴도 장바구니 물가 잡기에 적극 나섰다.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장보기 특화 행사를 진행하는 SSG닷컴은 12일 단 하루 '쓱장날'을 실시한다. 계란 한 판 5천 원 수박 왕특 사이즈를 2만원대에 준비했다.
이어 13일부터 15일까지는 'e데이' 먹거리 행사를 이어간다. 13일은 가공 특가 상품 위주로 준비했다. 과일 통조림 및 유아식 행사상품 2개 구매시 50% 할인, 젤리 및 즉석국 행사 상품 1+1 등 인기 상품을 특가에 판매한다. 핸드워시, 키친타월, 세탁세제, 물티슈 등 일상 상품도 2개 이상 구매시 50% 할인한다.
홈플러스는 오이와 단호박, 토마토 등 강원도산 신선식품 할인 행사를 11일까지 진행한다. 또 광복절 황금연휴를 겨냥해 오는 12일부터 바캉스 용품과 구이용 돈육을 할인해 판매하는 '5일장' 행사를 연다.
새벽배송업체 마켓컬리는 채소와 정육 등 23개 상품을 온-오프라인 마트보다 최대 20%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주요 온·오프라인 마트 대비 가격이 가장 저렴한 카테고리는 수산 상품으로 약 47% 저렴하게 판매중이다. 새송이버섯 역시 400g 기준으로 주요 온·오프라인 마트의 가격은 평균 2036원이지만 마켓컬리에서는 1천 원에 판매해 반값 이하로 저렴했다. 금파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가격이 상승했던 흙대파 1단의 경우, 마켓컬리가 주요 온·오프라인 마트 대비 25% 저렴한 1560원에 판매하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1년 내내 가장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EDLP(Every Day Low Price) 정책을 시행중"이라며 "장바구니 필수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로 관리함과 동시에 잔류농약검사, 중금속 검사 등을 통해 안전성까지 확보해 판매하는 KF365를 출시하는 등 고객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점차 확대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