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앞두고 가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재수감 207일 만에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오고 있다. 의왕=박종민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 가석방으로 출소한 직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찾은 것으로 파악됐다. 곧바로 업무 상황을 챙기며 경영 복귀를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5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했다. 지난 1월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 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재수감된 지 207일 만이다.
검은 정장에 넥타이는 매지 않은 셔츠 차림으로 구치소에서 정문까지 걸어온 이 부회장은 "국민 여러분들께 너무 큰 걱정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며 허리를 숙여 사과했다.
이어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를 잘 듣고 있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말을 마친 뒤 대기하던 검은 제네시스 차량에 올라 자리를 떴다. 남은 재판에 대한 심경과 특혜 논란, 경제 활성화 대책 등을 묻는 질문에는 별도로 대답하지 않았다.
수감 기간인 지난 3월 충수염으로 수술을 받기도 했던 이 부회장은 이전보다 약간 마르고 흰머리는 늘어난 모습이었다.
이 부회장이 탄 차량은 서울 쪽으로 향했고, 오전 11시쯤 서초사옥에 도착한 모습이 현장 취재진에 의해 포착됐다.
삼성 측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이날 사장단 등을 소집한 공식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7개월의 수감 생활로 밀린 업무 현안을 보고받고 경영 일선 복귀를 서두르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광복절과 16일 대체공휴일로 이어지는 연휴 동안 휴식을 취하면서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2018년 2월 석방 당시에는 삼성의료원에 입원 중이던 부친 고(故) 이건희 회장을 찾아갔다. 이번에도 고인이 있는 수원 선영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박종민 기자이 부회장이 이날 출소하며 '큰 기대'를 잘 알고 있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만큼 연휴가 끝나면 바로 일선 현장을 찾으며 경영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 부회장은 당장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 사건으로 오는 19일에도 법원에 출석해야 한다. 프로포폴 불법 투약 사건의 재판도 다음달 7일 예정돼 있다. 추석 연휴를 제외하고는 9월말까지 매주 재판이 열리기 때문에 장기간의 해외 출장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의 향후 공식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