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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난 줄 알았던 尹‧李 갈등…'비대위'로 2차전 재점화?

국회/정당

    끝난 줄 알았던 尹‧李 갈등…'비대위'로 2차전 재점화?

    토론회‧녹취 논란 후 잠잠했던 尹‧李 갈등…이번엔 비대위 파동
    윤 캠프 내부서 '비대위 카드' 거론설 보도 논란…민영삼 특보 '자진 사퇴'
    선관위원장 인선 앞두고 신경전 고조…대선 주도권 분수령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와 만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와 만나며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갈등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듯했지만 '비대위' 파동이 일면서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당 대표 사퇴'를 언급한 캠프 소속 민영삼 국민통합특보를 신속히 정리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선거관리위원장 인선을 앞두고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윤 캠프, '비대위' 논란에 기름 부은 특보 해촉 신속 대응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홍보 활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홍보 활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은 22일 오후 캠프 소속 민영삼 특보를 해촉했다고 밝혔다. 외연확장을 위해 호남 출신 인사인 민 특보를 영입했지만 나흘 만에 캠프에서 퇴출된 셈이다. 표면적으론 민 특보가 자진 사의를 표명해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지만, 이준석 대표를 향한 민 특보의 발언이 결정적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민 특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향해 "대표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서 본인 맘대로 하고 싶은 말 다 하든지", "대표 직을 유지하며 대선 때까지 묵언수행 하든지"라고 택일을 촉구하는 글을 썼다. 해당 발언에 대해 민 특보가 '개인적인 단상'이라고 해명했음에도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결국 특보 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민 특보가 이날 오전 9시쯤 이 대표를 저격하는 취지의 글을 올린 후 불과 반나절이 지나기 전에 거취가 결정된 점을 고려하면 윤 전 총장 캠프도 해당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20일 한 언론에서 윤 전 총장 캠프 일부 인사들이 윤 전 총장과 갈등을 빚고 있는 이 대표를 끌어내린 후 '비대위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는 기사 나온 후 민 특보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라는 건 전당대회를 통해 임기가 보장된 당 대표를 끌어내린다는 의미인데 그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황당무계한 일"이라고 '비대위' 검토 자체를 일축했다. 그러나 입당한지 한 달도 안 돼 '지도부 패싱'에 이어 '경준위 토론', '통화 녹취 사과' 등에서 빈번하게 이 대표와 부딪히며 대립 양상이 벌어지자, 캠프 내부에선 꾸준히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유력 대선주자인 윤 전 총장이 나름 결단을 하고 당에 들어왔는데 환대까진 아니어도 이렇게 궁지로 모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며 "캠프 소속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이 정도면 비대위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침묵 시위' 이준석, 우회적 불쾌감 드러내…선관위 출범 분수령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눈을 감고 최고위원 발언을 듣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눈을 감고 최고위원 발언을 듣고 있다. 윤창원 기자
    경선준비위원회 차원의 토론회를 포기하고 사실상 한 발 물러섰던 이 대표 측은 강력 반발하는 분위기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전 총장 측이 겉으론 갈등 양상을 만들지 말라며 언론 플레이를 하면서 내부에선 비대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이중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공식 대응은 자제하고 있지만 대선주자가 자신의 경쟁 상대들을 놔두고 당 대표와 설전을 벌이는 게 더 문제 아니냐"고 말했다. 지난 두 차례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생략하며 '침묵 시위'에 나선 이 대표는 지난 21일 MBC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경선버스에 사람들이 들어와서 운전대 뽑아가고, 페인트로 낙서하고, 의자를 부수고 있다"며 "(윤석열) 캠프에선 지난번 탄핵 발언도 있었으니 애초 확인해줄 필요도 없었다고 본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녹취록 파동 이후 잠잠했던 양측의 신경전이 재차 고조되는 상황에서 오는 23일 윤 전 총장 지지모임인 윤사모(윤석열을사랑하는모임)는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서 이 대표 사퇴 촉구 집회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등 당사자들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사실상 양측의 세력전이 벌어질 경우 오는 26일 선관위 출범을 앞두고 두 번째 격돌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대선주자들도 선두주자인 윤 전 총장을 재차 겨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홍대 인근 소상공인들과 면담한 후 "이준석 체제가 무너지면 이번 대선이 물 건너간다"며 "이 대표 체제를 그만 좀 흔들라"고 경고했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당에 들어와서 정책은 안 만들고 계파만 만들고 있다"고 했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앞서 비대위 검토 기사 관련 윤 전 총장을 비판한 데 대해 "그 기사가 사실이란 전제로 그런 구태 정치는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올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초동 인근에서 선관위원장 후보 중 한 명인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정 전 총리 등 6명의 후보군을 주말 동안 만났다"며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선관위원장 인선 후 경선 여론조사의 '역선택 방지 조항' 삽입 여부 등이 재차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 당내 이견을 조율할 수 있는 중진급 인사가 필요하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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