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소라면에 위치한 아이나래 행복센터 3호점에서 놀이하는 아이들. 여수시 제공9743명. 지난해 전남에서 태어난 아이의 숫자다. 통계청이 밝힌 인구 1천명당 몇 명이 태어났는지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은 전남의 경우 5.3명으로 17개 광역단체 중 9번째로 높았다.
조출생률은 전국 평균을 유지하는 수준이지만 출생아수 감소는 심각한 수준이다. 2010년 전남의 출생아수는 1만6654명이었다. 10년만에 6900명 가량이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전국 출생아수도 47만여 명에서 27만여 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시군별 출생아 수를 보면 순천 1600명으로 가장 많았고 여수 1500명, 광양과 목포가 1천명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100~200명 가량 급감한 수치다.
나주는 700명, 영광 600명, 해남·무안 400명, 완도·장성·화순·영암·고흥 300명, 담양·장흥 200명, 곡성·구례·보성·강진·함평·진도·신안 100명 등이다.
반면 전남에서는 지난해 1만7500명이 숨졌다. 인구 1천명당 사망자수를 나타내는 조사망률은 전남이 9.4명으로, 전국 17개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명이 태어날 때 두명 꼴로 숨진 셈이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이른바 인구 데드크로스에 전국적으로 지난해 첫 진입했지만, 전남에서는 이미 8년 전인 2013년에 나타났다.
미래는 더욱 암울하다. 통계청의 장래 인구변동 추계 자료를 보면 전남은 2047년이면 조출생률이 4.3, 조사망률은 17.4로 통계만 놓고 보면 1명이 태어날 때 4명이 숨진다.
전남 고령화 속도는 날이 갈수록 더욱 가파르다. 전남의 0~19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00년 27.7%에서 2019년 19.4%로 급감한 반면, 60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00년 19.7%에서 26.8%로 급증했다. 고령인구 증가는 조사망률 급증과도 직결되는 부분이다.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 100명당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을 나타내는 노령화지수를 보면 사정은 더 심각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역별 노령화지수를 보면 전남은 2000년 67.0명이었던 것이 20년만인 2020년 196.1명으로 3배 넘게 높아졌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도별 전라남도 출생아 현황. 박명신 VJ저출산, 고령화, 수도권으로의 인구 쏠림 현상은 전남을 더욱 작게 만들고 있다. 2000년 213만1천명이던 전남 인구는 20년이 지난 2020년 185만2천명으로 줄었다. 13.1%가 감소한 것이다. 전체 인구를 100명으로 볼때 4.5명이 전남에 살았지만 지금은 3.6명에 불과한 것이다.
최근 경제주평에서 '지역 인구 현황과 시사점'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낸 현대경제연구원 오준범 연구위원은 "수도권이 아닌 지역으로의 인구 유입이 있어야 국토균형발전을 이루고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연구위원은 "정부가 2000년 이후 지역 발전을 위해 세종시도 만들고 혁신도시도 만드는 등 노력을 했지만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에 기업을 유치하고 청년들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