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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악마판사' 김재경이 밝힌 #결혼 #아이돌 #오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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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N:터뷰]'악마판사' 김재경이 밝힌 #결혼 #아이돌 #오진주

    tvN '악마판사' 시범재판부 판사 오진주 역으로 '성장'
    "미모만 부각되거나 수동적 캐릭터 될까봐 고민"
    "지성, 김민정 등 선배들 조언에 도움 많이 받아"
    "오진주와 김재경 싱크로율 85%…내가 더 적극적"
    "지성 보며 결혼에 대한 생각 바뀌어…내 삶 고민 중"
    "아이돌 출신 배우? 사실 이득 본 것도 있어"

    배우 김재경. 나무엑터스 제공배우 김재경. 나무엑터스 제공레인보우 김재경에서 배우 김재경까지. 12년에 걸친 여정은 tvN 토일드라마 '악마판사'를 만나 결실을 맺었다.

    김재경은 빛나는 껍데기 속 정의로운 일면을 감춰둔 오진주 판사를 입체적으로 표현해냈다. 강요한(지성 분), 정선아(김민정 분) 등 강렬한 캐릭터들이 많아 선과 악의 경계에서 애매할 수 있었지만 치열한 고민 끝에 자신만의 오진주를 완성해냈다.

    등장인물 소개처럼 '미모만 있는 판사는 되고 싶지 않았다'. 이 같은 김재경의 마음가짐은 오진주를 설득력 있는 인물로 거듭나게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동적이거나 소극적인 캐릭터 해석을 경계하고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한계 안에서 최선을 다해 매달렸다.

    어느덧 데뷔 12년 차.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재경은 결혼이나 일 그리고 자신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이번에 함께 작업한 선배 배우 지성을 보며 가정과 일과 양립이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마음이 달라지기도 했다. 앞으로 더욱 찬란한 여정을 향해 김재경은 준비를 마쳤다.

    다음은 CBS노컷뉴스가 김재경과 가진 인터뷰의 일문일답.

    배우 김재경. 나무엑터스 제공배우 김재경. 나무엑터스 제공Q 오진주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지점이 있다면. 아이돌 이미지를 많이 벗고 배우로 두각을 제대로 드러낸 작품이었던 것 같다

    A 혼자 너무 튀게 보이거나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처럼 보이지 않게 하려고 고민을 많이 했다. 진주가 판사로 도움이 되고 싶어 하는 마음과 그 에너지를 가득 담아 표현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 연기에 인색한 편이고, 모니터하면 아쉬운 점이 훨씬 많이 보여서 좋은 점수를 매길 수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악마판사'를 하면서 고민이 생기면 그걸 정말 끝까지 파헤쳐보고 도전해보자는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많은 배우분들과 감독님이 도와주셔서 굉장히 배움과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Q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접했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나. 판사 출신 문유석 작가의 글이 남다르게 다가왔을 것 같기도 하다

    A 상상력을 통해 무엇이든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니까 작품이 좀 더 재밌더라. 아무래도 작가님이 판사님이시다 보니까 디스토피아 세계관 안의 법정물이지만 마냥 허구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판사라고 하면 굉장히 공부를 잘해야 할 수 있는 직업 아닌가. 어떻게 이런 상상력을 갖고 글을 쓰셨는지 너무 신기했다. 빨리 작가님을 만나서 실제 어떤 분인지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정말 강했다. 너무 똑똑하면서 사랑스럽고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분이었다. 취미로 틈틈이 글을 쓰시다가 거기에 재미를 느껴서 이런 긴 글까지 쓰셨다는 게 신기했다.

    Q 실제 김재경과 오진주의 싱크로율은 어떨까

    A 한 85% 정도? 제 MBTI는 INTP다. (웃음) 김재경이란 사람도 내 야망보다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작은 역할을 하더라도 시청자분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줬으면 좋겠다. 더 깊은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게 제 목표다. 진주처럼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아둥바둥 하지 않았을까. 저라면 요한과 가온이 무엇인가를 할 때 더 적극적으로 나도 껴달라고 어필했을 거다. 나도 함께 걷고 싶다, 참여하게 해달라, 이렇게. 소외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더 적극적으로 했을 거다.

    배우 김재경. 나무엑터스 제공배우 김재경. 나무엑터스 제공Q 고민을 해결해갔다고 했는데 오진주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어떤 고민을 주로 했나

    A 진주가 시범재판부에 들어갔을 때는 '내게도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을 거다. 잘 해내서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마음가짐이 있었다고 본다. 그 상황에서 요한과 가온에게 소외감을 느끼면서 '내가 그저 미모의 판사인가' '왜 나를 껴주지 않지'라는 진주의 생각이 내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진주가 너무 소극적이거나 수동적인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면서 고민이 커졌다. 그 고민이 길고 깊어졌는데 지성 선배님 눈에 보였던 것 같다. 선배님이 한 번은 가볍게 다른 캐릭터의 관점으로 진주를 한 번 바라보면서 생각을 해보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제3자의 시선에서 진주가 어느 정도 표현되면 좋겠다는 걸 스스로 보니까 많은 도움이 됐다.  

