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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도 온라인 주문·배달이 트렌드…매출 실적↑에 "숨통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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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시장도 온라인 주문·배달이 트렌드…매출 실적↑에 "숨통 트인다"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대구 달서구 서남신시장.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화면 캡처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대구 달서구 서남신시장. 네이버 동네시장 장보기 화면 캡처
    전통시장 상인들이 배달 시스템을 도입한 뒤 웃음을 되찾았다.

    "큰 도움이 됐지. 숨통이 좀 트이는 느낌이랄까"
     
    대구 달서구 서남신시장의 한 반찬가게 사장님은 지난 5개월간 온라인 주문·배달을 운영해 본 소감을 묻자 엄지를 치켜들었다.

    가게 위치가 시장 끄트머리에 있어 평소에도 손님이 적은 와중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시기, 배달이 기댈 곳이 되어줬다는 얘기였다.

    서남신시장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전통시장 온라인 진출 지원사업에 선정돼 지난 4월부터 네이버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소비자들이 포털 웹사이트를 통해 서남신시장 내 식재료와 음식을 주문하면, 상인들은 시장 가운데 위치한 '공동배송센터'까지만 물건을 가져다 놓으면 된다.

    배정받은 숫자가 부착된 박스 안에 넣어 놓은 상품은 하루 두 번  배송 기사들이 상품을 회수해 고객에게 전달한다.

    시간을 맞춰 주문하면 당일 배송 또는 예약 주문이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시장 내 여러 가게의 상품을 한번에 배송받을 수 있다는 점.

    예컨대 고기와 채소, 치킨과 빵 등을 같이 주문할 경우 정육점과 식료품점, 치킨집과 빵집에서 각각 배송센터에 상품을 맡겨놓으면, 배달 기사가 이를 모두 수거해 한 집에 배달해준다.

    또 서남신시장은 국비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거리에 관계없이 대구 전 지역에 무료로 상품을 배달하고 있어 반응이 좋다.

    서남신시장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단에 따르면 지난 5개월간 온라인 장보기를 통해 결제된 배달 주문 건수는 1만7천여건, 매출 실적은 약 1억원에 육박했다.

    실적은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4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희정 사업단장은 "배달 문화가 워낙 확산하고 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장보기 대신 온라인 주문을 더 많이 선호하기 때문에 좋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덕분에 시장 전체가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고, 위치 때문에 장사가 잘 안 됐던 일부 가게들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대구 신매시장 고배달 서비스. 신매시장 지역선도형시장 육성사업단 제공대구 신매시장 고배달 서비스. 신매시장 지역선도형시장 육성사업단 제공
    온라인과 연계한 배달 시스템의 인기를 일찌감치 예견하고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한 시장도 있다.

    신매시장은 지난해 7월 소상공인 시장진흥공단의 '지역선도형시장 육성사업'에 선정돼 수성구 자활센터와 손을 잡고 배달 판매 서비스인 'Go배달'(고배달) 서비스를 개발했다.  

    고배달은 SNS를 통해 판매하는 상품 메뉴를 알리고 전화로 주문을 받는 방식이다.

    전화 주문을 받은 가게에서 시장 내 배달 센터에 배달 예정 목록을 보내면, 센터에 소속된 배달 기사들이 가게를 돌며 물품을 수거하고 배송한다.

    신매시장의 경우 반경 5km 내 지역만 배달하고 있고 올해까지는 배달비가 무료다.

    고배달은 소형차를 이용한 하루 두 번 정기 배송과 오후 시간 자전거를 이용한 즉시 배달을 하고 있어, 안전하고 빠른 배송 서비스가 장점이다.

    신매시장 지역선도형시장 육성사업단에 따르면 고배달을 통한 매출액은 지난해 11월 이후 매달 1천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월 배달 건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 7월 1082건을 기록했다.

    고배달로 구운 육류를 판매하고 있는 한 상인은 "아직 초기 단계라 전체 매출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부분이 아주 많지는 않다. 그래도 대면 판매 외에 새로운 수입이 창출되고 있어 앞으로 기대가 더 크다"고 말했다.

    또 고배달의 경우 접수원과 배송 기사 등 센터 운영 인력을 수성구 자활센터가 직접 고용하고 있다.

    차상위계층의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셈이다.



    서남신시장 공동배송센터에서 배송을 기다리는 상품들. 류연정 기자서남신시장 공동배송센터에서 배송을 기다리는 상품들. 류연정 기자
    이외에도 대구의 여러 전통시장들이 속속 온라인 주문과 연계한 배달 시스템 도입을 시도하거나 서비스 시작을 검토하고 있다.

    비대면 문화 확산의 시기에 배달이 효율적인 경쟁력 확보 방안이자 새로운 수익 창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다만 시장의 배달 서비스가 더 보편화되고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고민해야 할 과제도 생겨나고 있다.

    사업 초기 단계인 현재는, 대부분 시장이 중소벤처기업부나 소상공인 시장진흥재단 등의 지원비로 배달비, 센터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자립해야 할 시기가 다가올 예정이다.

    자립할 경우 운영비를 어떻게 충당할 지, 배달비 인상 후에도 계속 안정적인 수요를 창출할 대책은 무엇인지 고민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서남신시장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단은 공공근로와의 연계 등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매시장 지역선도형시장 육성사업단은 지자체 바우처 사업 또는 대구형 공공배달앱 '대구로' 입점 등이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대구시 역시 정부 공모 사업과 별개로, 전통시장의 배송 시스템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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