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후 방송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저의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 손흥민(29, 토트넘)이 지난 2일 A조 1차전 상대 이라크가 '침대 축구'를 했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손흥민은 7일 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을 이틀 앞둔 5일 취재진과 비대면 화상 기자회견을 했다.
손흥민은 지난 2일 이라크전 0 대 0 무승부 후 방송 인터뷰에서 이라크가 시간을 끄는 침대 축구를 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이에 대해 이라크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흥민의 발언은 근거가 없는 발언이다"고 응수했다. 그는 "손흥민은 대단한 선수이고 좋은 주장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발언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후 벤투호의 캡틴과 전 한국 A대표팀의 사령탑이자 적장인 아드보카트 감독의 침대 축구 평가는 이슈가 됐다.
딕 아드보카트 이라크감독이 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한국과의 경기에서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손흥민은 "(이라크가 침대 축구를 했다는 평가에 대한) 제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이라크가 한국에 와서 이기긴 힘들다 생각하고 있고 승점 1이라도 가져가는 것은 이해가 된다"며 "축구를 하는 사람으로 그건 존경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손흥민은 "경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골킥부터 (시간 끌기) 제재를 안 하는 걸 크게 신경 안 쓰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축구를 보는 게 재미있는 것이지 시간 끄는 것을 보는 게 재미있는 것이 아니다"며 "이기고 있을 때 마지막 10분, 5분 시간 끌기를 하면 그건 인정해야 하는 부분이다"고 언급했다.
비기는 승부를 하더라도 경기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는 것과 시간 끌기 방식으로 천천히 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 손흥민의 평가다.
손흥민은 "(아드보카트) 감독님이 근본 없는 발언이라고 말했는데 '나랑 혹시 다른 경기를 본 것인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저는 이걸 이슈화하려고 한 발언도 아니고 축구 선수로, 팬으로서 경기 속도가 빨라져야 재미있는 것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지만 시간 끌기 보다는 빠른 축구가 재미있다는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지켰다.
소속팀 일정으로 경기 2일 전 귀국 후 시차 적응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이라크전에 나섰던 손흥민은 "레바논전은 좋은 컨디션을 보여 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요일(7일)은 좀 더 좋은 컨디션, 좋은 몸 상태로 준비하겠다"면서 승리를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