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수사관들이 13일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로 압수수색을 위해서 들어가는 모습. 윤창원 기자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3일 김웅 국민의힘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재시도했다. 지난 10일 해당 의원실 압수수색을 시도했다가 야당 의원들의 반발로 철수 한 지 3일 만이다.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 수사팀은 이날 오후 2시 35분쯤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 의원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하기 위해 의원실에 진입했다. 수사팀 규모는 검사 2명과 수사관 등 17명으로, 포렌식팀도 포함됐다.
이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도읍·서범수·허은아 의원과 당직자들도 김 의원실에 들어갔다. 공수처 수사팀이 "영장 집행 중이다"라고 했지만, 김 의원 등은 "영장 집행하는 것과 내가 이 방 들어가는 것은 상관 없는 것 아니냐"며 한때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0일 처럼 현장에서 대치하거나 고성이 오가지는 않았다. 김 의원 측은 공수처 수사팀과 압수수색 범위를 놓고 협의를 하는 등 압수수색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의원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 변호인이 새로 선임돼 압색영장을 제시받아야 한다"며 "압색범위를 확인하고 김 의원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현재(오후 4시 30분) 김 의원 컴퓨터 보안 등을 해제하는 작업 중"이라면서 "프로그램을 깔아야 한다고 해서 그걸 까는데 오래 걸린다고 하지만, 오늘은 평온한 가운데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압수수색이 진행된 지난 10일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이 김웅 의원의 부재 동안 진행된 공수처의 김웅 의원 컴퓨터 압수수색 관련 사진을 보여주며 항의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공수처는 압수수색을 마치는대로 손준성 대검 수사정보정책관(現 대구고검 인권보호관)과 김 의원의 휴대전화, PC 등 압수물 분석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다만 손 검사의 아이폰이 잠금 상태로 설정돼 분석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손 검사는 공수처 측에 아이폰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의자로 입건한 손 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소환 시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공수처 관계자는 "아직 그 단계로까지 나아간 것 같진 않다"면서 "일단 압수수색을 끝내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