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트북을 보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대선경선 토론회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전선을 확대하며 악화일로다. 오는 18일 예정된 경선준비위원회 첫 정책토론회를 앞두고 13일 갈등과 봉합 국면이 되풀이됐다. 최고위원에 이어 이날 친윤계 의원들까지 이 대표 공격에 집중하면서, 상황은 윤 전 총장 측 입장에 가깝게 흐르는 모양새다.
토론회 개최에 의지가 강한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들에게 연락해 토론회를 정견 발표로 대체하자는 방안을 제시한 뒤 SNS에 "최고위에서 주말 중에 최대한 의견을 조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주일 가까이 이어진 토론회발 갈등에 봉합 수순을 밟겠다는 것이다.
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그러나 토론회 개최의 주체인 경준위부터 토론회 개최 방침을 재차 확인하면서, 봉합 국면은 다시 갈등 국면으로 넘어갔다. "옆에서 자꾸 쑤신다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면 꼴이 어떻게 되겠냐(서병수 경준위원장)"는 것이다. 서 위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 측 대리인을 제외한 11개 캠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토론회 발언 순서와 자리 배치를 추첨했다.
여기에 일부 최고위원들들은 형식을 바꾸자는 이 대표의 주장에 반대하며 행사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토론회든 발표회든 경준위의 월권이므로 즉시 중단해야 한다"며 "차라리 후보 등록을 앞당기고 선관위를 당장 발족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한 공정한 경선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국민의힘 재선의원 성명서 발표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여기에 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재선급 16명까지 국회에서 회견을 열고 "이 대표는 대선 주자 모두가 공감하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경선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이 대표를 압박하고 나섰다. 앞서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이 정치신인이자 잇따른 설화 때문에 토론회에서 불리할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토론회를 두고 지루하게 이어진 윤 전 총장과 이 대표 간 갈등이 이날 최고위원과 친윤계 의원까지 가세한 지원으로 윤 전 총장 측에게 유리한 모양새가 됐다. 다만 이번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윤 전 총장 본인은 아직 직접 나서지 않고 있다. 김병민 대변인은 "다음 주 최고위 결정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과 간담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준위 개최 토론회의 정당성을 두고 주자들 끼리 엇갈리던 의견은 상대 후보에 대한 격렬한 비판으로 수위가 올라갔다. 토론회에 반대하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SNS에 '오만', '독단' 등의 표현을 동원해 이 대표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저 당대표의 아이디어라고 밀어붙이는 독단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홍준표 의원은 "특정 후보 진영이 주동해 무리 지어 당대표를 공격하는 일이 없도록 자중하기를 바란다"며 "당대표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이 대표를 엄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