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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서울대병원, 확진자 나온 부서에 퇴근 후 검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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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서울대병원, 확진자 나온 부서에 퇴근 후 검사해라?

    병원, 퇴근 후 검사 지시는 인정…"검사받을 필요 없다고는 안 해"
    "지난해 말에도 확진자…결과 안 나온 직원에게 출근하라고"
    "번복했는데 직원들에게 전달이 다 안 됐다…소통 개선하겠다"
    타 지역 보건소장 "병원과 보건소, 신속하고 폭넓게 검사했어야"
    지난해 말 1명 확진…지난달 의료진 2명 돌파 감염 추정

    서울대학교병원 전경. 홈페이지 갈무리서울대학교병원 전경.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대학교병원이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해당 부서의 직원들에게 퇴근해서 검사를 받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서울대병원 등에 따르면 직원 A씨는 지난 6일 아침 병원에 출근한 뒤 아내의 확진 판정 소식을 듣고 오전 11시쯤 일찍 퇴근했다. 이날은 역대 금요일 하루 확진자 중 가장 많은 1823명이 발생했다.

    A씨는 백신 예방접종을 2차까지 모두 완료했기 때문에 수동감시 중이던 이틀 뒤 저녁 미열이 생기자 다음날인 9일 검사를 받았다.

    그는 '코로나 사태' 1년 6개월 만에 최다인 2223명의 확진자가 나온 10일 양성 판정을 받고 병원에 보고했다.

    서울대병원은 A씨로부터 마지막으로 출근한 6일 개인실(탈의실)과 병동들을 오갔지만, 접촉자가 한 명도 없었다는 말을 들었다. 병원은 혹시나 개인실을 사용한 남자 직원 모두에게 A씨를 만난 사람은 연락을 달라고 문자를 보냈지만, 아무에게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행히 병원에서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해당 B 부서가 직원들에게 검사를 굳이 받을 필요가 없고, 정 받고 싶으면 퇴근하고 받으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주장이 나왔다.

    직원 C씨는 "위에서 검사를 굳이 받을 필요가 없고 정 받고 싶으면 퇴근하고 받으라고 했다"며 "우리 부서가 워낙 바쁜데 안 돌아가면 병원이 사실상 셧다운 되니까 검사를 받지 말라고 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직원들은 이 말을 듣고 어이가 없고 불만이었다"며 "그러다가 누가 걸리면 어떡하려고 이런 식으로 하는지 불안했다"고 덧붙였다.

    C씨는 "지난해 말에도 실습 학생 1명이 확진된 일이 있었는데 직원들이 퇴근하고 검사를 받았다"며 "어떤 직원은 검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병원에서 나오라고 해 출근했다"고 주장했다.

    병원, 퇴근 후 검사 지시는 인정…"검사받지 말라고는 안 했다"

    서울대병원은 해당 부서 직원들에게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하지 않았다며 부인했지만, 퇴근 후에 검사를 받으라고 지시한 사실은 인정했다.

    B 부서장은 "한꺼번에 가면 선별진료소가 몰릴까봐 집에 가면서 검사하라고 했었다"며 "오히려 또 그때가 더 몰릴까봐 틈틈이 근무 중에 서로 교체하면서 가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처음에 그렇게 얘기한 걸 오해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B 부서장은 직원들에게 전달이 다 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그는 "다시 정확히 확인해 보니 예전에는 병원 감염관리팀의 지침이 선별진료소에 들렀다가 다시 근무하게 되면 그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며 "요즘은 지침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확인하고, 지시가 번복되는 상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B 부서장은 "직원들에게 전달이 다 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모든 사람과 정확하고 투명한 소통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B 부서장은 소속 직원 110여명이 모두 검사를 받았다고 했지만, 병원 내 감염관리팀은 B 부서와 타 부서 등 희망한 80여명이 검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지난해 12월 10일에도 실습 학생 한 명이 확진됐다. 확진자와 접촉한 35명은 검사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당시에도 밀접접촉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완전 밀접은 당연히 출근을 못 시켰을 것인데 그런 사람은 없었다"며 "증상이 없으면 출근해도 된다. 접촉자가 좀 많고 만난 시간이 좀 긴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다 마스크도 쓰고, 거리도 어느 정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병원과 보건소, 신속하고 폭넓게 검사했어야"

    서울대병원과 관할 보건소가 신속하고 폭넓게 검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기도의 한 보건소장은 "워낙 돌파 감염이 많기 때문에 저희 같은 경우는 백신 접종 완료자도 증상이 나타난 후가 아닌 선 검사하고 후 분류하라고 한다"며 "폭을 좀 넓게 봐서 노출 자체가 없었던 상황에서도 청소부까지 검사를 다 했었다"고 했다.

    또 "병원에서는 직원이 확진됐다고 통보를 받자마자 최대한 신속하게 다른 직원들을 검사받게 해야 한다"며 "추가 확진자가 아직 안 나왔어도 2주는 경과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진자 발생 후 대응 및 역학조사가 적절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종로구보건소에 기자가 10여 차례에 걸쳐 전화했지만, 통화할 수 없었다.

    한편, 서울대병원에서는 지난달 19일 102병동에서 백신 접종을 2회까지 완료한 의료진 2명이 확진됐다. 의료진들은 처음 시행된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수동감시 5일째에 검사를 추가로 시행했다가 '양성'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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