    Q 현장에서 지성, 김민정 같은 두터운 연기 경력의 선배 배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나 보다

    A 굉장히 소통을 좋아하고 잘하시는 분들이라 제 의견을 많이 들어주신다. 진영이도 가수 활동을 하다가 연기를 하는 거라 같은 과정을 밟았기 때문에 그런 공통 고민을 잘 들어줬다. 나는 이렇게 해석했는데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할 때가 많은데 소통이 원활한 현장이라 매 장면마다 그런 점들을 명쾌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내가 내 캐릭터만 연구하고 바라보기에 급급한, 좁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었다면 지성 선배님은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을 챙기면서 일을 하시더라. 나도 저런 멋진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배우뿐만 아니라 아빠와 남편의 삶도 너무 훌륭하게 소화해 내시는 걸 옆에서 보니까 용기도 얻었다. 사실 배우 외에 다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있었는데 '나도 엄마와 아내의 삶에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를 얻었다.

    Q 결혼에 대한 생각이 뭔가 바뀐 게 있나. 최근 관심이 많아진 건지

    A 한 아이의 엄마가 되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할까봐 무서워서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지금 하는 일이 너무 즐겁고 재밌어서 최대한 이 즐거움을 더 만끽하고 싶으니까. 그런데 지성 선배님이 '뭐 그렇게 겁을 내냐'고 말씀을 하시더라. 이보영 선배님도 멋지고 훌륭하게 '워킹맘' 역할을 잘 하고 계시는 걸 보니 이게 아예 비현실적이거나 불가능한 일은 아니구나 깨달았다. 그래서 지성 선배님이 더 대단해 보이기도 했다. 현장에서도 조금 쉬는 시간이 생기면 꼭 가족들과 영상 통화를 한다. 너무 그 모습이 멋있어 보이더라. 그래서 뭔가 이런 사람이 현실에 존재하고, 나도 노력을 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배우 김재경. 나무엑터스 제공배우 김재경. 나무엑터스 제공Q 30대의 김재경은 뭔가 달라진 게 있을까. 요즘 새로 생긴 취미도 있다면 궁금하다

    A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어떤 집에 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해보게 되는 것 같고, 어떤 삶을 살고, 어떤 배우가 되고, 어떤 사람이 되는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더 지금에 충실 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하루하루 재미있게 살라고 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건 '나'라는 사람이 묻어나는 공간을 만드는 거다. 요즘에는 그냥 반려견과 함께 혼자 등산을 가거나 유산소 운동을 위해 산책을 하는 정도인 것 같다. 또 야외에서 사람이 붙어서 하는 게 아니고 2~3m 거리를 둬야 하는 승마를 하고 있다.

    Q 이제 아이돌보다 배우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인다.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점이 현장에서 어떻게 작용한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A 김재경이란 배우는 아이돌을 했었기 때문에 지금도 저렇게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아이돌 경험이 연기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거나 그런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또 이렇게 다른 표현을 할 수 있나 보다, 그런 생각을 하게끔 하고 싶다. 사실 이득을 본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제한적 시간 안에 무대를 소화해 내거나 그런 경험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돌 출신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경우도 있다.

    Q 2009년 데뷔하고 12년의 시간이 흘렀다. 당시 그렸던 본인의 10년 후 모습과 지금 어느 정도로 일치하는지

    A 막 데뷔할 때는 내가 과연 좋아하는 일을 10년 동안 계속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10년 뒤를 그렸을 때는 상상이 되지 않고, 그려지지 않더라. 그런데 어느새 12년이 흘렀다. 사실 이 직업은 대중 분들이 찾지 않으면 안되지 않나. 그래도 알아봐 주셨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나오는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면 12년 전 데뷔한 게 감사하고, 난 어떻게 보면 편했나 싶을 정도다. 정말 많은 아이돌 지망생 분들이 열정적으로 연습하고, 그만한 실력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대중문화가 높은 수준이 됐고, 대중 분들도 더욱 더 눈이 높아졌다.

    Q 본인이 배우로서 가진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

    A 누군가 내 활동을 보고 좋은 자극을 받거나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정의 기운을 전파했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 무대를 할 때는 내 노래가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행복하게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악마판사'를 통해 누군가 정말 힘든 상황 속에서 잠깐이라도 웃었다면 그게 내겐 행복이다. 또 '나도 저렇게 해봐야지'라는 어떤 계기나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면 가장 큰 보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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