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계엄 해제부터 尹파면까지…헌재도 언급한 주인공은 "시민"

LIVE

계엄 해제부터 尹파면까지…헌재도 언급한 주인공은 "시민"

4일 오전 11시 22분 헌재, '피청구인 윤석열 파면'
샴페인 터뜨리고 얼싸안아…"눈물 나게 기쁘다"
헌재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 가결…시민 저항 덕분"
탄핵 찬성 시민단체들 "철저한 단죄·청산 남아"

4일 오전 11시 비상행동 집회 참가자들이 헌재 탄핵 심판 선고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나채영 기자4일 오전 11시 비상행동 집회 참가자들이 헌재 탄핵 심판 선고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나채영 기자
역대 최장 기간의 탄핵심판 국면을 버티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해온 시민들의 환호가 4일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헌재의 선고와 동시에 근처 안국역 거리에서 울려퍼졌다.
 
12.3 비상계엄 선포부터 윤 전 대통령 파면까지 123일 동안 곳곳에서 마음 졸이며 분투했던 시민들은 헌재 인근 거리에서 '축제'를 벌였다. 샴페인을 터트리거나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선고일 미뤄져 불안했는데…"123일간 외침 헌재가 응답했다"

4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김지은 수습기자4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탄핵 찬성 집회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김지은 수습기자
이날 오전 11시 22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한다고 선고하자 인근 거리에 모여 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내뱉었다. 작년 내란 사태 발발 이후 줄기차게 외쳐온 "윤석열 즉각파면" 등의 구호는 이날따라 유난히 컸다.
 
제자리에서 방방 뛰던 이진형(68)씨는 "헌재를 너무 불신했는데 오늘 탄핵 인용 결정을 해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안 와도 돼"라고 외치기도 했다. 송현공원 앞에서 서로 얼싸안고 노래를 부르는 시민들을 바라보던 최점호(62)씨는 "비정상이었던 나날들이 정상으로 돌아가는 따뜻한 봄날 같은 소식을 듣게 돼 너무 좋다"고 말하며 웃었다.
 
최씨의 말처럼 시민들은 마음 속 무거웠던 짐을 덜어낸 듯했다. 행진을 마치고 광화문 월대 앞에 있던 김모(58)씨는 "가슴에 꽉 막힌 돌덩이가 싹 내려가는 기분"이라고 했다. 광화문에서 직장을 다니는 권모(27)씨도 "선고가 미뤄져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불안했는데 이제야 속이 시원하다"며 "잃어버렸던 일상을 되찾은 기분"이라고 웃었다.
 
시민들은 그간 거리로 계속 나왔다. 자신을 프리랜서 디자이너라고 소개한 박민주(37)씨는 "(내란 사태 이후) 4개월 동안 일까지 줄이고 일주일에 하루 이틀 빼고 집회에 나왔다. 수익과 생활비를 내버려 두고서도 (집회에) 나온 게 전혀 후회되지 않고 눈물 나게 기쁘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에서 온 박금수(60)씨는 안국역에서 광화문으로 향하는 집회 참가자 행진에 함께하며 "많이 불안했다. 그래도 국민들 바람대로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이 밑거름이 돼 나라가 정상화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비상계엄 해제부터 尹 파면까지…"위대한 시민의 승리"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내로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저지하려는 시민 및 국회 관계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내로 진입하려는 계엄군과 저지하려는 시민 및 국회 관계자들이 대치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피청구인의 국회 통제 등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안을 가결시킬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으므로…"(윤 전 대통령 탄핵 결정문 中)
 
헌재는 비상계엄령 선포 당시 국회가 발 빠르게 계엄을 해제할 수 있었던 이유로 계엄이 선포된 즉시 국회로 달려간 시민들의 저항을 꼽았다. 아울러 군인들이 국회에 출동해 시민을 맞닥뜨렸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은 국회의 권한 행사를 막는 등 정치적 목적으로 병력을 투입함으로써 국가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사명으로 나라를 위해 봉사해온 군인들이 일반 시민들과 대치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재판관 8명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를 인용했다.
 
실제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작년 12월 3일 시민들은 국회의사당을 지켰다. 경찰이 정문을 닫으려고 하자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비상 계엄령이 말이 되느냐"라며 몸을 던지는 등 대치했다. 무장 계엄군의 국회 본관 진입 시도에도 국회 보좌진, 관계자, 시민들은 사무용 의자, 책상 등을 출입문 곳곳에 쌓고 버텼다.

국회 밖에 있던 시민들은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을 향해 "국민이 국회를 들어가는데 왜 막느냐", "출입문을 통제하는 법적 근거가 있느냐"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힘 입어 국회 본회의에서는 재석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됐다.
 

여러 시민단체들은 이번 파면 선고가 이뤄지자 일제히 "시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참여연대는 "12.3 내란으로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유린하고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윤석열의 파면은 필연이자 독재의 망령을 거부하는 주권자 시민의 준엄한 심판"이라며 "주권자 시민의 승리"라고 했다. 군인권센터 역시 "내란수괴 윤석열 파면은 위대한 시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에도 시민단체들은 광장에서의 투쟁을 멈추지 않겠다고 예고했다. 참여연대는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당연히 헌재 결정을 겸허히 승복하고 헌법과 법률 위반에 따르는 사법적 책임 역시 무겁게 져야 한다"며 "윤석열과 내란 일당에 대한 철저한 단죄와 청산이 주권자의 분명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역시 "123일간의 투쟁은 극우 파시즘 내란 세력과의 대결이었다"며 "이들을 청산하지 않고는 우리가 꿈꾸는 안전하고 평등한 사회는 윤석열 파면에서 멈출 것이다"라고 밝혔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2

1

전체 댓글 0

새로고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