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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전후기 지원에 쏠린 전남 출생 정책…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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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 전후기 지원에 쏠린 전남 출생 정책…해법은?

    핵심요약

    편집자 주
    대한민국은 비혼과 저출산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비수도권 지방의 인구 감소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와 지자체는 인구소멸을 막기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특히 전남은 전국 최초로 지방 소멸위험에 진입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전남CBS는 저출산 시대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하는 연속기획 '초저출생 시대: 소멸 위기에 처한 전남'을 마련했다.

    [기획]초저출생 시대: 전남의 미래를 말하다⑧
    대부분 출생 정책 임신 전후기 지원에 집중
    정부·지자체 역할 분담 돼야
    지속가능한 인구정책통합형 플랫폼도

    ▶ 글 싣는 순서
    ①전남 22개 시군 중 18곳 소멸위험…수도권 집중 심화
    ②늙어가는 전남, 2047년 1명 태어날 때 4명 숨진다
    ③전남은 왜 전국 최고 출산율에도 가장 먼저 소멸되나
    ④전남 인구 감소 가속화…지역불균형 해결 시급
    ⑤전남 시·군별 출산장려금 제각각 인구 증과 효과는 물음표
    ⑥저출생 여파로 전남 학령인구 급감 교육 현장 '비상'
    ⑦"각자의 개성 속에 서로 스며드는 모습 감동이죠."
    ⑧임신 전후기 지원에만 쏠려 있는 출생 정책…해법은
    (끝)

    2021년 전남도 출생정책 일부. 전남도 홈페이지 제공 2021년 전남도 출생정책 일부. 전남도 홈페이지 제공 청년부부 건강한 임신 지원, 출산 축하금, 신생아 양육비, 공공복지조리원, 산모‧신생아 건강관리 서비스 강화, 다둥이가정 육아용품 구입비 지원,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등.

    올해 전남도에서 시행되고 있는 출생 정책들로 대부분 임신 전후기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실정이다. 특히 출생 정책이 현금성 지원에만 매몰돼 있어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현 출생 정책의 문제점으로 임신 전후기 현금성 지원이 출생 정책의 전부인 것처럼 집중돼 있는 점을 꼽는다. 인구 위기에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방위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지금과 같은 형태의 편향된 현금성 정책이 실제로 출생율 증가에 기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지자체별 인구 증감 결과를 통해서도 드러난 사실이다.    
     
    실제로 전국에서 출생율 1위를 기록했던 해남군은 2005년부터 출산지원금 사업을 시작, 2012년부터 지원 금액을 대폭 늘렸다. 첫째 출산지원금은 기존 5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6배 증가했고, 둘째 출산지원금도 120만 원에서 350만 원으로 2.9배 늘었다. 인상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그해 0세 인구수가 300여 명 증가했고, 2.47명의 출산율을 보여 전국 지차체 중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4년 약 7만 7천 명이었던 인구수는 2018년 7만 1900명으로 줄었다. 출산 장려금을 받기 위해 이사왔던 가구들이 수령 이후 해남군을 떠난 것.  

    앞서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도 각기 다른 명칭으로 이와 비슷한 양육수당을 지원했지만 이 제도가 실제 출생률 상승에는 기인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다면 출생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 것일까.

    민현정 광주전남연구원 인구정책지원센터장은 지역에서 가족계획을 해서 아이를 낳고 계속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지역의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역인구의 증감은 끌어들이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탈시키는 지역의 매력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일자리, 교육, 주거, 의료, 문화, 양육환경 등을 통해 지역의 매력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또 오래전부터 특정 시기에 쏠린 지원이 아닌 태아부터 아동, 청년, 노년까지 전 생애에 걸친 생애주기적 맞춤형 지원 구조가 저출생 문제 해법으로 거론됐다.    

    민 센터장은 "출생 정책이 아이 낳는 부분에만 집중하면서 큰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에서 가족 계획을 해서 아이를 낳아 키우고, 교육도 시키면서 '계속 거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게 중요하기 때문에 균형을 맞춘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지자체 간의 역할 분담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인구정책을 이끌어가는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 이렇다 보니 지자체별 중구난방식의 정책이 난무한다. 이는 지역의 예산 낭비로 이어져 지역재정건정성도 악화시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출산 장려금, 양육·아동수당은 등 현금·현물성 지원은 정부가 일괄 책임지고 지자체는 정부 정책을 보조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의견이 나온다. 여기에는 교육, 주거, 일자리 정책 등 정부가 큰 틀의 정주 환경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자체는 여기에 필요한 교육, 인력을 양성해 연결하는 역할분담도 포함된다.

    장인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전국가적인 최소 지원은 중앙정부가 담당하고 지역 별로 추가 재원 확보를 통해 차별화하는 방식을 생각해야 한다"며 "인접 지자체간 경쟁 의식에 기인한 무분별한 정책 추진보다는 지역 인구 변화의 특수성을 고려한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열린 전남도 인구정책 간담회. 전남도 제공 지난 2020년 열린 전남도 인구정책 간담회. 전남도 제공 
    이뿐만 아니라 지역의 중구난방식 출생 정책으로 인한 불필요한 인력, 예산,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한 인구정책데이터 플랫폼 구축도 하나의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광주전남연구원은 일선 시군 인구정책 관련 실무자 30여 명이 참여한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들은 정부의 인구정책 동향과 타지역의 현황을 공유하면서 인구정책과 관련된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이같은 네트워크는 인구정책통합형 플랫폼 구축으로 발전될 수 있다. 전남도, 시군, 도의회, 시군의회, 전남여성가족재단, 청년센터, 일자리센터, 시민사회단체 등이 포함된 인구정책협업협의체를 운영해 공동으로 인구정책을 발굴해 공유하기 위한 것이다. 저출생은 지역의 개별적인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협력 체계를 통해 함께 가야한다는 의미이며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일선 시군에 시의적절한 정책을 추진할 장치인 셈이다.

    민 센터장은 "지역에서 한정된 재원으로 적절한 인구정책을 선택하도록 돕는 인구정책 관련 테이터 플랫폼도 필요하다"며 "중추도시-거점도시-주변도시-농산어촌을 잇는 광역-준광역 차원의 인구정책통합형 플랫폼을 통해 정책을 체계적으로 수립해 나가는 일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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